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9월을 맞이하며 광복절을 되새긴다

M스토리 입력 2020.08.31 14:44 조회수 4,540 0 프린트
이진수 발행인

유난히 길고 큰 상처를 남긴 장마도 지나고 어느덧 청명한 하늘과 쾌청한 날씨 라이딩을 즐기기 좋은 계절인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라이더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가을이 찾아오고 있지만 문득 지나간 광복절과 이륜차 업계를 생각하니 가슴이 무겁게 내려앉는 기분이다.
지난해 7월 일본의 소재·부품 산업 수출 규제로 촉발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단발에 그칠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을 깨고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불매운동이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덕분이었다. 올해 7월 일본산 소비재 수입액은 2억5257만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23.4% 감소했다. 특히 맥주와 자동차 등의 일본산 소비재의 수입액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산 맥주 수입액은 1년 전과 비교해 84.2% 감소했으며, 일본산 자동차는 51.6% 감소하는 등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이륜차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타격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호황을 맞고 있다. 올해 7월 일본산 이륜차 수입액은 537만4000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228.6% 증가했다. 반면 수십년간 국내 이륜차 시장 1위를 지켜온 대림오토바이는 혼다에 1위를 내준 것도 모자라 매각을 앞두고 있고 KR모터스도 판매량이 크게 감소하는 등 국내 이륜차 제조사들의 존재감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고 이륜차를 이용한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배달용으로 인기가 높은 혼다의 PCX와 야마하의 NMAX 등의 이륜차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이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수개월 전부터 대리점들이 본사에 차량 대금을 입금하고도 주문한 수량만큼 차량을 받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혼다 본사에서 배짱을 부려도 없어서 못 팔 정도이니 웃지 못할 현실이다. 혼다는 국내 이륜차 시장에 진출한 이후 역대 최고의 실적을 거뒀지만 국내에서 거둔 이익의 대부분은 배당 형식으로 일본 혼다 본사로 빠져나간다. 다른 기업과 달리 기부나 사회공헌에도 인색하다. 2018년 회계연도에는 한 푼도의 기부금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2019년 회계연도에는 아예 기부금 항목을 빼고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야마하는 또 어떤가? 2017년 불거진 트리시티 차대번호 조작 사건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사과 또한 하지 않았다. 2014년 태국에서 생산된 트리시티 재고품을 차대 번호를 갈아내고 2017년식 차대번호를 새긴 금속판을 용접해 판매한 것이 드러났지만 검찰로부터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1945년 8월 15일 일제로부터 해방된지 75년이 지났다. 우리나라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첨단산업과 제조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것에 그치지 않고 이제는 문화 강국서의 면모도 갖추고 있다. 또한 코로나 19를 성공적으로 방역해 K-방역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국가의 위상이 높아진 시점이다. 그러나 이륜차 분야만큼은 일본의 그늘에서 벗어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더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1년 이상 강력하게 이어지고 있고, 1990년대 이후 날로 시장 규모가 축소되던 국내 이륜차 시장이 코로나 19인한 언택트 문화 확산으로 이륜차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절호의 기회를 국내 이륜차 제조사들이 살리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제품을 살펴보면 대부분 대체제가 있는 제품이다. 일본제품 불매 운동에도 불구하고 일제 이륜차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국내 이륜차 제조사가 대체재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 한 원인일 것이다. 국내 시장에 안주한 채 기술 개발을 등한시 하고 이륜차가 도로 위에나 관리제도 상에서 자동차의 서자가 아닌 교통수단의 하나로 인정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했으나 그러지 못하는 등 뼈아픈 실책이 이어졌다.
국내 제조사들이 분발해 미래에는 이륜차 분야도 일본의 그늘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때가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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