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 모터크로스 레이서인 윔 피터스(Wim Peters)는 1975년 레이스에서 심각한 충돌사고를 겪고 부상에서 회복하는 데까지 약1년 이상이 필요하게 됐다. 그는 사고의 원인이 서스펜션이라는 점을 깨닫고 회복 기간 동안 모터크로스 기계의 서스펜션 요소를 개선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결국 향상된 성능의 서스펜션 개발에 성공하며 제품은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기존에는 본인이 사용할 용도로만 제작했지만 다른 레이서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으며 이의 수요를 처리하기 위해 화이트 파워(White Power)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설립한다.

회사명이 화이트 파워가 된 것은 최초 개발 제품에 하얀색 코일 스프링을 사용한 점과 자신의 이름 첫 알파벳과 같다는 단순한 이유였지만 시간이 흐르며 백인 우월주의적 측면의 해석으로 와전되면서 공식 브랜드 네임을 WP서스펜션으로 사용하게 됐다.
WP서스펜션은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까지 레이싱의 성공으로 브랜드 명성을 쌓아올렸다. 이후 1983년, 애프터마켓 생산업체에서 KTM의 오리지널 장비 자조업체로 발전하게 됐다. WP서스펜션은 1983년, 대량 생산에 업사이드다운 포트(USD)를 도입한 최초의 제조업체로 입지를 굳혔으며, USD 포크는 포장도로 및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의 표준 장비로 채택됐다. 1984년, WP서스펜션은 하인즈 키니가드너(Heinz Kinigadner)가 가져온 KTM의 250㏄급 첫 모터크로스 월드 챔피언십 우승 당시 서스펜션 부품을 공급했다.

하지만 1991년 WP서스펜션은 파산하게 되고 이 당시 리펀딩 되며 화이트 파워라는 브랜드명 대신 WP서스펜션을 사용하게 됐다. 1994년, B194 승용차에 서스펜션 부품을 공급하면서 마이클 슈마허를 첫 포뮬러 1 월드 챔피언십 타이틀에 올리기도 했다.
1997년부터는 KTM이 점차 WP서스펜션을 인수하기 시작해, 윔 피터스는 전무이사가 되었으며 추후에는 컨설턴트로 2004년 퇴사까지 WP서스펜션에 재직했다. 2009년부터는 오스트리아로 생산 공장이 이전되었으며 서스펜션 부품은 더 이상 네덜란드에서 제작되지 않았다. 2010년대에 들어 WP서스펜션은 프레임, 배기 시스템, 모터사이클용 오일 및 워터 쿨러를 제조 포트폴리오에 포함하는 등 확장을 이어나가며 ‘WP Performance Systems GmbH’로 이름을 변경했다. 2020년에는 서스펜션 외의 라인은 매각되거나 모회사 내의 다른 부서로 이전되었고 다시 모터사이클용 서스펜션 시스템 개발 및 제조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