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년대 청춘의 아이콘, 터프가이의 대명사 하면 떠오르는 몇몇 배우들이 있다. 특히 X세대 전성기때는 트렌드의 중심에서 인기와 유행을 선도했고, 30대를 넘어서면서는 상남자 이미지와 의리있는 이미지가 보태지며 안방극장에서 따뜻하고도 정감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배우가 있으니 바로 이훈씨다.
언제나 여성팬들도 많았고 운동에도 박식한 배우였던 이훈씨의 또 한 가지 매력은 바이크를 매우 잘 탄다는 점이었다. 바이크 대중속으로 들어오기 전, 다소 생소했던 90년대부터 그는 바이크를 이미 즐겨타고 있었고 맡은 캐릭터 안에서도 바이크 연기를 대역없이 소화해냈다. “96년부터 탔었어요. 그때는 거의 정식 수입이 없었구요. 퇴계로에서 수입했던 바이크를 사서 타고는 했었는데. 사실 바이크가 너무 로망이었어요. 요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제가 처음으로 돈을 벌면 꼭 먼저 하고 싶었던 게 바이크 타는 거였어요. 그래서 96년도에 연예인이 되서 돈을 번 다음에 제일 먼저 산 게 바이크였어요. 그때는 제가 레이싱 바이크를 탔습니다.” 그렇게 로망이던 바이크를 산 이훈씨는 틈만 나면 바이크에 심취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탈 공간이 많지 않아서 중심가에서 벗어나 지방 외곽에서 속도를 느끼며 타다가 갓 초보를 벗어날 무렵 결국 사고를 겪었다.

“M스토리 독자분들 중에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바이크가 초보일 때보다 내가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 나는 바이크 잘 타 이럴 때 사고가 더 많이 나요. 저도 2년 째 되던 해에 레이싱 바이크를 타다가 사고가 나서 트라우마가 와서 1~2년 못 타다가 너무 바이크는 타고 싶고 해서 아메리칸 스타일로 바꿨죠. 이제는 속도보다는 바이크와 함께 느끼는 감성, 이런 거를 더 좋아하게 됐습니다.” 초보 시절 사고를 겪고 다시 바이크에 앉은 뒤 속도보다 풍광을 즐기며 바이크를 타는 것이 삶의 일부분이 되면서 차로 다니며 발견할 수 없는 자연의 매력, 숨겨진 맛집들을 찾아냈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 새로운 도전을 고민중이라고도 덧붙였다. “20년 넘게 바이크를 타면서 보고 느꼈던 우리 국민 여러분이 모르는 아름다운 곳, 그 지역의 주민 분들만 알 수 있는 정말 맛집, 이런 거를 알리는 유튜브를 하고 싶어요.” 유튜브를 통해 바이크가 누군가만 즐기는 특수문화가 아닌 우리들 속의 나와 다른 캐릭터라는 걸 널리 알리고 싶다는 것이다. “제가 무슨 바이크를 타거나 알리고 자랑하고 싶진 않아요. 대신 저는 그곳을 바이크를 타고 갔을 뿐인데 그때 내가 바이크를 타고 갔더니 이 장소를 봤을 때 이런 생각이 떠올랐고, 이런 감동이 있었고, 그걸 느끼고 내려왔더니 거기서 할머니가 올갱이를 채취하셔서 바늘로 올갱이를 하나하나 이거를 따서 그걸로 올갱이국을 끓여 주시는 거에요. 근데 그런 맛과 감동 이게 제가 혼자 알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제가 이거를 좀 알려드리고 싶어서 생각 중입니다.”뼛속부터 바이크 마니아인 찐 바이크인 이훈은 코로나19로 달라진 우리 일상에 바이크의 역할이 중요하게 커지는 것을 보며 나름 품었던 생각들을 M스토리에 전하기도 했다.

배달이 많아지면서 배달 라이더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사고 소식이 빈번한 것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에서 전한 이야기였다. “바이크는 사고율을 따지면 자동차보다는 없어요. 자동차 너무 많으니까. 하지만 바이크는 한번 사고 났을 때 치사율이 높아요. 다치는 정도가 너무 심하고요. 그래서 젊은 친구들이 지금 배달업체 갑자기 뛰어든다고 해서 회사에 계신 분들도 바로바로 받으시면 안될 것 같고. 제 생각에는 이게 욕먹을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 저는 교육해야 된다고 봅니다.” 안전한 바이크 생활을 위해 도로 위의 인식개선도 너무나 필요한 부분이라고 짚어준 찐 바이크인 이훈.

아직은 자동차와 자동차 사이에 바이크가 다니지 못하게 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법이 생활 바이크의 사고에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 건 아닌지 생각을 해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레저나 빅바이크가 아닌 배달 등 바이크로 생계를 하는 경우에만 차와 차 사이에 운행이 가능하게 합법화 된다면 자동차와 바이크가 도로 위에서 서로 양보하며 원만히 운행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게 이훈의 여러 아이디어 중 하나였다. 자동차와 바이크가 서로 방어운전을 하게 되면 사고율도 줄어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20년이 넘게 바이크를 탔지만 올해는 몇 차례 밖에 바이크에 오르지 못했다는 이훈은 사실 예정되었었던 작품들을 했다면, 코로나가 우리 삶에 들어오지 않았더라면 작품도 마치고 바이크 여행을 다녀온 뒤 M스토리와 만났을 텐데, 모든 계획이 하나도 이행되지 못했다고 한다.
배우 이훈은 일이 없이 지내야 했던 자신의 2019년을 돌아보며 함께 힘든 온국민들에게 함께 이겨내자고 M스타 스토리 인터뷰의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독자분들도 너무 고통스러우실거고 저 또한 고통스럽습니다. 그래도 뭐 이겨 내야죠. 내년 봄부터는 당연히 따뜻한 날이 오지 않을까. 그때까지 견뎠으면 좋겠습니다. 독자 여러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저와 함께 견디시죠. 독자 여러분 견뎌야 합니다. 견디시기 바랍니다. 파이팅!”
*장소제공: 수잔나의 앞치마(서울 중구)
*코로나 19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촬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