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에 거는 기대와 우려

M스토리 입력 2020.07.30 16:37 조회수 5,431 0 프린트
이형석 한국오토바이정비협회장
 

최근 AJ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림오토바이 인수에 나섰다. 일반 국민들에게는 무덤덤한 발표일 수 있겠지만 이륜차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이번 발표는 일대 변혁이고 대사건이다. 
국내 최대 이륜차 제조기업이 매각된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충격이겠지만 대림이 우리나라 이륜차 시장에 미친 영향들을 고려한다면 일대 변혁이 일 수 있다는 것 즈음은 전문가가 아니라도 이륜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떠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이륜차 업계가 이번 대림매각과 관련해 유독 주목하는 것은 90년대 이후 빠른 속도로 시장이 감소해 가고 있는 이 시점에 국내 유일의 제조사를 AJ가 인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새롭게 인수를 결정한 AJ가 대림의 기존 유통망을 통해 국내 이륜차 시장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이륜차 시장은 르네상스시대를 맞느냐 아니면 제2의 암흑기를 맞을 수 있다. AJ는 대림처럼 이륜차를 제조하거나 유통한 경험이 전무 하다는 점을 떠 올린다면 과연 이륜차업계를 중흥기로 이끌 수 있을까 하는 목소리도 지나친 우려만은 아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AJ가 새롭게 이륜차 시장에 뛰어든 것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AJ의 등장은 제조시장에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사실 그동안 대림의 아성을 위협했던 것은 이륜차에 대한 수요의 위축보다는 배달시장을 중심으로 급속히 변해가는 수요패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장변동요인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시장에 맞는 제품 개발은 물론이고 소비를 주도적으로 이끌 신 모델 개발이 없었던 점은 오랜 시간 국내 시장을 이끌었던 대림으로서는 뼈아픈 부분이다.  이 점은 AJ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새롭게 출사표를 던지는 AJ입장에서는 이러한 점을 결코 간과 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시선으로 기존 제조시장을 냉철히 재평가하려 할 것이고, 제조의 효율성과 상품가치의 극대화를 위해 제조라인에 전면적인 혁신을 꾀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AJ의 이륜차시장 진출은 기존유통망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림대리점을 중심으로 유통했던 기존 방식에서 시장 확대를 위한 새로운 영업 전략이 더해 질 것이다. 기존 대림 대리점은 7-80년대부터 해오던 영업방법을 아직도 고수하고 있다. 그저 이륜차 시장의 특성이 그러하니 오랫동안 써 왔던 방법이 최선이라는 식이다. 
하지만 AJ는 결코 이 방법에 안주하지 않을 것이다. AJ는 유통에 일가견이 있는 기업이다. 따라서 어제 이렇게 했으니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같은 방식으로 하겠다는 기존 영업방식을 그냥 팔짱을 끼고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시장이 배달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것을 AJ 역시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대림 대리점에만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렌트카와 리스의 경험을 최대한 살려 영업의 보폭을 최대한 넓힐 것이다. 바로 여기에 새로운 희망과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도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AJ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우려의 목소리 역시도 만만치 않다. 90년대를 기점으로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왜 AJ가 이륜차 시장에 뛰어들었겠냐 하는 점이다. 그것은 바로 배달시장에 주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정설 아닌 정설이다. M&A관련해 보도한 언론에 따르면 AJ는 자신들의 렌트카 사업을 매각해 마련한 2,800억으로 지난해 매출 700억을 기록한 대림을 5-600억원에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에 비해 다소 낮은 금액으로 대림을 매입한 것이다.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위축되고 있는 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시장이 있다고 판단했기에 매출에 비해 낮은 금액으로 성사가 되지 않았겠냐는 하는 유추가 가능해 진다.
그렇다면 AJ가 주목하는 블루오션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배달시장일 것이다. 이륜차판매에 대다수를 차지하는 영업용 이륜차중 최근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배달용 이륜차에 AJ의 시선이 집중된 것이다. 여기에 대림의 전국 영업망을 바탕으로 렌트와 리스시장을 공략하고 최근 대림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전기이륜차 시장에 집중력을 높인다면 영업측면에서는 성공을 할 것이라는 계산일 것이다. 이를 부정할 수도 또 잘못된 계산이라고 결코 말할 수 없지만 업계의 우려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륜차 업계를 이끌며 공헌을 해온 대림의 업적을 뒤로하고 오직 수익만을 고집하면서 투자가 많이 되는 제조라인을 버리고, 신제품 개발도 버리고 오직 유통에만 주력한다면 아마 우리 이륜차업계는 악몽 그자체가 될 것이다. 가격만을 고집하며 중국산 저가형 이륜차 유통이 대다수를 이루는 작금의 시장에서 새롭게 출발할 AJ마저 저가형만을 앞세우게 된다면 우리의 안방을 외국산에 내주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거시적인 고민 없이 잘하는 렌트와 리스시장 공략에만 고집하고 확장일로를 걷고 있는 배달용 이륜차 유통에만 주력한다면 단기 효과는 볼 수 있겠지만 중흥을 꿈꾸는 업계로서는 희망 불씨를 놓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무엇인가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늘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하는 법이다. 이번 AJ의 시장진출을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도 우려와 희망의 목소리가 공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대림이 그동안 업계를 위해 공헌했던 사회적 무게감을 AJ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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