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진짜 살인범은 누구? 미스터리 스릴러 '그녀가 죽었다'

M스토리 입력 2024.06.03 13:35 조회수 1,490 0 프린트
 

주인공 구정태(변요한)의 직업은 공인중개사 이며, 취미는 좋게 말해서 우연히 마주친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이다. 사무실 출근 준비를 마치고 오늘도 정태는 애완곤충 개미에게 아침인사 후 집을 나서며 영화는 시작된다. 

정태는 매도인 또는 세입자가 부동산 매물을 내놓으면서 출입키를 맡긴 사람들의 집에 몰래 들어가 관찰하는 것을 즐긴다. 그는 직업적 특권을 이용하여 “나쁜 짓은 하지 않는다”라는 나름의 철칙으로 세면대의 물 빠짐 상태를 확인하거나 오래된 전구 갈아주기, 문 이음새 등을 고쳐주고 나오기도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관찰활동이 오히려 선한 행동이라도 되는 것처럼 정당화 한다. 

정태는 매물이 나오면 세입자를 맞이하기 전에 집을 정리 해준 뒤 다 쓰고 버리지 않은 핸드크림, 다시는 읽지 않을 러브레터 등을 프린트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기록물을 만드는 악취미가 있다. 
 
 
빈집에서 사진을 찍은 기록물을 들고 애장품 보관창고로 이동한다. 그곳은 인적이 드물고 재건축 예정 아파트이어서 보통사람들이 찾지 않는 천의 요새 와 같다. 보관창고에 도착한 정태는 질감이 좋은 종이 위에 사진을 덧대어 액자를 만든 다음 해리포터의 비밀의 방과 같은 비밀 화실을 개방한다. 화실에는 족히 수십 채의 집들을 드나들어온 듯 크고 작은 액자들로 채워져 있다. 

44만 팔로워를 자랑하는 그녀는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한 사진이나 값비싼 명품백 사진을 올리며, 보여주기씩 관종행각을 보이고 있는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는 자기의 분수를 모르고 실속이 없이 겉을 화려하게 꾸미는 허영심과 과시욕으로 똘똘 뭉친 29세 여성이다. 자칫 된장녀의 이미지로 비칠까 우려하여 최근에는 유기동물 돌보기, 불우 이웃돕기, 노약자 집에 연탄 나르기 등 봉사활동 사진을 주로 올리면서 분위기 쇄신을 노리고 있다.
 
 
정태가 한소라를 처음 본 건 편의점에서였다.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기 좋아하던 정태는 어느 날, 소시지를 먹으면서 비건 샐러드를 SNS에 올리는 한소라에게 호기심이 생긴다. 그녀의 뒤를 밟아 집을 알아낸 다음 302호 우편함에서 그녀의 이름을 알아낸다. 사무실에 도착한 정태는 그녀의 이름을 검색해 한소라의 SNS를 힘들지 않게 찾아냈지만, 그녀의 집 현관 비밀번호는 알 수가 없었다.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우편번호 등 유추할 수 있는 번호들을 다 눌러봤지만 실패한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인터넷의 지식공유에서 찾아낸 투명필름을 이용한 방법으로 비밀번호 눌른 흔적을 찾아내고자 했으나 그 방법도 실패한다.    

며칠 후 “오 마이 갓……. 그녀가 부동산에 찾아왔다!” 

한소라 집의 현관 비밀번호를 알아내지 못해 답답해하던 차에 그녀가 집을 내놓으려고 한다면서 제 발로 정태의 부동산 중개 사무실에 찾아왔다. 게다가 집 열쇠까지 맡기고 갔으니, 이로써 정태의 고민은 한방에 해결되어 마음껏 그녀의 집에 드나들 수 있게 되었다. 
 
 
관찰 152일째 되던 날, 여느 때처럼 스스럼없이 한소라의 집에 들어갔다가 소파에 축 늘어져 피투성이로 죽어있는 한소라를 발견하고 112에 신고를 하려고 했으나 범인으로 몰릴 것을 우려하여 재빠르게 한소라의 집에서 벗어난다. 누명을 쓸 위기에 놓인 정태는 머리를 써서 뒤늦게 손님과 함께 방문하여 사건 현장을 발견한 척하려고 했으나 그녀의 시신은 온 데 간데없이 사라졌다. 한소라의 시체가 사라진 후 정태는 누군가로부터 동의없이 한소라의 집에 들어갔던 것을 빌미로 협박을 받게 되고, 자신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직접 범인을 찾아야 하는 정태는 한소라의 SNS를 뒤져 주변 인물들을 대상으로 진범을 찾아 나서는데……. 

<그녀가 죽었다>는 최근 개봉한 한국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로서, 나름 철학을 가진 신종 변태 스토커 구정태와 가식의 끝판 개념없는 한소라의 모습이 결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씁씁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주인공 세 사람 이외에도 한소라의 열성팬 이종학(윤병희), VJ 유튜버 호루기(박예니), 형사팀장(박명훈) 등 조연들의 탄탄한 연기력도 너무 좋았지만 결말이 약간 예상 가능해서 큰 반전을 기대하고 보면 실망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어쩌면 조금은 무뎌져 있을지도 모르는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단면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곱씹어 볼 거리를 던져 준 영화 였다.
M스토리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