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정부가 이슬람공화국 설립 이후 처음으로 여성이 이륜차를 탈 수 있게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국영 언론 등에 따르면 이란 내각의 유일한 여성 관료인 엔시에 카잘리 여성가족부문부통령이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각료회의 이후 언론을 통해 “우리는 여성을 위해 이륜차 면허 취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또한 “법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국회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법안의 초안을 작성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란 정부는 여성이 수송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공화국이 건국된 이후 여성이 이륜차를 운전하는 것이 사실상 금지되어 있다. 여성이 이륜차를 운전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은 없지만 여성이 이륜차 면허를 취득할 방법이 없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몇 년 전 여성이 이륜차와 자전거를 타는 것은 타락을 확산할 수 있기 때문에 금지돼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란 여성들은 오랫동안 이륜차 면허증을 취득할 권리를 얻기 위해 정부에 지속적으로 법개정을 요구해왔다. 이란에서 여성이 이륜차 면허를 취득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만 이륜차를 타는 여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모터사이클연맹은 2016년부터 여성 라이더가 연습용 서킷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했으며, 2019년부터는 여성 모터사이클 경주가 열려 여성 선수들이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이란의 여성 라이더 마리암 탈라이는 “남자가 운전하는 이륜차에 여성이 동승자로 타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여성이 운전석으로 이동하면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며 이란의 상황을 설명했다.
최근 이란에서는 여성 인권 회복과 개혁에 대한 요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2년 마흐사 아미니 씨가 히잡을 잘못 착용한 혐의로 경찰에 끌려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 이후 ‘여성, 생명, 자유’라는 구호 아래 전국적인 시위가 벌어졌으며, 여성 인권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