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소식] 유럽 교환 배터리 표준 컨소시엄 좌초 하나?

M스토리 입력 2025.03.17 19:12 조회수 861 0 프린트
 

유럽을 중심으로 한 ‘배터리 교환형 모터사이클 컨소시엄(Swappable Batteries Motorcycle Consortium, 이하 SBMC)’이 창립 3년여 만에 주요 창립 멤버였던 일본 이륜차 제조사들이 잇달아 이탈하면서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지난 2021년 9월 유럽과 일본의 주요 이륜차 제조사인 피아지오, KTM, 혼다, 야마하가 SBMC를 설립했다. SBMC는 여러 브랜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표준 배터리를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배터리 교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됐다. 한때 이륜차 및 전기이륜차 제조사, 배터리 및 충전 솔루션 관련 기업, 이륜차 관련 협회 등 40개 이상의 관련 기업이 회원 및 준회원으로 가입하는 등 위용을 자랑했다.

그러나 창립 이후 표준 배터리 개발이 난항을 겪었다. 표준 배터리와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 프로토타입은 SBMC 창립 이후 2년 뒤인 2023년 10월에야 공개됐다. 그나마도 시장에 출시된 제품과 비교해 사용 편의성이나 완성도 면에서 상당히 뒤 쳐진 수준에 그쳤다.

2024년 7월 이후에는 창립 회원이자 핵심 회원인 혼다와 야마하가 탈퇴했으며, 또 다른 창립 회원이자 핵심 회원인 KTM은 일반 회원으로 강등됐다. 주요 이륜차 제조사인 가와사키, 스즈키, 트라이엄프, CFMOTO, NIU, 세그웨이-나인봇 등도 탈퇴했다.

SBMC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일본 이륜차 제조 4사는 자국 내에서 배터리 교환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본 이륜차 제조 4사는 지난 2019년 4월 전기이륜차용교환식배터리컨소시엄을 설립하고, 2021년 3월 표준으로 혼다의 혼다모바일파워팩(HMPP)을 선정했다. 이후 2022년 4월 일본 이륜차 제조 4사와 에네오스가 배터리 교환 서비스 및 충전 인프라 조성을 위한 합작회사 가차코를 설립하고 상용 서비스에 나섰다.

일본 이륜차 제조사들이 자국 내 표준 배터리를 확정한 이후 SBMC 설립을 주도한 것은 유럽에도 자국의 표준 배터리인 HMPP를 적용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HMPP가 아닌 별도의 표준 배터리가 개발됨에 따라 일본 이륜차 제조사들은 SBMC를 탈퇴한 것으로 추정된다.

SBMC 회원으로 참여 중인 킴코도 대만에서 아이오넥스라는 브랜드로 독자적인 배터리 교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서 향후 SBMC를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된다.

현재 SBMC 회원으로 참여 중인 이륜차 제조사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18.5% 수준에 불과해 더 많은 이륜차 제조사가 가입하지 않는 한 유럽 전역을 아우르는 배터리 교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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