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영국 카페레이서들의 집결지 ‘에이스카페 런던’으로

김은솜 기자 입력 2020.03.30 12:04 조회수 10,235 0 프린트

[기사 생성일 2019. 12. 16.] 

1950년대 이후 영국을 중심으로 비주류 문화를 형성했던 ‘카페레이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나간 한 해의 마무리를 위해, 또는 다가온 새해를 맞이하고자 이번에는 해외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카페레이서는 흔히 모터사이클의 한 종류로 알려져 있다. 과거 카페레이서는 짧은 거리를 스피드 있게 오가는 것에 치중해 승차자의 편안함보다는 스피드와 핸들링에 중점을 주고 커스텀했던 모터사이클이다. 하지만 이 ‘카페레이서’는 모터사이클의 종류로뿐만 아니라 영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1950~60년대쯤의 바이크 문화 중의 하나로도 유명하다. 카페레이서의 유래는 1950년대쯤의 영국까지 거슬러 올라가야한다. 

‘카페레이서’란 말 그대로 카페에서 만나 레이스를 즐긴다는 직관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당시 영국의 카페레이서를 타고 다니는 젊은이들은 ‘로커’와 ‘모드족’으로 나뉘었는데 로커들은 카페레이서를 탄 상류층 자제들로, 모드족은 베스파 등과 같은 스쿠터를 탄 하층민들로 이루어진 집단이었다. 이들은 경쟁관계로 카페에서 만난 후 단거리 레이스를 겨루는 시합을 자주 하곤 했었다. 레이스의 룰은 카페 쥬크박스에 음악을 한 곡 재생하고 음악이 끝나기 전까지 지정된 코스를 지나 카페로 되돌아오는 등의 방식이었다. 보기보다 위험한 레이스로 경기 도중에 부상을 당하거나 목숨을 잃는 일도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이런 과거 카페레이서들의 집결장소로 가장 유명한 곳이 ‘에이스카페 런던’이다. 1938년에 처음 오픈해 1969년 문을 닫았지만 1997년 다시 재개장해 2001년 보수를 완료했다. 에이스카페는 레이스 필드가 있는 A20 도로에 위치해있어 자연스럽게 부흥한 카페다. 24시간 운영하는 카페로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조건 덕분에 트럭과 택시운전사들이 주로 이용했다. 또한 런던 북측 순환선 노스 서큘러 로드가 젊은이들의 레이싱 메카가 되며 근처에 위치한 에이스카페는 카페레이서들의 성지로 자리 잡았다.

지금은 24시간 운영을 하지 않지만 여전히 라이더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당시 영국의 카페레이서 문화를 느끼고자 방문하는 이들이 많다. 당대의 카페레이서들처럼 레이스를 즐기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카페레이서들의 성지로 자리 잡아 음악, 자동차, 바이크 등의 이벤트를 다루는 카페로 입지를 굳혔다.

과거 카페레이서들의 성지를 찾아 당시 바이크 문화의 전성기를 추억하며 지나간 한 해를 되돌아보자. 다가온 2020년을 맞아 바이크 문화의 주류였던 영국으로 떠나보는 것도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이다. 

김은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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