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모빌리티쇼 2023’이 지난 10월 25일 언론을 대상으로 한 사전 공개를 시작으로 11월 5일까지 도쿄 빅사이트서 개최됐다. ‘재팬모빌리티쇼’는 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인 ‘도쿄 모터쇼’의 새로운 이름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모빌리티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재팬모빌리티쇼는 코로나 19이후 4년 만에 열리는 모터쇼다. 국제적인 탈탄소 규제 강화 흐름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와 수소차 등 무공해 차량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자동차 산업계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차량에 집중하는 등 그동안 전기차와 수소차 등 무공해 차량으로의 전환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인상을 줬다. 무공해 차량 전환에 일본 기업이 뒤처지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이번 모터쇼에서 다양한 이동수단을 포괄하는 모빌리티를 전면에 내세우고 전기와 수소 연소 엔진 등 다양한 무공해차 기술을 공개했다.
일본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재팬모빌리티쇼 2023에는 자동차와 이륜차, 모빌리티 등 475개의 기업과 스타트업, 단체 등이 참가했다. 2019년 도쿄 모터쇼 참가 기업 192개 업체와 비교해 참가 업체수가 대폭 증가했다. 이륜차 분야는 일본 이륜차 제조사 4사인 혼다와 야마하, 스즈키, 가와사키가 참여했으며, 상용 전기삼륜차를 주력으로 하는 신생 제조사인 aidea도 참여했다.
일본 이륜차 제조사 4사는 차세대 모빌리티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지만 저마다의 특색을 보였다.
혼다는 일본 이륜차 제조사 4사가 표준으로 정한 교환식 배터리 표준인 ‘혼다모바일파워팩 e:(이하 MPP e:)’ 주도적으로 개발한 업체답게 MPP e:를 사용하는 전기이륜차 콘셉트 모델을 공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혼다가 그리는 교환형 배터리 생태계를 엿볼 수 있는 전기삼륜차와 전기소형굴삭기, 경형전기차, 선외기, 이동형 전력공급장치 등 폭넓은 사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한 전기이륜차뿐만 아니라 독창적인 전동 모빌리티를 다수 제안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야마하는 장애가 있어 몸이 불편하거나 이륜차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이라도 안전하게 이륜차를 탈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한 콘셉트 모델을 비롯해 전동 모빌리티가 단순한 이동 수단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라이더에게 어떠한 즐거움을 줄 수 있는지, 인간과 기계의 교감 등을 보여줬다. 또한 탈탄소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전동화 이외의 다른 옵션으로 수소 연소 엔진을 제안했다.
스즈키는 고령화 사회인 일본의 현실을 반영해 차량 무게가 가볍고 누구나 손쉽게 다룰 수 있어 힘이 약한 노인도 쉽게 다룰 수 있는 전기이륜차와 함께 다양한 형태와 구동방식을 갖춘 퍼스널 모빌리티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탈탄소 시대에 대비한 모델로 배터리 교환형 전기이륜차와 수소 연소 엔진을 적용한 스쿠터 등도 공개했다.
가와사키는 타사와 달리 콘셉트 모델을 전시하지 않고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과거 모델 전시와 함께 지금 판매 중이거나 개발을 마지고 곧 판매 예정인 양산 모델을 중심으로 전시한 것이 특징이다. 쿼터급 클래식 바이크 신형 모델과 닌자 40주년 기념 모델 등 내연기관을 월드 프리미어해 눈길을 끌었으며, 하이브리드 이륜차와 배터리 교환형 전기이륜차 등 친환경 모델도 함께 전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