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통시장의 변신은 무죄

M스토리 입력 2023.11.01 10:52 조회수 2,743 0 프린트
 
 
 











조금 지난 이야기지만 추석 연휴기간 인상적인 것이 있어 소개할까 한다. 올해 추석연휴는 굉장한 연휴기간을 우리에게 선사했다. 필자도 긴 연휴기간을 이용하여 오랜만에 근교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강화도를 거쳐 석모도에서 하루 숙박하고, 교동도, 다시 강화도를 통하여 나오는 일정이었다. 필자가 다녀온 노선은 모두가 알다시피, 간조 때가되면 시커먼 뻘이 시야의 끝까지 펼쳐지고, 물이 차더라도 누런 황톳물이다. 심지어 추석은 '사리'이기 때문에 물살까지 빠르기 때문에 섬뜩함을 느끼게 할 지경이다. 그러나 추석을 전후하여 시작되는 우리니라의 가을은 많은 것을 다르게 만들어준다. 숨이 턱 끝까지 차게 만들었던 더위가 사라지고, 상쾌한 바람이 불어온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니 따가운 햇살은 애교다. 그렇다. 라이딩하기 좋은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초지대교, 석모대교, 교동대교를 넘는 라이더들이 눈에 들어온다. 가는 길마다 코스모스가 피어있고, 경치는 가슴을 뚫어준다.

여행의 끄트머리에 들른 교동도에는 옛 모습을 간직한 대룡시장이 있다. 옛날만큼 인심이 후하다거나, 시골시장이니 한가하리라는 그런 기대를 하기에는 이제 너무 유명해졌지만, 그래도 그런 옛 모습이 좋다. 왠지 전통과 현재를 잇는 가교와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그곳에서 눈이 번쩍 뜨일 만큼 아주 반가운 것을 목격했다. 너무 반가워서 사진으로 담아왔다. 바로 오토바이 전용주차장이라는 간판과 주차되어있는 이륜차들이었다. ‘이런 시골 전통시장에 오토바이 전용주차장이라니’라는 반가운 마음과 동시에 아이러니한 느낌이었다. 

필자는 본지에서 이륜차의 주차문제에 대하여 논한적이 있다. 이륜차도 주차장의 주차칸 하나를 차지할 법적 권리가 있음을 논하였으며, 법에서도 이륜자동차라고 표현하는 만큼 이름만 자동차로 표기하지 말고 자동차 대접 좀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했었다. 또한 이륜차의 전용주차구획이 아니더라도 어딘가에 공간만 마련해 줘도 여건은 좋아질 것이라 생각하였다. 실재로 대룡시장의 주차공간은 쾌적하였다. 공용주차장에는 이륜차가 없어 승용차와 화물차량들이 마치 블럭을 조립한 것처럼 주차되어 있었으며, 이륜차들은 전용주차공간에 늘어서 있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한때 대형마트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지역상권의 문제가 대두된 적이 있었다. 지역 전통시장이 무너지는 원인으로 대형마트가 지적되었으며, 지자체 조례로 대형마트들의 영업시간과 휴일을 지정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여 적용하였지만, 그렇다고 전통시장이 살아나지는 않았다. 당시에 필자는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잘못 분석한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였다. 

국내의 유통구조 상 소매점들의 집합체라 할 수 있는 전통시장이 대형유통마켓을 지향하는 마트와 경쟁상대라는 것과 싸고 좋은 물건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마트가 휴일이니 전통시장으로 가라는 것은 대단한 아이러니이기 때문이다. 자유경쟁체제인 국내에서 정책의 과도한 개입이라는 생각이었다. 오히려 전통시장이 생존할 수 있는 자구책 마련이 우선이라 생각했다. 전통시장은 좁고, 주차도 불편하며, 비위생적인 곳도 많다. 전통시장의 장점은 재미와 인심이다. 단점의 보완도 필요하지만, 대형유통시스템 보다 좋아 질 수는 없다. 따라서 장점을 살리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최근 유명요리연구가가 예산에 시도한 전통시장 살리기는 아주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다. 라이딩하기 좋은 지역에, 이륜차 전용 주차장이 있으며, 놀거리, 먹을거리가 풍족한 전통시장은 누가 생각해도 좋은 관광아이템 아닐까? 물론 상세한 컨텐츠는 지역특색에 맞추어 만들어져야겠지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동도의 대룡시장은 규모는 작지만 필자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독자들에게 날씨 좋은 가을 주말에 이륜차 전용주차장이 있는 전통시장으로의 라이딩 계획을 조심스레 권해본다. 또 라이딩이 아니면 어떠한가? 가족과 함께 주말 드라이드 또한 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라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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