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팝아티스트로 최초 LG전자 ‘와이드 플래트론’, KT ‘메가패스’, 쌍방울 ‘쿨루션’ ‘샤빌’의 광고모델로 활약했고, KBS ‘재미있는 TV미술관’ MC, YTN Star ‘낸시랭의 S’(패션트랜드 방송) MC, 아리랑 TV ‘Talk Around’ MC, CTS 기독교방송 ‘하와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MC 등 미술계 안팎에서 전방위로 맹활약해 온 낸시랭은 아티스트로서의 가치와 동시에 대중적 인기를 얻은 희소성 높은 예술가라 할 수 있다.
퍼포먼스 작품으로서도 주목받은 족적이 꾸준히 있다. 지난 2003년 베니스비엔날레가 열리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산마르코광장에서 빨간 란제리를 입고 바이올린을 켜는 퍼포먼스로 이목을 집중시켰고, 런던에서 선보였던 ‘유나이티드 킹덤 오브 낸시랭 – 거지 여왕 Beggar the Queen’ 퍼포먼스(2010), 미국 마이애미와 이스탄불 그리고 싱가포르에서 선보였던 ‘스칼렛 Scarlet’ 퍼포먼스(2019)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거침없는 표현과 예술적 활동 동시에 방송인으로서도 존재감을 펼쳤던 낸시랭의 삶에 시련이 닥친 건 지난 2017년 말이다.
평안하고 따뜻한 울타리 같은 가정을 갖고 싶었던 낸시랭은 세상의 여러 의혹과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혼인신고를 강행, 세상을 온통 떠들썩하게 만들며 품절녀가 되었다. 그러나, 믿었던 마음은 산산이 부서졌고,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리벤지 포르노와 폭행을 호소하며 이혼소송에 돌입하게 된다. “모든 시련과 아픔을 극복하고 힘내라”는 목소리와 “어리석음으로 인해 세상이 시끄러웠다”고 질타하는 목소리의 중간에서 낸시랭은 잠시나마 흐트러졌던 자신의 삶을 추스르기 시작했다. 바로 자신의 천직인 예술로 말이다. 사생활에 관심을 갖지 않고 오직 아티스트로서의 비전과 역량에 주목하는 미술계에서는 곧바로 낸시랭의 컴백을 받아들였고, 이렇게 필요충분조건이 맞아떨어지면서 낸시랭은 2019년부터 올해까지 부단히 작품활동을 했다.

“올해 개인전만 3개고요. 그밖에 아트페어라든지 기획전, 그룹전까지 합하면 7개가 넘고 작년 같은 경우는 코로나가 생기기 전이어서 이스탄불 아트페어, 싱가포르 아트페어, 미국 마이애미 아트페어에 초대작가로 가서 저의 신작 스칼렛을 선보이고 페인팅과 퍼포먼스 스칼렛도 함께 게릴라성으로도 핫플레이스에서 퍼포먼스를 펼치고 또 아트페어장 안에서 오프닝 때 공식적으로 펼치고 그랬어요”
M스토리와 만난 낸시랭은 그간의 스케줄들을 쏟아내듯 줄줄 나열했다. 아무리 베테랑 작가라해도 1년에 1번의 개인전을 여는 것도 힘든데 무려 3회의 개인전을 해내는 낸시랭. 작가로서 자신의 자리를 되찾기 위한 일념도 원동력이 되었지만 무엇보다 삶의 의지를 잃어가는 많은 여성들에게 작품으로 희망을 주고 싶어 가열차게 작품 활동을 했다고 털어놨다.
“어느 분이 제게 그러더군요. 낸시랭의 가장 큰 죄가 뭔지 아느냐고. 바로 속은 죄라고 해서 저도 많이 공감하고 아프고 그랬습니다.”
지난 해부터 오는 11월까지 낸시랭이 선보이고 있는 작품이 스칼렛 시리즈로 이는 롤랑 조페 감독의 영화 ‘주홍글씨’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주홍글씨’라는 제목이 영문으로 ‘The Scarlet Letter’인거에요. 스칼렛이라는 이름이 여성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사전적으로 찾아보면 채도가 매우 높은 빨간색이라고 나와요. 그래서 ‘낙인 찍히다’라는 의미가 있는데. 저는 어느 순간부턴가 전 세계 여성들이 겪고 있는 불합리한 고통, 가정 폭행부터 리벤지 포르노 협박, 이혼 등 고통으로 불합리한 사회적 관점과 그 지위와 직분에 있어서 여성들이 갖게 되는 그런 아픔과 고통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을 해오고 있고 그게 바로 저의 캔버스 유화 작품 스칼렛이고, 또 퍼포먼스 작품 스칼렛이에요”

지금까지 펼친 작품의 메시지를 설명한 낸시랭은 내년에는 보폭을 크게 넓혀 뉴욕이나 영국 등 세계적으로 저명한 갤러리에서의 초대전을 목표하고 있다고 2021년의 계획까지 덧붙였다. 주위에 바이크를 타는 지인들이 있다보니 평소 바이크에도 관심이 있었다는 낸시랭. 기회가 주어진다면 바이크 브랜드와 아트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이미 제가 예전에 패션브랜드와 아트 콜라보를 했구요. 그래서 어코드 백을 론칭했었고. 캐딜락이라는 브랜드 차량과도 퍼포먼스를 함께 하면서 아트 콜라보를 보여서 작품들 보이고, 같이 홍보 마케팅을 했는데, 바이크 같은 경우는 아직 한 적은 없어요.”
낸시랭은 바이크와의 아트 콜라보레이션은 물론 직접 타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겨 자신과 잘 맞을 듯한 바이크들도 들여다보고는 한다고 전하며 오는 11월 자신의 마지막 전시회에서 M스토리와 다시 만나기를 희망했다.
“진산 갤러리에서 낸시랭 초대전을 11월 3일부터 11월 27일까지 거의 한 달 동안 선보입니다. 바이크를 타고 와서 감상하시는 건 어떨까요? 관심 많이 갖고 보러 와주세요. 그리고, 안전하게 멋있게 바이크를 타는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촬영했습니다.
*장소제공: 수잔나의 앞치마(서울 중구 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