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이륜차 교환형 배터리 팩 표준 올해 말 개정될 듯

M스토리 입력 2024.10.16 12:59 조회수 1,356 0 프린트

각기 다른 제조사 배터리 팩·충전 스테이션·전기이륜차 상호 호환성 향상 위한 개정
기존보다 호환성 개선되나 로밍 시스템 표준 등 없어 여전히 교차 이용은 걸림돌

전기이륜차의 배터리 팩을 교환 중인 모습.

배터리 교환형 전기이륜차와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은 전기이륜차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인 긴 충전 시간과 짧은 1회 충전 주행거리를 해결할 방법으로 꼽힌다. 그러나 저마다 각기 다른 표준이 난립하고 있는데다가 KS 표준마저 상호 호환성이 부족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전기이륜차 업계에 따르면 호환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교환형 배터리 팩 KS 표준이 올해 말 개정될 예정이다.

배터리 교환형 전기이륜차는 방전된 배터리를 외부 충전 스테이션에서 완충된 배터리로 빠르게 교체할 수 있어 전기이륜차의 단점을 해결할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배터리 교환형 전기이륜차의 보급을 위해서는 배터리 교환형 충전 스테이션의 확산이 필수적이다. 환경부는 KS 표준에 적합한 공용 배터리 교환형 충전시설 보급 확대를 위해 올해부터 KS 표준에 적합한 공용 배터리 교환형 충전 시설을 설치할 때만 보조금을 100% 지급하고, KS 표준에 적합하지 않을 경우에는 70%만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2020년부터 국가기술표준원의 주도로 배터리 교환형 전기이륜차에 대한 KS 표준을 개발했으며, 현재 전기이륜차용 공용 교환형 배터리 팩과 공용 교환형 배터리 충전 스테이션, 공용 교환형 배터리 팩을 적용한 전기이륜차의 요구사항 등 6종의 KS 표준이 제정된 상태다. 문제는 KS 표준이 아직 완전한 상호 호환성을 갖추지 못해 KS 표준을 준수한 배터리 팩과 배터리 충전 스테이션, 배터리 교환형 전기이륜차라도 제작사가 다르면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사용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대만의 경우 고고로(Gogoro)가 35만대 이상의 배터리 충전 스테이션을 운영해 사실상 대만 표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 혼다, 야마하, 가와사키, 스즈키 등 4개 사가 가차코라는 회사를 설립해 교환형 배터리 팩과 충전 스테이션을 하나의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배터리 팩과 배터리 충전 스테이션, 배터리 교환형 전기이륜차 모두 각기 다른 회사에서 제조하고 운영하고 있어 완전한 상호 호환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2024년 12월까지 개정될 예정인 표준은 충전 스테이션과 배터리 팩 간의 완전한 상호 호환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개정에서는 작동 전압 범위 고정, 충방전용 커넥터의 설치 높이 규정, 배터리 팩 웨이크업 방식, CAN 통신 정보 범위 확장, 충전 방식 및 충전 시퀀스와 구동 시퀀스 등이 새롭게 포함되며, 전자파 적합성 시험은 삭제된다. 이러한 사항들은 전기이륜차가 다양한 충전 스테이션에서 호환성을 유지하며 안전하게 운용될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번 표준 개정의 주요 내용 중 하나는 작동 전압 범위의 고정이다. 리튬이차전지의 경우, 사용하는 셀의 조성에 따라 작동 전압 범위가 다를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개정에서는 정격 전압별 작동 전압 범위를 고정하여 배터리 팩과 충전 스테이션 간의 호환성을 높였다. 예를 들어 48V형 배터리의 경우 작동 전압 범위를 39.2V에서 58.1V로 고정했으며, 72V형 배터리의 경우 56.0V에서 83.0V로 고정해 충전이나 구동 시 안전을 확보함과 동시에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충전 스테이션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충방전 커넥터 설치 높이에 대한 규정도 이번 개정에 포함됐다. 이전에는 커넥터의 기본적인 형상과 치수만 제시했으나, 개정 후에는 커넥터의 설치 높이를 명시해 배터리 팩과 충전 스테이션 간의 통신 상태를 최적화할 수 있도록 했다. 웨이크업 방식도 확대됐다. 기존의 12V 보조배터리를 사용하는 방식과 함께 구동 배터리 내의 전원을 이용하는 방식까지 모두 적용할 수 있게 되어 다양한 전기이륜차와의 호환성을 확보했다.

CAN 통신 정보 범위가 확장돼 배터리 팩에서 제공하는 CAN ID가 28개에서 158개로 대폭 확대되었으며, 충전 스테이션과 전기이륜차에서 제공하는 CAN ID도 1개에서 7개로 확대됐다. 충전 시퀀스와 구동 시퀀스에 대한 명확한 규정도 이번 개정에 포함된다. 충전 스테이션에서 사용자의 배터리 팩을 충전할 때 승인 절차와 충전 단계별 신호 전달 방식을 구체화해 안정성과 호환성을 높였다. 기존 표준에서는 충전 스테이션이 배터리 팩의 승인 절차를 명확히 하지 않았으나, 개정 후에는 QR 코드를 이용해 사용자를 승인하고 배퍼리 팩은 CAN 통시을 이용한 배터리 ID 정보를 확인해 승인하는 방식으로 표준화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전기이륜차에서 분리된 상태에서 배터리 팩 단독으로 시험하는 전자파 적합성 시험이 삭제돼 인증 절차가 다소 간편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상호 호환성 개선을 위한 KS 표준 개정 작업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상호 호환성을 갖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충전 스테이션에 타사의 사용자와 배터리 팩을 확인하고 승인하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사의 충전 스테이션 운영 서버 위에 로밍 시스템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로밍 시스템에 대한 표준이 없어 KS 표준 개정 이후에도 상당 기간은 상호 호환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기이륜차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는 워낙 민감해 KS 표준이 보다 세부적인 부분까지 규정해 호환성을 높인다고 해도 우리 회사의 배터리 팩을 타사의 충전기로 충전할 때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보장이 없어 상호 호환을 위한 모든 준비가 갖춰진다고 해도 로밍 충전을 허용하는 것에는 고민이 많다”며 부정적으로 말했다.

또 다른 전기이륜차 업계 관계자는 “KS 표준 개정으로 당장 교차 충전이나 사용은 불가능하겠지만 표준화를 통한 제조 단가 하락 등의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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