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준 이동준 ‘덩크왕’ 형제가 바이크에 빠진 이유는?

백현주 교수/방송인 입력 2020.09.01 10:52 조회수 6,456 0 프린트

농구 코트는 열정과 젊음의 혈기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장소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그곳에서 펼쳐지는 역동적인 경기들을 보고 응원하며 많은 이들은 청춘 시절을 보내곤 한다. 200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젊음의 스포츠를 리드하며 프로 농구계에 한 점을 굵게 찍은 스타 선수들이 있었으니 바로 이승준 이동준씨다. 두 사람은 형제로 걸출한 실력과 더불어 잘생긴 외모로도 늘 화제의 중심에 서 있었다. 남성 팬들은 물론 여성 팬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두 사람은 같은 부모에게 태어나 같이 농구의 길을 걸었고, 둘 다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으로 단일 국적을 취득하며 국가대표로 활약을 하기도 했다.  현역으로 뛰는 내내 농구 선수로도 인정받았음은 물론 덩크왕 상을 수상했던 것도 똑같은 형제의 이력이다. 뿐만 아니라 또 하나의 공통점은 바로 바이크를 좋아하고 즐겨 탄다는 점이다.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두 사람은 유쾌한 성격의 소유자여서 더 매력이 넘쳤다. 인사를 나누자마자 키에 대한 감탄을 표현하는 필자에게 이동준씨는 “형은 205cm고 저는 201cm에요. 제가 좀 작죠”라고 집안 내력이 장신임을 소개했다. 이어 자신들의 아버지는 208cm라 집안에서 아버지가 제일 크시다는 말에 농구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궁금증이 발동했다. 주한미군 출신이기도 한 아버지는 젊은 시절 농구선수였다고 한다. 이동준씨는 “지금은 자랑스러워만 하시지만, 어렸을 때는 시애틀 집 마당에 농구 골대를 설치해두고 형이랑 저를 가르쳐 주셨어요. 저희 팀들 가르쳐주기도 하셨고요 ”라며 어릴 때의 추억을 전했는데, 이어 이승준씨는 “그래서 서로가 현역에서 경기 중 맞붙었을 때는 수비수로 가장 힘든 상대였어요. 같이 연습하며 자랐으니까 눈빛만 봐도 어느 방향으로 갈지 다 알거든요”라고 두 사람만이 경험할 수 있었던 독특한 경기의 추억도 덧붙였다. 형제가 최다득점 기록을 휩쓸 때 일각에서는 형제니까 손발 맞춘 거 아니냐는 궁금증을 가질 정도였지만, 어릴 적부터 같이 연습하며 자란 터라 서로가 서로에게는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셈이다. 

이승준 이동준 선수는 농구 코트에서는 강력한 라이벌이자 선의의 경쟁자였지만 바이크에서 만큼은 둘도 없는 단짝 친구다. 몇몇 동호회에서 러브콜을 받기도 했지만, 아직은 둘만의 바이크 라이딩이 좋다고 한다. 종종 한다는 둘만의 바이크 여행에서 인상적이던 명소는 어디였을까? 

“한번은 광주에 외삼촌이 계시니까 광주로 해서 해안도로 따라서 부산을 가려고 했는데 방향을 틀어서 지리산으로 갔어요. 거기에서 오르막이 많으니 좀 지치고 피곤했을 때 한숨 자고 나와서 먹은 산수유 막걸리를 잊을 수가 없네요” 

이동준씨가 “산수유 막걸리에 파전을 먹으며 형이랑 기울이던 한 잔이 제일 좋았다.”고 하자 이승준씨도 “보성도 좋았어요. 거기 녹차 밭을 갔었는데 음식이 다 녹차로 만든 거였거든요. 그중에서 녹차 칼국수 진짜 맛있었어요. 서울에서는 그런 음식 없어요”라며 여행의 추억을 보탰다.  바이크를 즐겨 타는 이유는 세상을 둘러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승준 이동준 형제.  용인에서 숙소 생활을 할 때도 서울의 복잡함 때문에 경치를 느끼지 못할까봐 아래로 내려가 오산 평택 등지에서 한적하게 라이딩을 하며 형제애를 돈독히 하고는 했다고 전했다.  반면 바쁘게 지방을 오가야 할 때 바이크 타는 사람들의 불편함도 털어놨다.  두 형제는 현역으로 활동하며 미국 뿐 아니라 유럽, 싱가포르, 호주, 폴란드, 남미 등지에서 생활하는 동안에도 바이크를 탔었는데 그곳에는 고속도로에도 바이크 전용도로가 있어 좀 더 편하게 일상에서 바이크를 활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해외 생활을 하고 한국으로 귀화해 생활하게 된 초창기에 외국과 다른 우리나라의 법규를 몰라 겪었던 일화를 털어놓기도 했다.  한국 생활 초반에 이동준 선수는 어느 날 바이크를 타고 고속도로에 진입하게 되었다고 한다. 

“진짜 몰라서 겪었던 경험이에요. 누가 사진을 찍었어요. 이후 통지서가 온 거죠. 경찰서 가서 ‘고속도로에서 바이크를 왜 못 타요’라고 물었죠. 게다가 무면허라는 거에요. 거기서 경찰관이 저희가 미국에서 살다 와서 몰랐던 걸 참고해서 알려 주셨어요. 장단점 다 있는 거 같아요. (바이크로) 고속도로 못 타서 국도로 우회하니까 경치 즐기려면 국도가 최고죠. 그런데 어떤 때 부산을 가야 하는데 빨리 가야해 그런데 돌아서 가야 하니까 불편할 수 있죠. 솔직히 왜 그런 규칙(고속도로에 바이크 전용도로 없는 점)이 있는지 잘 이해가 안 되죠. 또 미국은 운전은 다 한가지 면허증에 포함되어 있으니까 그걸 겪고 나서 바로 한국 바이크 면허증을 다시 땄어요.”

그 일을 겪은 뒤 그 누구보다 법규와 질서를 모범적으로 지키며 라이딩을 하는 이승준 이동준 선수는 서로의 안전을 위해 꼭 둘이 함께여야만 바이크를 탄다고 한다. 헬멧의 블루투스로 서로의 시야를 먼저 확보해주면서 안전 속도를 유지하며 타기에 무사고라고 그 비결도 공개했다. 가을이 되면 제주도로 가서 바이크로 일주하며 맛집 투어를 하고 싶다는 이승준 이동준 형제. 결혼을 계획하고 있는 이승준씨와 두 아이의 아빠가 되어 육아에도 힘 쏟고 있는 이동준씨가 일상을 잠시 뒤로 하고 제주도 바이크 여행을 떠나는 날 M스토리도 함께 떠날 것을 기약하고 두 사람의 바이크 스토리를 매듭지었다.    

 

장소제공: 수잔나의 앞치마
(서울 중구 소재)

백현주 교수/방송인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