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하기 전까지 그는 센터 포지션으로 뛰며 굵은 족적을 남겼다. 부친도 누나도 농구계에서 한 획을 그은 농구 선수인 가족의 분위기 속에서 성장을 했고 농구를 하기에 신체적으로 우월함을 타고났기 때문에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타고난 DNA에 노력을 보태 성장시킨 그만의 실력은 농구선수 하승진에게 대한민국 국적 농구선수 중 유일하게 전미 농구 협회(NBA)에서 뛴 경력이 있는 선수로 이름을 남길 수 있게 만들었다.

여전히 밝고 시원시원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 하승진씨는 마치 유쾌한 수다를 떨 듯 육아를 하는 근황부터 털어놨다.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 그는 틈이 날 때마다 아내와 함께 아이들을 돌봤고 틈틈이 유튜브를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아이들이 있기때문에 육아도 좀 하고. 유튜브도 하고 있어요. 유튜브를 하면서 촬영하고 아이디어 회의하고 또 편집, 계속 쳇바퀴처럼 굴러가고 있죠. 저희 채널은 영상이 격일로 올라가요. 농구와 관련된 일정들은 한 번씩 해설위원으로 가서 해설하고 있고. 3월부터 해설을 하게 되었어요.”
바이크를 타기 시작한 지 10년쯤 되었다는 방송인 하승진은 선수 시절 바이크를 처음 접하고 가장 기억에 남던 일화도 공개했다. 처음에는 지금 와이프와의 연애를 위해 시작했었는데, 그때의 낭만과 스릴이 가장 잊혀지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그때는 숙소, 합숙 문화 이런 게 있어서 팀에서 단속을 좀 했어요. ‘하승진 밤에 못 나가게 좀 해라.’이런 거죠. 그런데 그때 여자친구, 지금의 와이프랑 연예를 막 시작할 때였는데 얼마나 만나고 싶겠어요. 제가 나가면 차를 항상 확인하는 거죠. 나갔나 안 나갔나. 그래서 ‘몰래 스쿠터 하나 사 가지고 타고 나가야겠다’하고 생각해서 125CC 스쿠터를 타고서 그때부터 와이프랑 몰래 연애를 시작했어요. 연애도 좋았지만, 영하 5도, 영하 10도 이때 스쿠터 타고 다니는 게 너무 재밌는 거예요.”

키가 많이 큰 장신이지만 초보때는 자신의 기량에 맞는 스쿠터부터 시작해 지금은 BMW K1600B 베거 바이크를 타면서 바이크의 힘과 속도감도 즐기는 베테랑 바이크인이지만 한때는 바이크 타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던 비 바이크인이었다고 털어놨다.
“바이크 안 타시는 분들이 아무래도 안 좋게 보는 시선이 많이 있어요. 저조차도 그랬어요. 우르르 몰려다니면 ‘아, 저 폭주족들’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하승진 전 선수는 막상 바이크를 타기 시작하면서 모든 선입견을 다 벗어버릴 수 있었다고 한다. 함께 타는 사람들끼리의 끈끈한 우정과 서로 사고가 나지 않게 지켜주는 질서정연한 문화가 있어서 너무나 좋고 또 그것이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제가 바이크를 타고 동호회 들어가니까 헬멧을 딱 벗죠? 그냥 동네 형, 동네 아이 아빠, 아저씨들. 푸근한 사람들이에요. 오히려 그 안에서는 정말 질서 있게 가는 그런 문화가 있거든요. 예를들면, 한 10대가 갔어요. 앞차를 절대 추월하지 않는 다거나, 지그재그로 서로 간격을 지켜가면서, 또 떨어지는 사람 없나 잘 체크하고 서로 챙겨주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보기엔 무질서하게 보이지만, 그 안에서는 사실 굉장히 질서있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는 것을 어느 정도 알아주셨으면 좋을 것 같아요.”

농구 이외의 그 어떤 이야기 중 가장 즐겁고 행복한 대화 소재는 바로 바이크라는 하승진씨. 날이 따뜻해지는 봄이 되면 더 자주 라이딩을 즐기고 싶다고 했는데, 10년 동안 바이크를 타면서도 제대로 투어하지 못했던 지역을 콕 짚어 말했다.
“사실 코로나 때문에 고민이 되기는 하는데, 바이크를 가지고 제주도로 간 적은 있어요. 하지만 바이크를 타고 제주도까지 간 적은 없거든요. 이번에는 날이 풀리면 완도항까지 바이크를 타고 가서 제주도를 한 바퀴 돌고 그리고 돌아오고 싶어요.”
코로나19로 빼앗긴 것 같았던 지난 해 봄을 올해는 몰아서 마음껏 누리고 싶다는 하승진 전 선수의 멋진 봄날을 응원하며 다음 인터뷰를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