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선수 메시의 나라, 혁명가 체 게바라의 나라, 정열의 탱고 선율이 흐르는 남미 아르헨티나의 모터사이클 브랜드는 무엇이 있을까. 국내에서는 이름도 생소한 ‘자넬라’라는 모터사이클 브랜드가 있다. 
자넬라는 1948년 설립된 아르헨티나의 모터사이클 제조업체로 2018년 70주년을 맞이한 나름의 역사를 지닌 회사다. 남미의 모터사이클 생산 및 판매 분야에서 아르헨티나의 브랜드 리더이자 아르헨티나 산업의 아이콘으로 1000여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연간 판매량이 10만 대가 넘는다. 자넬라는 현재까지도 50cc ~ 500cc 범위의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으며, 모터사이클, ATV와 카트 및 4행정 엔진을 만들고 있다. 

자넬라의 시작
자넬라의 시작은 1948년으로 야금(광석에서 금속을 추출·정련하여 사용 목적에 적합한 필요한 형상으로 만드는 공정) 분야의 합작 투자로 설립되었다가, FIAT(피아트) 및 PEUGEOT(푸조)의 악세사리와 예비부품 제조로 확장된다. 그들의 첫 번째 모터사이클이 생산되는데 부품의 일부는 이탈리아에서 수입되고, 나머지는 아르헨티나의 카세로스 공장에서 제조되었다. 그러다 1957년 이탈리아의 Ducati(두카티) 엔진의 유명한 디자이너인 ‘Fabio Taglioni’(파비오 태글리오니)가 디자인한 100cc 및 125cc 엔진을 생산하는 이탈리아의 ‘Ceccato(세카토) 모터사이클’의 라이센스를 받아 자넬라의 최초의 모터사이클이 제조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자넬라의 대표 모델인 ‘CECCATO 100cc’이다. 이후 1960년 자넬라의 첫 번째 모터사이클 조립라인이 카세로스에서 시작되어 3월에 ‘Zanella 100cc’가 전국에서 제조되었고, 그해 5월에 아르헨티나에서 만들어진 첫 번째 Z-카트도 등장하게 된다. 

1970년 피아지오와 제휴
자넬라는 아르헨티나에 맞는 새로운 개념의 모터사이클을 생산하고 우루과이와 브라질로 수출도 하기 시작한다. 이탈리아의 피아지오와 제휴를 맺고 피아지오의 디자인과 아르헨티나의 제조 라인을 통합하여 새로운 라인을 출시하기도 했다. 1980년대에 자넬라는 비약적으로 성장했으며,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유명한 모터사이클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1990년 야마하와 합작 투자
자넬라는 그들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일본의 야마하와 합작 투자를 통해 새로운 모델인 Axis 90과 DT 125cc를 생산하였고, 이들의 동맹은 1999년 계약이 해지될 때까지 아주 강력하게 유지되었다. 

테킬라 위기
그들의 성공은 이익이 뒤따랐고, 회사는 다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모터사이클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생선 가공 분야와 백색 가전을 판매하는 모험을 시작했다. 당연한 결과로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인지 두 사업 모두 실패했고, 거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가 차원에서의 거시 경제 상황과 글로벌 테킬라 위기가 더해져 회사를 강타했다. 테킬라 위기로 1995년 초 자넬라의 판매량은 급감했고, 1998년 회사는 은행과 채권자들의 손에 넘어갔다. 

2000년 미나렐리와 제휴
1999년 회사는 엔지니어였던 스위스인 Walter Steiner(월터 스테이너)가 회사를 장악하고 새로운 행정을 통해 회사의 경영 및 마케팅에 급진적인 변화를 일으키면서 자넬라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이듬해인 2000년에 이탈리아 회사인 ‘미나렐리(Minarelli)’와 새로운 제휴를 맺고 제품을 수입 및 제조하기 시작했다. 

ATV의 선두주자로 등극
2006년 자넬라는 쿼드러사이클 분야에서도 각광을 나타냈고, 라틴 아메리카에서 ATV 판매의 선두주자로 우뚝 섰다. 모터사이클과 ATV뿐 아니라 자동차 분야에서도 ‘미나렐리’에서 제품을 수입 및 제조하기 시작하면서 자동차 판매에서도 선두를 차지하기도 했다. 

공장 폐쇄와 해고 
2018년 70주년을 맞이한 자넬라는 아르헨티나 이륜차 시장에서 영광의 자리에서 점점 쇠락해져 갔다. 결국 2019년 4개의 공장 중 2개의 공장을 폐쇄했고, 70명의 근로자를 해고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자넬라의 판매량은 4위로 떨어졌고, 판매량 1위인 혼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가에서 브랜드 인증을 받으며 거의 250만대의 모터사이클을 생산했고, 10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했던 자넬라는 결국 경매 시장에 놓여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