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부가 그린뉴딜의 일환으로 친환경 이동수단인 전기이륜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전기이륜차 보급 규모를 크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급격히 규모가 커진 이륜차를 이용한 배달 업계를 대상으로 전기이륜차를 보급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기이륜차는 매연과 소음을 발생시키지 않아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저렴한 유지비와 우수한 가속 성능을 갖췄다. 그러나 문제는 내연기관과 비교해 짧은 1회 충전 주행거리와 긴 충전시간 등이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 때문에 일일 주행거리가 긴 배달 업계에서 전기이륜차를 이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 전기이륜차를 이용해 배달을 하는 사용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배달의 민족에서 배달 대행을 하는 이혁재 씨는 지난해 초부터 배터리 교환식 전기이륜차인 고고로2 유틸리티 사용 중이다. 이 씨는 고고로2 유틸리티에 대해 내연기관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 성능과 내구성에 유지비도 크게 절감할 수 있었다며,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이 잘 설치된 지역이라면 내연기관보다 배터리 교환식 전기이륜차를 추천했다. 고고로2 유틸리티는 고고로의 상업용 버전으로 내연기관 100cc 이하 소형이륜차로 분류된다.
이 씨는 “예전에는 내연기관 쿼터급 스쿠터를 타다가 차량을 교체할 시기가 됐즈음 전기이륜차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전기이륜차라면 유지비를 절약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였는데 당시에는 다들 아직 전기이륜차는 아니라며 극구 말렸”라고 말했다.
당시 이 씨는 몇 가지 종류의 전기이륜차를 시승해보고 고고로2 유틸리티를 선택했다. 시승을 통해 성능적인 면에서 만족했고 대만에서 이미 많이 보급돼 성능이나 안정성을 검증 받은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 씨는 배달 대행을 하면서 내연기관 이륜차를 사용했을 때 연료비 등 유지비로 매달 40여만원을 지출했다. 그러나 전기이륜차를 이용하면서 10여만원 수준으로 유지비를 크게 아낄 수 있었다. 유지비뿐만 아니라 신뢰성도 뛰어나 잔고장도 없어 2만3000km를 주행하는 동안 소모품으로 브레이크 패드를 교환한 것이 전부다.
이 씨는 주로 서울 중구와 용산구를 중심으로 배달 대행을 한다. 강남보다는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이 적지만 크게 불편한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하루 100~200km를 주행하는데 배터리 스테이션 덕분에 즉시 완충된 배터리를 교환해 쓸 수 있으니까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굳이 불편한 점이라면 아직 배터리 스테이션이 많지 않아 배터리 잔여량이 적게 남았을 때는 이동 경로상에 배터리 스테이션을 고려해 동선을 짜야하는데 그것도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앞으로 스테이션만 더 늘어난다면 이런 고민도 없어지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저온에서의 배터리 용량 감소도 크게 느끼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특히 올해처럼 영하 10에서 20도를 오르내리는 매서운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완충된 배터리로 평균 50km 정도는 주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배터리 교환식 전기이륜차는 배터리 충전 스테이션만 충분하다면 상업용으로도 충분히 쓰일 수 있다고 하지만 별도의 충전 스테이션이 없는 전기이륜차는 어떨까?
서울 관악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A 씨는 라이더유니온조합원으로 경형 전기이륜차인 보노와 내연기관 이륜차를 병행해서 사용 중이다. A 씨는 전기이륜차는 유지비와 보험료 그리고 우수한 초반 가속력 등에서 장점이 있지만 배달을 부업으로 하거나 시작하는 경우라면 나쁘지 않지만 전업으로 할 생각이라면 추천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장 큰 문제는 1회 충전 주행거리와 긴 충전시간이다.
A 씨는 “보험료나 연료비, 소모품 등 유지비가 적게 들고 경형임에도 초반 가속력이 무척 뛰어나 다루기 좋습니다. 그러나 1회 충전주행거리나 충전시간이 오래 걸려 처음 배달을 시작해서 배우는 분이나 부업으로 잠깐씩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어렵습니다”라고 말했다.
배달 대행의 경우 시간당 주행거리는 10~20km 수준으로 일일평균 주행거리는 100~200km 정도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전기이륜차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짧으면 40km에서 길면 100km 수준으로 하루종일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충전도 문제다. 충전시간이 적어도 3~4시간은 소요되는데다 외부에서는 충전할 곳도 마땅치 않다. 충전을 위해 10여kg 정도 되는 배터리를 매번 차량에서 분리해 220V를 사용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해 충전하는 것도 여간 번거롭지 않다.
A 씨는 “전에는 1층에 거주해서 충전이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지만 최근에 고층으로 이사하면서 충전하는 것도 많이 번거롭게 됐습니다. 주행거리가 100km를 넘어가면 그래도 좀 낫지 않나 싶은데 아직은 출퇴근 정도라면 모를까 한계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수리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적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전기이륜차를 수리할 수 있는 곳이 아직 많지 않다 보니 수리점을 찾는 것도 힘들고 수리 시간도 오래 걸리는 편이다.
A 씨는 “타이어를 교환하려고 해도 인휠모터라 교환이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잘한 오류나 고장도 잦은 편이라 안정성도 떨어지는 느낌입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