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 외곽 순환도로의 제한속도가 기존 시속 70km에서 시속 50km로 하향 조정된다. 이에 따라 파리 외곽 순환도로에서 이륜차의 차로 간 주행이 금지된다.
파리 외곽 순환도로 제한속도 하향 조치는 지난 10월 1일 ‘포르트 데 릴라스’에서 ‘포르트 도를레앙’ 구간 12km를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시행돼 10월 10일까지 전체 구간에 적용됐다. 이에 따라 이륜차의 차로 간 주행 역시 금지돼, 교통 흐름에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973년 완공된 파리 외곽 순환도로는 파리를 둘러싸는 총 35km에 이르는 주요 도로로, 일일 평균 120만대의 차량이 통행한다. 파리 외곽 순환도로의 제한속도는 한때 시속 90km에 달했다. 그러나 2014년 시속 70km로 하향된 후 올해 10월부터 시속 50km로 다시 낮아지게 됐다. 이러한 변화는 안 이달고 파리시장이 지난 2019년 발표한 교통 및 환경 개선 계획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파리시 당국은 도로의 평균 속도가 이미 낮은 수준이며 제한속도를 낮추는 것이 대기 질 개선과 소음 감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파리시는 현재 파리 외곽 순환도로의 평균 주행 속도가 낮에는 시속 50km, 출퇴근 시간에는 시속 30~45km, 심야에는 시속 60km에 불과하다며, 제한속도를 하향 하더라도 크게 불편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 레르 파리 시장 대리인은 한 컨퍼런스에서 이번 조치로 대기 중 이산화질소 농도가 줄어들어 파리 외곽 지역에서 약 1500명의 조기 사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주장은 환경 개선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번 제한속도 하향 조정은 교통 체증 해소보다 대기질 개선과 소음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환경 개선이라는 목적이 더 큰 정책으로 보인다.
파리 환경 소음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비영리 환경단체 브루파리프(Bruitparif)는 제한속도를 시속 50km로 낮추면 소음이 2~3dB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도심 내 소음 문제는 파리 시민들의 주요 불만 중 하나인 만큼 소음 감소 효과는 주민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제한속도 하향에 대해 모든 시민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특히 파리와 인근 도시를 오가는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교통 체증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미 파리 외곽 순환도로는 출퇴근 시간대에 심각한 교통 혼잡을 겪고 있다. 시속 50km로의 제한속도 하향이 교통 혼잡을 더욱 악화시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많다.
특히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던 이륜차의 차로 간 주행이 금지되면서 정체 구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륜차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도로 흐름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이 조치가 불합리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