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브랜드 스토리

Gas Gas!
가스가스는 오프로드 바이크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스페인의 모터사이클 브랜드이다.
비록 ‘가스가스’의 오프로드 바이크가 수많은 오프로드 바이크 라이더들의 사전에 메이저 브랜드로 자리매김하지 않았을지는 모르지만, 가스가스는 높은 수준의 엔듀로 바이크나 모토크로스 외 4륜(쿼드) 바이크를 생산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가스가스’ 하면 ‘트라이얼 바이크’라는 공식이 만들어지는 세계 트라이얼 모터사이클 시장의 선두에 서 있다.
Born to be ‘Trial’
1974년 스페인의 까딸루냐 지방에 설립되었던 ‘가스가스’는 그 시작이 무엇보다 흥미롭다. 보통 일반적으로 모터사이클 제조 시장에 진출하는 방식인 부품을 판매하고 수리하거나 자전거를 생산하다가 시작한 것이 아니다.
당시 Bultaco(불타코: 1958년–1983년까지 스페인의 2스트로크 모터사이클 제조업체)의 딜러였던 두 친구 나르시스 카사스와 조셉 피베르나트는 1970년대 후반 오일 가격 상승과 더불어 일제 바이크의 등장으로 불타코가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불타코의 모터사이클 제조가 불가능하게 되면서 더이상 그들의 사업장에서 불타코의 모터사이클을 판매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본인들이 직접 수작업을 통해 모터사이클을 설계하기로 했다.
그들은 1985년 ‘트라이얼 바이크’를 제작하여 그들의 샵에서 판매를 시작하게 되었고, 이것이 ‘가스가스’의 시작이었다. ‘가스가스’의 트라이얼 바이크는 회사를 대표하고 브랜드를 널리 알리게 되는 시그니쳐가 되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이크의 성능은 높아졌고, 이에 호응하는 고객들도 늘어나게 되었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가스가스’는 1989년 쿼드뿐만 아니라 1989년에는 엔듀로 및 모토크로스 바이크를 생산하면서 시장 범위를 확장시켰다.

Gas Gas ?
‘가스가스’는 문자 그대로 ‘가스(기름)를 더 넣어줘!’(스로틀을 당겨줘, 더 빨리 달려)라는 의미이다. 마치 다급하게 강조하듯 연속해서 두 번 외치는 우리의 ‘빨리빨리’라는 말버릇 같기도 하다. 미국으로 수입된 가스가스의 홍보 마케팅에서는 “Gas Gas = Fast Fast”라는 슬로건으로 바꾸어 미국인들에게 가스가스의 고유한 이름을 이해하기 쉽게 하여 강한 이미지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전략을 사용했다고도 한다. 가스가스는 유럽과 미국 뿐 아니라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남미와 남아프리카까지 수출되고 있다.
가스가스가 트라이얼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게 된 계기는 선수권 대회의 우승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1993년 가스가스는 당시 경쟁 업체면서 늘 우승하던 이탈리아의 ‘BETA : 베타’를 ‘세계 트라이얼 챔피언쉽’에서 코를 납작하게 만들게 되는데, 트라이얼 라이더 조르디 타레스(Jordi Tarrés:7년 동안 트라이얼 챔피온쉽 우승 12개 타이틀 보유)가 가스가스의 트라이얼을 타고 참가하여 1993년, 1994년 1995년 3년 연속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하면서 세계 트라이얼 챔피언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2000년대에 와서 가스가스는 아담 라가(Adam Raga) 선수가 ‘트라이얼 아웃도어 월드 챔피온쉽’에서 2년 연속(2005년, 2006년) 우승했고, 2003년~2006년까지 4년 연속 ‘트라이얼 인도어 월드 챔피언쉽’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엔듀로 챔피언쉽에서도 역시 성공을 거두었는데, 1994년에는 125cc 분야, 1996년에는 250cc 클래스에서 우승을 거뒀고, 1999년도와 2003년도에도 250cc와 125cc 클래스에서 각각 우승하면서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나갔다.
Gas Gas + OSSA
하지만 대중적인 모델이 아닌 산악이나 쇼를 위한 트라이얼과 엔듀로 모델만 생산하면서 레이싱팀까지 운영하기엔 재정적인 부담이 컸을 것이다. 결국 2014년 스페인의 또 다른 트라이얼 제조 브랜드인 OSSA(오싸)와 합병하면서 스페인 Salt 지역에 있는 공장에서, 두 회사의 재무나 기술 그리고 인적 자원을 공유하긴 하지만, 각 브랜드의 이름과 역할은 남겨두면서 별도의 비즈니스 네트워크에서 독립적으로 운영하여 트라이얼 모델을 생산하고 개발하면서 단기간에 트라이얼 바이크 시장에서의 리더쉽을 강화하는 전략을 세우며 승승장구할 줄 알았지만, 이듬해인 2015년에는 파산 직전에 다시 다다르게 되었다.
Torrot + Gas Gas
1년여 동안이나 생산이 중단되어 파산의 순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준 곳은 바로 스페인의 전기 모터사이클 및 자전거를 제조하는 업체인 Torrot이었다. 입찰에 참여했던 다른 업체들보다 훨씬 높은 입찰액이었던 9억 6,600만 유로를 제시하여 입찰에 성공하게 되었다. 이는 스페인 투자 회사인 Black Toro Capital Fund(BTC)의 지원을 받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거래로 BTC는 가스가스 주식의 30%를 보유하게 되면서 가스가스는 Torrot의 자회사가 되었다. 전기 바이크 제조 기술의 Torrot과 오프로드의 가스가스가 만나 키즈용 전기 오프로드 모델을 생산하기도 하였다.

KTM buys Gas Gas
BTC그룹이 소유한 Torrot-GasGas는 2018년 매출이 50% 이상 감소하고, 2300만 유로의 부채가 발생하여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급기야 2019년 5월에는 수십 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가스가스의 재정적 어려움은 가스가스가 파산신청을 했던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청산 직전에 직면했을 당시에도 KTM이 가스가스의 인수자로 나선다는 소문이 있었으나, KTM측에서는 이를 부인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해 7월 KTM측에서 가스가스의 공장을 방문할 때 가스가스의 노조측에서는 KTM의 방문에 대해 ‘이곳은 KTM의 집이 아니다’라는 플랜카드를 영문과 독일어로 적어 건물 외벽에 걸고, 타이어를 태우며 매우 적대적인 퍼포먼스를 하며 이탈리아의 허스크바나의 제조 공장의 노동자들과 같은 운명을 걷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인수를 거부하여 노조가 회사의 소유권을 얻는데 성공한 적이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가스가스는 BTC그룹의 TORROT 산하로 들어가면서 직원들의 생존이 보장됐었다. 그러나 결국 2019년에 와서는 더 많은 재정적인 문제가 발생하면서 결국 KTM AG 그룹에 인수되었다.
2019년 9월 BTC그룹은 가스가스의 지분 60%를 인수한 KTM과의 합작 투자를 통해 가스가스를 세계 최고의 트라이얼 모터사이클의 리더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