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전기이륜차 시장에 충전 스테이션만 난립

M스토리 입력 2024.08.19 09:58 조회수 2,547 0 프린트
Photo by Kumpan Electric on Unsplash

전기이륜차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이하 BSS)은 전기이륜차의 단점인 짧은 1회 충전 주행거리와 긴 충전 시간이라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수단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BSS가 충분히 확보되면 전기이륜차 사용 편의가 개선돼 전기이륜차 보급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지역별 무공해차 전환 브랜드 사업의 일환으로 BSS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BSS 서비스가 안착한다면 전기이륜차의 단점 중 상당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 긴 충전 시간과 잦은 충전 번거로움을 해소할 수 있으며, 차량 가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제외하고 전기이륜차만 구매할 수 있어 초기 구입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또한 1회 충전 주행거리에 대한 중요성이 낮아져 가격이 비싼 고밀도 배터리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다. 

BSS는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아직 국내 전기이륜차 시장에서는 명확한 선두 기업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중소기업에서 BSS 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나 지난 3월 5일 LG에너지솔루션의 사내 독립기업 쿠루가 BSS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히는 등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으나 BSS 이용률은 저조하다.

전기이륜차 보급이 저조하고 BSS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않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BSS를 구축했지만 아직 배터리 교환형 전기이륜차 보급 대수가 적어 이용률이 낮다 보니 충전 수익보다 BSS 운영 및 관리 비용이 더 많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처음 보조금이 지급된 공유형 전기이륜차 보급 대수는 1600여대에 그치고 있다. 공유형 전기이륜차는 자가 충전이 불가능하고 BSS만을 이용해 충전하는 대신 더 저렴한 가격으로 차량을 구입할 수 있다.    

BSS 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곳곳에 BSS가 설치되어야 한다. 그러나 전기이륜차 업체마다 다른 방식과 규격을 채택하고 있는 점도 BSS 서비스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다. 디앤에이모터스, 젠트로피, 블루샤크, 닷스테이션 등 제조사 또는 수입사가 자사의 독자적인 규격으로 직접 BSS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쿠루와 나누 등은 BSS 서비스를 개방해 여러 제조사가 이들의 BSS를 사용하고 있다.

전기이륜차 교환형 배터리와 BSS는 세계적으로 유력한 표준이 아직 없다. 다만 대만은 고고로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으며, 일본은 혼다의 배터리와 BSS로 일본 내 표준을 정했으며, 유럽은 유럽과 일본의 이륜차 제조사와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표준화 작업 중에 있다. 국내에서는 국가기술표준원이 지난 2022년 12월 전기이륜차 교환형 배터리팩 KS표준 4종을 제정하고 고시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전기이륜차 교환형 충전스테이션 등 4종을 KS표준으로 제정, 고시했다. 그러나 국내 표준 제정에도 불구하고 KS표준 이용률은 저조하다. 

전기이륜차 업체와 BSS 서비스 업체 입장에서는 이미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충전 인프라를 구축한 상태에서 다시 KS표준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막대한 매몰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BSS뿐만 아니라 전기이륜차도 다시 KS표준 배터리에 맞게 재설계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더욱 가중된다. 막상 KS표준으로 통일해도 문제는 남는다. KS표준 배터리와 BSS라고 해도 배터리 소유권과 관리, 과금 등의 문제로 BSS 운영사가 다를 경우 배터리를 서로 혼용해 사용하는 것이 힘들다.

이와 관련해 전기이륜차 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과 같이 제한된 시장뿐만 아니라 일반 사용자까지 전기이륜차 이용 저변을 확대해 판매와 정비 및 유지 관리 인프라가 형성되어야 전기이륜차 시장이 살아나고 상용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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