메이드 인 이탈리아, SWM

입력 2020.08.31 14:49 조회수 4,420 0 프린트

모터사이클 브랜드 스토리 <SWM>편

유럽 이륜차의 중심에는 이탈리아가 있다. 두카티(Ducati)를 비롯한 아프릴리아(Aprilia), 모토구찌(Moto Guzzi), MV아구스타(MV Agusta) 그리고 스쿠터 제조사인 베스파(Vespa) 등은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브랜드로 지금은 다국적 자본에 의해 유지되고 있지만 모태(母胎)는 이탈리아다. 
세계 2차대전 이후 1970년대까지 유럽 이륜차 시장은 호황기였고, 이탈리아 제조사들역시 유럽 이륜차 시장을 선두하면서 220개가 넘는 제조사가 탄생하게 된다. 당연히 이륜차 시장의 붐은 이륜차 경주로 이어졌고, 다양한 이륜차 경주에 참여한 레이서들에 의해서 기술력을 앞세운 이륜차 제조사들이 생겨나게 된다. 그때 탄생한 브랜드가 SWM(Speedy Working Motor)이다. 

두 레이서의 열정과 몰락
SWM(Speedy Working Motor)은 1971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모토크로스 선수인 피에로 시로니(Piero Sironi)와 파우스토 베르가니(Fausto Vergani)가 설립한 이탈리아 모터사이클 브랜드이다. SWM은 모토크로스와 엔듀로 스타일 그리고 트라이얼을 생산하였다. SWM은 창립하자마자 프로토타입으로 만든 이륜차로 1972년 이탈리아 모토크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했고, 1973년 50cc, 100cc, 125cc의 적은 배기량의 샤크(Sachs) 2행정 엔진이 장착된 양산형 이륜차가 출시되기 시작했다. 이후 SWM은 모토크로스와 트라이얼 세계 타이틀과 여러 이탈리아 국가 챔피언십을 획득했지만, 당시 내구성과 성능을 앞세운 엔진으로 유명한 Rotax 엔진을 채택하여 다양한 이륜차를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재정난을 겪다 1983년에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허스크바나의 DNA를 품은 SWM
SWM은 청산 이후 일부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과 북미 일부 매니아들을 대상으로 게러지 형태의 서비스 센터와 협력하여 남아있는 이륜차의 유지보수 또는 커스텀 서비스 정도로 유지되다가, 2014년 중국 자본의 결합으로 재탄생의 활로(活路)를 찾게 된다. 드디어 2014년 밀라노 모터사이클쇼(EICMA2014)를 통해 부활의 신호탄을 쏜 SWM의 모터사이클은 허스크바나(Husqvarna)의 DNA가 녹아 있다. SWM은 허스크바나(Husqvarna)와 어떤 연결 고리를 갖고 있을까? 

허스크바나(Husqvarna)의 모터사이클 사업부는 1987년 이탈리아 모터사이클 브랜드 카지바(Cagiva)에 인수된다. 이후 1991년 허스크바나(Husqvarna)를 인수한 카지바(Cagiva)가 MV아우구스타(MV Agusta)와 합병되면서 허스크바나는 MV아우구스타(MV Agusta)의 자회사 브랜드가 된다. 그리고 2007년 BMW가 오프로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MV Agusta에서 허스크바나(Husqvarna)를 인수하고, 이탈리아의 비안드로노(Biandronno)에 새로운 공장을 세우게 된다. 결국 스웨덴에서 탄생한 허스크바나(Husqvarna)는 BMW에 의해 비로소 이탈리아에 정착하게 된다. 하지만 BMW는 허스크바나를 인수한 이후 이탈리아에서 1년 동안 새로운 모델을 생산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어 BMW는 오프로드 시장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허스크바나(Husqvarna)를 매각하기로 결정한다. 결국 허스크바나는 2013년 1월 오스트리아 모터사이클 브랜드인 KTM이 인수를 하여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리고 허스크바나가 KTM에 매각되면서 남겨진 수석 테크니컬 매니저 암페리오 마키(Ampelio Macchi)는 BMW가 이탈리아 비안드르노에 설립했던 허스크바나의 공장을 기반으로 중국의 신네라이 그룹(Shineray Group)의 투자를 받아 이탈리아의 토박이 모터사이클 브랜드 SWM을 부활 시킨다.

2014년 시네라이 그룹으로부터 자본을 확보한 SWM은 고향인 이탈리아에서 부활의 날개 짓을 펼친다. 당시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 SWM의 새롭게 시작하는 여정에 주목하였다. 그 이유는 카지바와 허스크바나 그리고 아프릴리아에서 오랜 기간 수석 엔지니어로 일해온 이탈리아 모터사이클의 유명 인사 암페리오 마키가 참여하여 출시될 새로운 모델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2015년 드디어 SWM의 신형 모델을 공개했다. RS300R, RS500R, RS650R로 3종류의 엔듀로 모델과 두 엔듀로 모델을 서킷 주행 가능하게 변형한 SM500R과 SM650R의 수퍼모타드, 그리고 클래식 장르의 두 모델 Silver Vase440과 Gran Milan440 이다. KTM에 흡수되기 전 Husqvarna의 메카니즘적 영감이 적극 반영된 SWM의 신모델들은 창립 이후부터 1984년 청산되기 직전까지 엔듀로와 모터크로스 경기에서 영광에 빛났던 모델들을 오마주한 디자인적 요소와 네이밍이 눈에 들어왔다. 

SWM은 마케팅을 위해 경쟁사들 사이에서 어떻게 포지셔닝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깊게 했다. KTM과 같은 기존 유럽 브랜드와 품질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아야 했고, 일본 브랜드와 가격 경쟁력에 있어 우위를 점해야 했다. 그래서 SWM은 이탈리아 본토 제조 라인에서 엔진을 개발하고 제조, 조립 생산하는 것을 강조했고, 레버나 시트, 각종 페어링 파츠 등의 주변 부품들은 중국에서 조달하여 생산 비용을 낮게 유지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다. 

SWM은 2015년 유럽에서 첫 런칭을 시작으로 호주, 북미에 순차적으로 진출하여 딜러망을 확보하였고, 이후 중국, 남미, 아시아 및 아프리카까지 진출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서 눈 여겨 볼 부분은 투자사인 중국의 신네라이 그룹(Shineray Group)을 통해 신네라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및 아시아권은 유통될 계획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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