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조 조현의 바이크 리뷰] 범접하기 어려웠던 하야부사… 기존 보다 친절해진 3세대

M스토리 입력 2023.06.01 15:04 조회수 2,860 0 프린트
 

하야부사, 이 이름을 모르는 라이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유명한 모델입니다. 심지어 모터사이클을 잘 모르는 사람도 하야부사 라는 이름은 들어봤을 정도로 모터사이클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해 왔다. 특히 양산형 최초로 실측 시속 300km를 돌파했다는 사실로 유명하다. 그래서 초고속 투어러의 상징처럼 인식돼왔다.

초고속 투어러의 상징 하야부사
하지만, 당대 최고 출력과 최고속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던 이면에는 단점도 있었다. 1999년 첫 출시된 하야부사 1세대는 잘 달리지만 그에 비해 브레이킹이나 선회력(코너링)은 떨어졌고, 당시에는 타이어도 출력을 감당하기 쉽지 않았다 그 전의 고배기량 슈퍼바이크들에 비해서는 고속 안정성이 좋아졌지만 그럼에도 높은 출력을 컨트롤 하기 쉽지 않았다.

2008년에 출시된 하야부사 2세대도 200 마력에 근접하는 당시 최고 출력과 세련된 디자인 등 대부분의 측면에서 전 세대에 비해 발전했지만, 그럼에도 고출력의 파워를 온전히 감당해내는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고출력, 초고속의 상징은 계속 이어져오며 모터사이클 모델 중 가장 유명한 모델로 인식되었고 많은 이들의 드림바이크 중 하나로 손꼽힌다.
 
 
실사용 영역에서 더 향상된 하야부사 3세대
그렇게 2세대 출시 이후 10년 이상 모델체인지 소식이 없다가 2021년에 3세대 하아부사가 출시됐다. 약 12년 만에 풀체인지 된 유명 모델이라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런데, 하야부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었던 당대 최고 출력, 최고속의 스펙이 3세대에 와서는 유지되기는커녕 오히려 줄었다. 2세대 197마력이었던 엔진 출력이 3세대 들어서 190마력으로 다운됐다.
리터급 슈퍼바이크들이 220마력 가까이되는 현실속에 오히려 출력이 줄어들어 하야부사를 기다려왔던 많은 라이더은 다운 스펙에 실망하기도 했다. 제조사인 스즈키도 신경을 쓰고 있던 것인지 출시와 함께 상세한 모델 설명 및 데이터 공개를 통하여 스펙이 아닌 실제 경험으로 판단해보라고 내용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그럼 과연 실제 주행 느낌을 어땠을까? 직접 3세대 하야부사를 몇일을 타보면서 느낀 종합적인 평가는 스즈키가 말한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스펙상으로만 보았을 때는 현존 리터급 슈퍼바이크는 물론 전세대 모델에도 출력부분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하야부사를 실제 운행할 대부분의 라이더에겐 말 그대로 숫자에 불과했다.

실제 주행을 해보면 도로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영역대에서의 출력은 오히려 조금 더 향상된 느낌이고 특히 매우 부드럽고 편안해서 시속 210km정도까지는 기존의 하야부사보다 나았다. 그리고 왠만한 리터급 신형 슈퍼바이크에 뒤지지 않는 가속감은 물론, 주행 자체에 부담이 적었다. 고속에서도 엔진의 미세한 진동이나 서스펜션, 프레임, 카울등의 노면, 주행풍까지 매우 안정적이어서 고속영역에서도 편안하게 운행을 할 수 있었다. 순수 슈퍼바이크 레플리카가 아니기 때문에 포지션이 좀 더 편안한 것은 당연히 더해지는 플러스 요소였다.

특히 속도의 제한이 없는 자동차 시험장에서 정식으로 테스트 했던 것이기 때문에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약 시속 240km가 넘어가면 가속감이 더뎌진다. 하지만 하야부사가 서킷을 본격적으로 타는 순수 슈퍼바이크가 아닌 공도 중심의 초고속 투어러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시속 240km 이상에서도 꾸준히 유지되는 가속감은 굳이 필요도, 그 영역을 주행할 경우도 거의 없기 때문에 실 주행시에는 느낄 일이 없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게다가 높아진 가속감을 더욱 안정적으로 통제해주는 향상된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과 윌리컨트롤, 최고속 제어시스템 등으로 더욱 안정적으로 고속, 고출력의 영역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향상된 브레이크 성능
달리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브레이킹도 브렘보 스틸레마 캘리퍼가 적용되어 꽂히는 듯한 극한의 제동력은 아니지만 현재 출력을 감당할만한 안정적인 제동성을 보여준다. 또한 프론트 포크에 DLC코팅을 입히고 기본 세팅을 정교하게 조정하여 급제동 시에도 프론트 포크가 지나치게 심하게 눌려 불안정성을 높이는 요소를 최소화 하여 마음 편히 급제동을 할 수 있게 실질적,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물론 향상된 ABS도 같이 작동한다. 제동력에 대한 신뢰성과 안정감은 실제 주행에서, 특히 고속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제대로 브레이킹을 할 수 없으면 속도를 낼 수도, 그리고 무리해서 낸다고 해도 주행 중에도 불안하기 때문에 라이딩이 위험해지는 것은 당연하고, 라이딩 자체가 스트레스가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서스펜션과 조합해서 향상시킨 브레이크 시스템은 가장 큰 발전이며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굳이 극한까지 끌어올려본다면, 실제 시속 300km 이상의 주행 및 급정거 테스트 중 최고속을 찍고 급제동을 할 때 10분 사이에 최고속에서 정지 직전까지 3번의 풀브레이킹을 했었는데 마지막 3번째는 브레이킹 도중 스펀지 현상이 발생해서 제동거리가 늘어나는 상황이 있었다. 일상에서 이런 스펀지 현상이 종종 일어난다면 큰일날 일이지만, 이 당시는 워낙 고속에서의 정지라 브레이크 라인의 급격한 온도 상승으로 인해 호스와 브레이크액 등이 압력변화로 브레이킹 답력의 변화가 생긴 것 이었다. 위에도 이야기 했듯이 ‘굳이’ 이러한 극한의 상황을 제외한다면 제동력은 매우 우수한 수준으로 향상되었다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굳이’ 효율적으로 제동성의 안정성 향상을 꾀한다면, 우선 메쉬호스와 고점도의 브레이크 액 교환을 우선 추천 한다. 혹시나 서킷에서 많이 타시는 분이라면 필수 교환 항목이다.

일상 주행에도 부담없는 편안한 선회력
선회측면에서도 많은 장점이 보인다. 기존 하야부사는 큰 카울과 높은 중량으로 고속에서의 안정성은 좋았지만 선회는 둔감하고 묵직해서 와인딩 코스나 서킷에서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때가 있었다. 반면 3세대 하야부사는 프레임의 강성과 피벗 변화, 그리고 서스펜션 세팅을 통하여 무거운 중량에도 불구하고 ‘버티는’ 느낌이 적어서 원하는 만큼 모터사이클을 기울이기가 편해졌다. 그렇다고 너무 가벼워서 바이크의 기울임이 날카로우면 선회 효율은 올라가지만 그만큼 컨트롤이 어려운데 묵직함과 날카로움의 중간지점을 잘 찾아서 일상 주행에 부담없는 편안한 선회력을 보여준다.

외관은 항상 호불호가 갈리는 영역이지만 대체로 호평을 받아왔던 기존 하야부사의 부피감 있는, 그러면서도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으로 주행풍에서 상대적으로 편안한 기조를 이어 받아 발전 시켰다.

마지막으로 가격적인 측면을 보면, 착합니다. 2300만원대의 가격은 동일 가격대의 리터급 레플리카에 비하면 저렴하다 못하 착한 수준이다. 직접적인 비교대상은 아니지만 현재 발매되는 리터급 슈퍼바이크는 동사의 스즈키 R1000을 제외하면 하야부사보다 가격이 높다. 이전 세대 하야부사 모델 이 2000만원에 약간 못미치는 가격이었음을 생각해보아도 물가상승과 모델체인지 등을 고려했을 때 합리적인 가격이다.

이렇게 실질적으로 높아진 파워와 그보다 더 중요한, 높아진 파워를 편안하게 컨트롤 할게 만들어준 여러 장치와 요소들이 아무나 탈 수 없었는 하야부사를 대부분의 라이더들이 탈 수 있는 편안한 바이크로 만들어주었다. 초고속 스펙의 시대에 실주행에서는 크게 의미 없는 스펙의 고출력 대신 실제 주행에서 와닿는 것들이 안전해지고 편안해져서 하야부사를 운행할 수 있는 라이더의 저변을 넓이는 것, 그게 스즈키가 지향하는 이번 세대 하야부사의 컨셉이고 적절하게 맞췄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국내 출시가격을 저변확대에 저해되지 않는 범위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책정한 것이 이번 하야부사 장점의 화룡점정이다.

‘명예’ 이어져 온 하야부사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해 ‘실리’를 취함으로서 나름 잘 적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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