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소재·부품산업 수출 규제로 촉발된 일본불매운동이 1년째 진행 중이다. 국내 이륜차 시장의 경우 대체제가 없어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일본계 모터사이클 및 자동차 제조사인 혼다의 국내 현지 법인인 혼다코리아는 영업이익이 10분의 1로 줄어드는 등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혼다코리아의 최근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혼다코리아의 영업이익은 19억8025만517원으로 2018년 4월부터 2019년 3월까지 거둔 영업이익 196억642만1349원과 비교해 1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2018년 4773억6360만47원에서 2019년 3632억1622만7165원으로 2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다코리아는 2018년 64억원을 배당했지만 지난 회계연도에는 경영실적 악화로 배당을 하지 않았다.
지난 2001년 10월 29일 국내 이륜차 사업에 진출한 혼다코리아는 이륜차 부문에서 역대 최고의 실적을 거뒀다. 혼다코리아는 국내 이륜차 시장이 연간 10만여대 수준으로 수년째 정체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2018년 국내 진출 처음으로 2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일본불매운동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3만대 이상을 판매해 수십 년간 국내 이륜차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온 대림오토바이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지난해 혼다코리아가 이륜차 부문에서 역대 최고의 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실적이 악화로 돌아선 것은 수익성이 높은 자동차 부문에서 부진했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혼다코리아 자동차 신규 등록 대수는 4529대로 조사됐다. 이는 2018년 7월부터 2019년까지 6월 1만716대가 신규 등록된 것과 비교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실적이다.
혼다코리아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기업 이미지가 훼손되고 경영실적 악화로 이어졌지만 기부나 사회공헌 활동 등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활동에는 여전히 시큰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다코리아는 2018년 회계연도에 기부금 0원을 기록하는 등 그동안 기부에 인색했던 것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기부금 논란에 이번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는 아예 기부금 항목을 빼고 공개했다.
반면 혼다코리아처럼 이륜차와 자동차를 모두 수입·판매하는 BMW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과 순이익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기부금을 늘렸다. BMW코리아는 2018년 13억원을 기부했으며 2019에는 18억원을 기부하는 등 기부에 인색한 혼다코리아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사회공헌활동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