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조 조현의 바이크 리뷰] 진정한 전천후 멀티퍼포즈 어드벤쳐 허스크바나 ‘노든 901’

M스토리 입력 2023.07.17 13:20 조회수 3,241 0 프린트
 

오프로드의 명가 허스크바나에서 필렌 시리즈로 온로드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더니 거기에 본래 주특기를 얹은 멀티퍼포즈(듀얼 퍼포즈) 장르의 노든 901을 만들었다. 허스크바나에서 노든 901의 장르를 ‘익스플로러, 트레블’로 명칭을 지정했지만 보편적인 관점에서 보면 BMW의 GS 시리즈나 트라이엄프 타이거 시리즈로 대표되는 멀티퍼포즈 또는 어드벤쳐 장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인기 있는 장르에 속하기 때문에 타 메이커의 대체 모델들 많이 출시되어 있고, 또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멀티퍼포즈의 홍수 속에 노든901 은 고유한 영역을 형성하여 전 세계 적으로 4500여대를 판매(2023년 6월 기준)하며 선전하고 있다.

대중적이라 흔하다고 볼 수도 있는 장르에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뭘까?
노든 901을 멀티퍼포즈의 신선한 바람으로 만들어준 주요한 특징들을 살펴보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우선, 디자인이 준수하다. 멋지거나, 이쁘거나, 세련되었다는 느낌이 아닌 말 그대로 ‘준수한’ 느낌이다.

80년대 할로겐 램프가 떠오르는 원형 헤드라이트나 대각선으로 쭉 뻗은, 마치 말이 앞발을 들고 포효하는 형상의 페어링. 유려한 곡선을 자제하고 필요한 부분만 조각한 전체적인 쉐이프는 화려하진 않지만 단순해 보이지 않고, 간단해 보이지만 질리지 않고 자꾸 눈이 가는 ‘준수한’ 매력이 있다. 최근 유행을 이끄는 네오 레트로 디자인의 멀티퍼포즈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좀 더 와 닿을 수도 있다.

그리고 다카르 랠리용 머신들의 페어링 과도 닮아있다. 랠리 머신과 닮아있다는 점이 이 모델의 아이덴티티를 설명해주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노면에 상관없이 먼 거리를 달릴 수 있게 만든 머신. 이것이 랠리 머신의 가장 기본적인 목표인데, 이러한 목표를 제대로 실현한 양산형 모델이 노든 901이다.

멀티퍼포즈는 온‧오프로드를 다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잘못하면 둘 다 어설퍼서 이도 저도 안되는 스트레스 받는 주행이 될 수도 있다. 최근 모델들이 오프로드 쪽에 집중하며 온로드 주행능력이 불안하거나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에 반해 노든901은 21인치의 대형 프론트 휠, 즉 제대로 오프로드를 주파하겠다는 큰 사이즈의 프론트 휠을 채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온로드 주행 안정성이 상당히 좋다. 아마 온로드 지향으로 개발된 WP사의 APEX 서스펜션과 한계치까지 껌딱지처럼 달라붙어 안정감을 주는 특성의 피렐리 타이어가 순정으로 장착되어 시너지를 제대로 내고 있다고 느꼈다.

105마력에 100Nm 엔진출력은 부족하지 않다. 그보다 3000rpm부터 꾸준하게 밀어주는 풍부한 토크가 손발이 바쁜 상황에서 기어변속하는 고민과 수고를 상당 부분 덜어준다. 온로드는 물론 오프로드의 언덕을 올라갈 때도 편하다. 다만 출발 시 극저속 토크가 약한 감이 있어 스타트 할 때는 스로틀과 클러치 조작을 부드럽게 놓는데 신경 써야 하는 것이 단점이다. 또한 약간 걸걸거리는 순정 배기음과 엔진 진동이 조금은 신경 쓰인다.(이건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들을 제외하면, 쾌적한 라이딩을 하는데 대부분 부족함 없이 장점으로 다가온다.

오프로드 주파 성능은 말할 것도 없다. 앞에서 이야기한 21인치 대형 프론트 휠은 요철이나 장애물을 제대로 넘어갈 수 있게 해주고 조금 과장해서 경량 엔듀로 바이크 같은 주파 능력을 보여준다.
제주도에서 2박 3일 시승을 했는데 길을 잘못 들어서 도로가 끊기면 그대로 임도나 오프로드를 달려 말 그대로 전천후로 어디든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볼 수 없는 황홀한 풍경들을 보게 된 것은 또 하나의 선물이었다.

에프터마켓 서스펜션의 퀄리티를 보여주는 WP APEX 서스펜션이 꿀렁꿀렁하기 쉬운 긴 프론트 포크의 움직임을 적절하게 잡아주어 부드러우면서도 끝은 단단해서 버텀치며 프론트가 미끌어지는 상황을 최소화 시켜준다. 이는 심리적 안정감으로 이어져 온로드는 물론 오프로드에서도 좀 더 적극적이고 안정적인 브레이킹을 가능하게 해준다.

오프로드에서 자주 사용하는 리어 브레이크는 오프로드 모드 변경 시 ABS 작동도 적절하게 조절해주어 의도한 리어 슬라이드도 크게 방해하지 않는다.

깔끔하고 시인성 좋은 컬러 계기판도 장점 중 하나다. 좌측의 메뉴 버튼으로 간단하고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고, 심플하면서 눈에 한 번에 들어오는 컬러 배치로 노든 901의 스마트한 디자인과 이미지에 힘을 더해준다.

단 한 대의 바이크로 캠핑과, 적당한 오프로드, 온로드 투어, 장거리 혹은 전국 투어 등 노면 가리지 않고 모두 적용 가능한 모델을 고르라면, 그것도 2000만원 초반대의 이하의 가격 조건까지 붙는다면 나는 내 마음 속 두 개 모델 중 한 가지로 노든 901을 꼽을 것 같다.
by. 조현
M스토리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