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업계에서 거세게 불어오는 전기차 전환 흐름이 이륜차 업계에도 일고 있다. 세계 이륜차 시장 선두인 일본 제조사들도 전기이륜차로 전환을 위한 실험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일본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오사카부와 오사카대학, 일본자동차공업회이륜차위원회 등 산학관이 연계해 전기이륜차 보급 방안을 찾기 위한 실증 실험 프로젝트인 ‘에에양 오사카(eやん OSAKA)’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에양 오사카 프로젝트에는 혼다의 전기이륜차 벤리e I 20대와 배터리 교환식 충전스테이션 10기가 투입됐다. 벤리e I는 배기량 50cc급의 성능으로 일본에서는 원부1종 차량으로 분류된다. 실증 실험에 투입된 전기이륜차 20대 중 19대는 오사카대생에게 유료로 대여하고 나머지 1대는 교직원 공유용으로 운영된다. 충전스테이션은 오사카대 본부 캠퍼스인 스이타캠퍼스와 토요나카 캠퍼스 그리고 스이타시와 토요나카시, 미노오 등에 위치한 로손 편의점에 설치됐다. 에에양 오사카 프로젝트에 참여한 산학관 기관들은 사용자들의 이용 패턴을 분석해 전기이륜차 보급 확대에 필요한 사항을 발굴할 계획이다.
지역 내에 배터리 관련 기업이 많은 오사카부도 전기이륜차 보급이 활성화되면 지역 산업 부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오사카부 상공노동부 산업창조과 키노시타 이와오 과장 보좌는 “전기이륜차 보급으로 오사카의 배터리 관련 기업에 비즈니스가 연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 그 자체뿐만 아니라 파생되는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사업 가능성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2025년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에서 전기이륜차를 활용하는 것도 깊이 검토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일본자동차공업회 이륜차위원회 산하 전기이륜차보급부회(電動二輪車普及部会) 미하라 다이키 부회장은 사용자들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기이륜차를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1회 충전 주행거리나 안심하고 배터리를 교환하기 위한 충전 스테이션 거리 범위 등 다양한 관점이나 과제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이용 빈도나 주행거리, 이동 시간, 배터리 교환 타이밍 등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사용 편의성에 대한 사항도 청취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실증 실험을 근거로 다음 단계에서는 오사카시 전체를 커버하는 정도까지 실험 범위를 확대하고 싶습니다. 또한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을 누가 어디에 설치할 것인지 또는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등과 같은 문제를 검토하는 것이 향후의 과제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기이륜차 보급 확대에는 정책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며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학계는 전기이륜차가 저탄소 사회 및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동수단이 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을 보였다.
오사카대학 대학원 공학연구과 요우 켄토 조교는 “전기이륜차를 이용하면 감염 방지와 이산화탄소 감축이라는 2개의 사회 과제의 해결에 기여할 것입니다. 대중교통 공백 지대의 보완 및 라스트마일을 담당하거나 재해 시 비상 전원 공급원 등 다양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을 중심으로 새로운 경제활동을 촉진하는 등 다양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배터리를 교환하기 위해 편의점을 들렀다 상품을 구입하거나 시청이나 주민자치센터 등 공공시설에 충전 스테이션을 배치하는 것이 행정 서비스 향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참여자를 더 끌어들여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의 새로운 가치를 발굴해 사회의 공공재로 정비 해 나갈 생각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에양 오사카를 통해 전기이륜차를 실제 이용하는 학생들은 내연기관보다 다루기 쉬운데다 유지비가 적게 들고 친환경적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원동기 면허 취득 이후 처음 이륜차를 탄다는 오사카대 공학 석사과정 2년차인 야스이 히카루(24・여) 씨는 “역에서 학교까지 걸어서 30분 정도 걸리는데 역과 학교를 통학할 목적으로 전기이륜차를 사용하게 됐다. 예전에는 교내에서 점심을 먹었지만 이제는 기동력이 좋아져 학교 밖에서 먹는 경우가 잦아졌다. 무서운 느낌이 없어서 좋고 배터리 교환도 간단하다”고 말했다.
소음과 배기가스가 없는 친환경교통수단을 이용해 자랑스럽다는 사토 다이치(22) 씨는 “이륜차를 타는 것이 처음이지만 이제는 익숙해져 집과 학교, 아르바이트 등으로 매일 이용 중이다. 전철이나 자전거를 이용할 때와 비교해 이동 범위가 비약적으로 넓어졌다. 졸업논문을 위한 답사 때문에 이케다시까지 전기이륜차로 다녀오면 배터리가 간당간당합니다. 그러나 중간에 토요나카 캠퍼스에서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어서 지금까지 배터리가 떨어질 걱정을 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