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 투어의 일본 입항은 큐슈(九州) 하카타항과 본토 혼슈의 시모노세키(下関)항 및 오사카항 등이 있는데 가장 흔한 코스로는 하카타항과 시모노세키항으로 입국한다.
모두 승객과 화물을 싣고 운항하는 페리호를 이용하는데 서울 등 각 도시에서도 바이크 위탁 수화물들을 사전에 예약하기에 보통은 미리 부산항의 출항 2주 전에 예약하는 것이 가장 안전 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일본 바이크 투어를 위해 배를 이용할 때 가장 많이 찾는 코스가 부산에서 시모노세키로 가능 방법이다. 사진은 부산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승선 티켓을 구입하는 모습.
이번 일본 라이딩에는 ‘붉은악마 라이더스 클럽’의 서울지부의 후배 라이더들과 시모노세키 국제여객 터미널을 이용하여 바이크 라이딩으로 큐슈섬 일주를 해보기로 하였다.
부산 국제여객 터미널에서 배편으로 시모노세키까지의 운항 시간은 오후 9시에 출항하여 일본의 시모노세키 국제여객 터미널까지 약 11시간 소요된다. 바이크 수화물 비용과 함께 1인당 약 70만원 정도 지불되고 입항 후 현지 1주일 바이크 주행 보험료와 함께 통관 수수료 등이 추가돼 10여만원 정도 소요된다. 단 바이크 소유주의 승선 비용이 함께 포함되므로 2인 이상의 동행 시에는 2인실의 별도 객실을 우선 배정받을 수 있으므로 편하게 여행할 수 있다.
여객선에 단단히 고박된 할리데이비슨.
독자들도 아시다시피 부산항과 시모노세키항을 오가는 부관페리는 1095년 부관연락선으로 시작해 일제강점기에는 일본과 대륙을 연결하는 중요한 노선으로 일제강점기 시기에는 침략을 수반한 근대 문물과 일본인이 부산항에 들어왔으며, 조선인 징병자와 노동자 등이 일본으로 강제 동원되는 가슴 아픈 역사를 가진 운송 수단이었다. 그 같은 해양길을 바이크로 동행하는 감정이 왠지 새벽녘 입항 항구가 까워질수록 새롭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붉은악마 라이더스일행은 시모노세키항에 입항 후 간단한 통관 수속과 함께 현지 바이크 주행에 필요한 책임보험에 가입했다. 이후 제일 먼저 바이크 핸들바에 장착된 핸드폰으로 구글맵 어플로 네비게이션을 동작시키고 간단한 요기를 해결하고자 우선 항구 부근의 카이쿄유메타워(海峡ゆめタワー)로 향했다. 일본에서 네비게이션의 주행 설정을 할 때는 반드시 고속도로 우선, 국도 우선, 최단시간 우선 및 유료도로 통행료 확인 등 다양한 조건을 잘 설정해야 한다.
카이쿄유메타워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모습. 멀리 간몬교가 보인다.
시모노세키에 도착해 가장 먼저 찾은 카이쿄유메타워는 일본 서북부에서 제일 높은 타워로 시모노세키의 전 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저 멀리 모지코(門司港)항과 시립 수족관 카이쿄칸(海響館) 등을 볼 수 있는 장소다. 나에게는 시모노세키에 입항 후 또는 부산으로 출항 전 잠시 머물러 시간을 보내기 위해 즐겨 찾는 장소이기도 하다. 항구에서 걸어서 도보로 10여분 정도 소요될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다. 라이더가 65세 이상인 경우 입장료의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모노세키에서 합류한 후배 라이더와 함께 미모스소가와공원에서 함께 사진을 촬영했다. 뒤로 간몬교와 에도 시대의 대포가 보인다.
우리 일행은 시모노세키와 기타큐슈(北九州)시를 연결하는 현수교 칸몬교(関門橋)를 건너 후쿠오카(福岡)로 향했다. 일본 본토인 혼슈와 큐슈를 연결하는 통로는 해상의 칸몬교와 바다 아래의 해저터널인 칸몬 터널 2곳이 있다. 칸몬교는 약 1km 정도로 야경이 멋진 다리다. 참고로 시모노세키 터미널을 이용해 입출항하는 바이크 여향객들에게는 간몬교와 해저 터널을 한 번씩 이용해 보기를 권장한다.
우리는 일본 헤이안 시대 말기의 켄페이 전쟁의 마지막 무대인 단노우라전투(壇ノの浦の戦い)의 흔적을 볼 수 있는 미모스소가와공원(みもすそ川公園)에서도 잠시 휴식했다. 이 공원은 1185년 켄페이 전쟁으로 불리는 지쇼-주에이의 난(治承・寿永の乱)의 마지막 전장인 단노우라전투가 벌어진 전장이다. 전장의 주역인 ‘미나모토 요시츠네’와 ‘타이라노 토모모리’ 조각상이 세워져 있으며, 에도막부 말기인 1863년과 1864년에 걸친 시모노세키전투에 사용된 조슈번의 대포를 재현한 레플리카도 전시되어 있다. 레플리카 포대는 동전을 넣으면 포연과 포음을 낸다.
모지코 항의 모습.
또한 기타큐슈의 관광 명소인 모지코항에 가면 일본 다이쇼(大正) 시대의 모습으로 복원한 복고풍 건물과 카페, 관광 기념품점 등이 많이 있어 바이크 라이더는 물론 기타큐슈를 비롯한 시모노세키를 방문한 여행객들에게는 반드시 둘러보아야 할 필수 여행코스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