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근사한 탈출구

M스토리 입력 2023.06.01 15:32 조회수 1,764 0 프린트
 
 











지난 회차에서 필자는 용인의 스피드웨이와 유사한 이륜차 전용 고속주행 트랙을 만들면 어떠할까 하는 생각으로 글을 마무리 지었다. 그 후 우연치 않게 국내에서도 이륜차를 위한 트랙데이가 종종 개최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트랙데이란 팀이나 기업이 트랙을 며칠 정도 임대 한 후 참가자를 받아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모터스포츠 저변이 넓은 구미권에서는 보편화된 트랙 이용방식이라고 한다. 필자가 확인한 바로는 M타이어 브랜드의 대리점과, D오토바이 국내지사 등을 비롯해 이륜차와 관련 용품 업체들이 이벤트성으로 주최하는 트랙데이가 있었다. 

두 트랙데이가 다 이륜차 전용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알아주는 영암과 태백의 트랙을 임대하여 개최되었으며, 올해 이미 M타이어가 주최하는 트랙데이는 기 진행이 되었다. 이 트랙데이는 대회라기보다 이벤트 성격이 강하여 주최 측이 제한을 거는 경우가 있는데 이 M타이어 사의 경우가 그러했다. 자사 브랜드의 제품을 부착한 라이더에 참가자격을 부여하며, 신제품의 홍보성격을 띄고 있었다. 반면 특별한 참가자격을 두지 않는 경우도 있었는데, D오토바이의 경우였으며, 라이딩, 정비 등의 교육을 겸하였다. 무엇이 되었든 라이더들에게는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반면 금번 회차의 서두에 언급한 이륜차 전용 트랙은 국내에 실존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본지를 통하여 독자들께 사과하고자 한다. 비록 필자가 생각하는 그런 근사한 트랙은 아니지만, 라이딩 교육과정을 주로 하는 이륜차 전용 트랙이 경기도 연천에 있었다. 사실 확인을 하지 못하고 글을 쓴 필자의 잘못이다. 현장을 답습하지 못하여,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재미있어 보이는 시설이었으며, 코스를 소개하는 동영상도 있었다.

경험있는 강사진을 보유하여, 코스에 대한 강습과, 라이딩에 대한 강습을 겸하고 있어, 주먹구구식으로 몸으로 체득해온 기술들을 보다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 보였다. 물론 많이 아쉬운 점들도 많이 보인다. 필자가 상상하던 전용 트랙은, 라이더들이 마음껏 달릴 수 있는 긴 직선로와, 가족 단위로 방문하여 구경할 수 있는 제반시설, 즉 식당, 숙박, 오락 거리 등이 있으며 접근성이 좋은 그런 근사한 트랙을 상상했었지만 아직 그정도 규모에는 미치지 않았다.

이 곳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며, 이율배반적인 생각이 필자의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다. 우리나라에 그래도 있을 것은 다 있구나 하는 생각과 한편으로는 이정도 수준으로 밖에 즐길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이딩의 즐거움이 속도감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마음 놓고 풀스로틀을 당겨볼 수 있는 곳에 대한 아쉬움과, 레포츠로 자리 잡기 힘든 여건에 대한 아쉬움에 안타깝다.

제도적으로 라이더가 누리던 무언가를 제한하려 한다면 한편으로 라이더의 욕구를 해소할 탈출구를 마련해 주는 것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병법에도 포위 시 탈출구를 열어줘야 아군의 피해가 적다고 한다. 나날이 좋아지는 바이크의 성능은 인간의 질주본능을 자극하고 있지만, 고속도로 진입금지(물론 고속도로에서 과속은 위험하다), 과속금지, 후방카메라 등으로 점차 규제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면 탈출구 없는 포위를 당하는 느낌이다. 지킬 것은 지켜야겠지만, 어딘가에 근사한 탈출구 하나쯤은 있었으면 좋겠다.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쉬운 도심지 인근,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테마파크 형태로 조성하기에는 무리겠지만, 이미 테마파크로 구성되어있는 어딘가에 추가하는 것은 어떨까?

날씨 좋은날 가족과 함께 나들이로, 이런 테마파크를 방문해서 구경하고, 배우고, 즐기는 기회를 가지는 것은 그것 자체로 놀이이며, 교육이다. 그런 기회를 통하여 우리는 미래를 설계하며, 우리의 아이들이, 미래의 라이더들이 조금 더 안전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이제 필자는 또다시 꿈을 꾸러 간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꿈이다. 

그 꿈에서 필자가 상상한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M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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