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새 트로트는 대세 장르가 되었고 TV 채널을 돌릴 때마다 트로트를 테마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서로 경쟁하듯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방영되고 있다. 혹자는 “식상하다. 식상하다”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한동안 트로트가 대중문화 트렌드의 선두에 서서 문화의 유행을 이끌 것으로 점쳐진다.
한 예로 최근 폭발적인 반응 속에 방영 중인 <미스트롯2>를 들 수 있다. 결승전을 향해 달리며 연령 불문 세대 불문 경쟁자들이 열띤 경합을 펼치는 <미스트롯2>는 연일 최고 시청률 갈아치우며 인기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트로트 경합 프로그램의 가장 매력적인 관전 포인트는 바로 트로트 신구세대의 조화다. 원조 트로트 스타들과 샛별 트로트 도전자들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트로트 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TV 앞에 앉아있게 만드는 힘이 있다. 시청자들에게 신뢰감과 무게감을 주는 원조 트로트 스타 가운데 안티 없이 볼 수 있게 만드는 힘 있는 스타가 있으니 바로 가수 진성이다.
오랜 무명생활을 통해 다져진 탄탄한 노래 실력과 자신만의 인생 철학으로 무장한 진성 씨의 촌철살인 멘트는 트로트가 결코 낮다거나 가벼운 장르가 아니라는 걸 입증해 준다. 말 그대로 대세 스타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 가수 진성. 정작 그 말을 듣는 진성 씨 본인은 어떤 생각이 들까 소감을 물어봤다.
“주위 분들이 가끔 ‘진성 씨 요즘 대세다.’, ‘너무 잘 나간다.’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사실 저한테는 그게 잘 안 어울리는 단어에요. 정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듯한 이런 느낌이랄까요. 옛날부터 제가 방송을 많이 한 그런 가수도 아니었잖아요. 어떻게 우연히 기회가 되어서 여기저기 불러주시고 환호해 주시니까 될 수 있는 한 다 찾아뵙다 보니 분위기가 이렇게 된 게 아닌가 싶어요.”
한없이 겸손한 진성 씨는 대세라는 표현에 낮은 자세로 대답을 하면서도 트로트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그리고 자신이 필요한 곳이라면 힘닿는 대로 찾아뵙겠다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코로나 19가 장기화되기 전 우리는 야유회를 가든 모임에서 노래방을 가든 꼭 부르는 애창곡들이 있었고 그중 정말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았던 곡이 바로 <안동역에서>였다. 혹자는 <님의 등불> <동전 인생> 등을 즐겨 부르기도 하고 혹자는 <보릿고개> 노랫말에 가슴 깊이 공감하며 열창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정작 이 곡들의 주인공인 가수 진성은 자신의 노래들 가운데 어떤 노래를 일순위로 꼽을까?
“제 노래니까 다 제 스스로에게는 애정이 있는데, 그 가운데 특히나 저한테 정말 노래에 대한 의미를 얘기해보라고 하면 아무래도 <보릿고개>가 항상 가슴속에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가 있어요.” 가난했던 어린 시절, 늘 부모님의 사랑에도 갈증 했던 진성 씨에게 보릿고개는 추억임과 동시에 아픔이었다.
하지만 성공을 거둔 지금의 위치에 서서 그 시절을 돌아보면 너무나 속상하기만 한 기억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제가 나이가 엄청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농촌 출신이다 보니 보릿고개 그 시절의 분위기와 실생활에서 그렇게 살아왔던 세월이 있었어요. 그 시절에 아름다움도 있었지만 사실 아픈 추억이 많았어요. 그런데 그런 아픈 추억이 지금은 나이가 어느 정도되다 보니까 그렇게 속상한 추억만은 아니더라고요. 견딜만한 추억이었고,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마음의 양식으로 삼을 수 있는 추억이구나’ 그런 생각도 요즘에는 들더라고요.” 이처럼 질곡 있던 삶은 가수 진성의 노래 인생엔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큰 밑거름이 되었다.
삶의 희로애락이 진실하게 담긴 그의 노래는 대중들의 마음을 관통한 순간부터 찾아 듣게 만드는 마성의 힘을 지녔는데 스스로가 생각하는 인기의 원천은 무엇일까?
“관계자분들이나 팬분들이 제게 이구동성으로 하시는 말씀이 ‘진성 씨 목소리는 사실 좀 시골스러운 면도 없지 않아 있고, 토속적인 그런 멋에 일단 한번 귀를 기울이게 돼요.’라고 하시고요. 한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세요. ‘목소리에 한이 많이 서려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동정도 좀 가고. 그런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라고 말씀들을 해주시거든요. 제 자신을 돌아봤을 때 아무래도 어린 시절에 조금은 힘들게 살았던 그런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가 아직도 몸에 배어있지 않나 싶고 그게 어찌 보면 제 노래가 사랑받는 원천이 되겠다 싶네요.”
바야흐로 트로트 전성시대에 만난 트로트 대세 가수 진성과의 인터뷰는 다음 호 M스타스토리에서 계속될 예정이다. 진성과의 인터뷰 2편에서는 트로트 가수를 꿈꾸는 청춘들에게 들려주는 선배의 목소리와 국악과 트로트의 접목에 대한 전문가로서의 의견 등이 소개된다.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키며 인터뷰 했습니다.
*장소제공-경기 고양시 덕양구 ‘ANGEL CA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