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레전드 카타나

입력 2020.03.30 11:08 조회수 5,208 0 프린트

스즈키의 전설 ‘카타나’의 역사

1 일본도를 모티브로 한 카타나 디자인 스케치. 실차는 고속 영역에서의 풍압을 절감하기 위해 스크린이 추가되어, 시트 형상도 변경하는 등 형태를 최대한 위반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면서 수정이 더해졌다. 2 스즈키 오리지널 카타나 GSX 1100S. 3 왼쪽 1100S, 오른쪽은 GSX1000S. 1000S는 AMA 슈퍼 바이크의 규정에 부합하기 위해 엔진을 보아다운(72.0 → 69.4㎜)하여 배기량을 998㏄로 한 모델이지만, AMA와 TT-F1 배기량 상한이 1000㏄에서 750㏄로 낮춤으로써 수요가 줄고 단종되었다.

전설의 레전드 스즈키 카타나(かたな)
1980년 독일 인터모트 쇼에서 데뷔를 거치고 1981년부터 공도에 발을 내딛게 된 스즈키의 카타나(SUZUKI KATANA)는 2000년에 파이널 에디션을 마지막으로 단종된 모델이다.
1980, 90년대에 전설이었던 바이크를 꼽아보면 일제 4기통 스포츠 바이크가 세계 시장을 점령했던 시대로 그중에서도 카타나는 ‘가장 빠른 공도 바이크’라는 별명을 가지며 많은 라이더들의 사랑을 받았던 모델이다. 국내 라이더들에겐 어쩌면 생소할지도 모를 이 카타나의 새로운 등장에 단종 이후 현재까지 19년의 공백이 카타나의 명성이 지금껏 이어지지 못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그 전설의 자리에 1999년부터 지금까지 스즈키의 대표적인 모델로 하야부사(HAYABUSA)를 떠올리는 것은 카타나의 부재가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스즈키 최초의 4스트로크 병렬4기통 엔진이 될 GS750은 DOHC 2 밸브 헤드를 채용하고 1976년에 등장했다. 바로 2년 후 GS1000을 완성 시켜 AMA 슈퍼 바이크에서 이름을 날렸다. 
스즈키는 1979년 4 밸브로 바뀌면서 흡기 효율을 향상시키는 신기술을 갖춘 GSX1100E 모델을 탄생시킨다. 스즈키는 111마력의 동급 최고 출력의 시판 차량 중에서 237km라는 가장 빠른 속도를 기록한 고성능 모델인 바로 이 GSX1100E 모델을 ‘카타나’ 모델의 베이스로 채용하고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하여 개발하려고 하였으나 고성능에 비해 세련되고 획기적인 디자인이 나오지 않아 이 부분이 스즈키가 가장 골머리를 앓던 문제점이었다. 
그때, 스즈키는 디자인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자체 제작에 머물던 디자인이 아닌 독일의 디자인 공모전에 출품된 타겟(Target)디자인 작품에서 활로를 찾아 디자인을 의뢰하였고, 이때 태어난 것이 ‘GSX1100S 카타나’이다. 카타나는 1980년 독일 쾰른 쇼에서 처음 공개된 후 지금까지 시판 이륜차의 상식에 얽매이지 않는 일본도(카타나)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이 되었다.

4 카타나의 베이스 모델 GSX1100E, 70년대 양산 바이크 중 가장 빠른 모델로 손꼽혔다. 5 스즈키 오리지널 GSX 1100S 카타나와 디자이너 한스무트. 6 스즈키 GSX 1100S 카타나.

1980 스즈키와 디자이너 한스무트의 만남, 지금도 회자되는 ‘쾰른의 충격’
독일의 명차 BMW의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의 디자이너로 명성이 자자했던 한스무트는 BMW를 퇴사한 후에 ‘타겟디자인(Taget Design) 회사를 세웠고, 그때 맡았던 프로젝트 중 하나가 바로 스즈키 카타나를 디자인하는 것이었다. 
한스무트는 일본도인 카타나(かたな)와 무사도 정신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을 스즈키에 제안하였고, 스즈키에서 이를 받아들여 1980년 독일 쾰른 모터쇼를 통해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스즈키는 카타나를 개발할 당시 이탈리아에서 풍동실험을 통해 새로운 디자인이 고속 주행에서 안정감을 발휘하기 위하여 심혈에 심혈을 기울여 탄생시켰다. 마치 사무라이가 사용하는 예리한 일본도처럼 정교한 직선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날렵하고 공격적인 디자인을 강조하여 당시엔 가히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주목받았었다. 
헤드라이트를 덮는 카울에서 연료 탱크에 걸쳐진 완만한 경사와 라인의 아름다움, 시트를 사선으로 배치하여 나타낸 무늬와 색상, 일본도를 형상화한 발상과 표현력으로 모터사이클 세계의 가치관을 바꾸게 되었다. 또한 속도계와 RPM 표시계가 한 계기판 안에 들어가 있는 카타나만의 독특한 계기판 역시 기존의 틀을 깨는 것뿐 아니라 현재 까지도 쉽게 보기 힘든 디자인이다. 모터사이클의 조형 디자인, 즉 디자인은 카타나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것이 바로 “쾰른의 충격”이었다.
한스무트의 이러한 조형적 디자인의 원형은 독일 이륜 잡지가 주최한 디자인 공모전을 위해 타겟디자인(Taget Design)이 MV아구스타의 의뢰로 제작했던 “로쏘 랩터(Rosso Raptor)”에서 착안하여 낮은 자세와 유려한 상반신의 조형은 그대로 일본도를 주제로 스즈키의 플래그쉽 스포츠와 의욕적 디자인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결과물이었다. 

1981 1100 프로토타입의 이미지를 그대로 상용화
‘쾰른의 충격’ 이듬해에 시판된 초대 GSX1100S 카타나는 프로토타입과 거의 같은 조형으로 81년에 등장하였고, 가장 큰 변화는 스크린의 추가였다. 
1074CC 공냉 병렬 4기통 DOHC 4밸브 엔진은 GSX1100E와 동일하면서 튠업을 통해 최고 출력을 111마력까지 증가하고 최고 속도는 230km/h 이상을 자랑했다. 
당시 일본에서도 역수입 차량을 구할 수는 있었지만, 750S 모델이 59만 8000엔인 반면 1100S 모델은 2~3배 이상의 비싼 가격으로 팔리면서 많은 라이더들의 로망이 되었다.
이렇듯 ‘전설의 카타나’가 된 이유는 디자인뿐 아니라 성능과 내구성에서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GSX1100E’모델에서 공기역학적인 디자인과 고성능까지 더해지면서 전 세계 바이크 시장에서 스즈키 카타나는 큰 판매 실적을 통해 성공을 이루게 된다.  

7 스즈키 카타나 1세대와 파이널 에디션 이후 새롭게 단장하고 나타난 올 뉴 카타나.

돌아온 레전드, 2019 GSX-S1000 올 뉴 카타나
1980~90년대를 호령했던 카타나의 전설이 19년 만에 부활한 ‘올뉴 카타나(GSX S1000)’가 다시 한번 또 다른 전설을 써 내려갈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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