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마다 10월이면 방송가와 공연계는 이 사람을 찾아 헤맨다. 한마디로 섭외 전쟁이다.
지난 2001년 전까지는 ‘잊혀진 계절’이 유일하게 10월을 상징하는 노래로 공감되었다면, 이 노래가 세상의 빛을 본 이후부터는 10월을 상징하는 노래의 대세가 바뀌었다. 바로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인데, 이 곡은 어느 순간부터 계절 노래를 뛰어 넘더니 결혼식, 은혼식, 고희연 등등 온갖 행복을 기념하는 날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했고 이 노래를 만들고 부른 주인공인 성악가 김동규에 대해서도 대중적 스타성을 더 공고히 다져 주었다.
김동규씨는 라디오 DJ를 비롯해 ‘불타는 청춘’ 등 다양한 예능 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매번 새로운 매력을 선보이며 대중들의 큰 사랑과 응원을 받고 있지만, 실은 클래식계에서는 정통파중의 정통파다.
밀라노 베르디음악원 수석 입학과 졸업, 한국인 최초로 라스칼라 극장의 주역 가수, 중앙음악콩쿠르· 나폴리 살레르노 성악 콩쿠르· 베르디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우승 및 유럽 각지에서 오페라 ‘크리스토퍼 콜롬보’ ‘오셀로’ ‘사랑의 묘약’ ‘일 트로바토레’ ‘세빌리아의 이발사’등의 주역으로 환호와 갈채를 받았던 성악가 김동규의 이력을 보면 지금 그가 누리고 있는 대중적 인기가 희한할 정도로 바리톤으로서 월드클래스 주자인데, 알고 보면 이보다 더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매력의 소유자다.
그가 음악 이외에 베테랑 수준으로 잘하는 몇 가지 정보를 취합해보니 골프, 승마, 드럼 등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더 독특하게 눈길을 끈 건 단연 바이크였다. 오랜 세월 각종 바이크를 탔던 바이크 마니아라는 정보에 M스토리가 만나 그의 일상 속 바이크 라이프를 속속들이 들어보기 위해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김동규씨의 세컨드 하우스를 방문했다. 혹자는 취미로 혹자는 출퇴근용으로 혹자는 주업으로 바이크를 타는데, 성악가 김동규가 바이크를 접하게 되었던 처음의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교통수단, 일의 수단으로서 타게 되었어요. 연말에 공연할 때 항상 세종문화회관 7시 30분, 예술의전당 8시 이랬어요. 30분 차이가 있어요. 부득이 두 공연을 해야 하는 날 바이크를 꼭 타요. 연미복 입고 헬멧 쓰고 바이크를 타고 예술의전당에 도착하니 30분이 남더라고요.”
프랑스 보르도, 독일 베를린 오페라 하우스, 영국, 스위스, 스웨덴 등 국내외 100회 이상의 오페라 공연과 수없이 많은 독창회를 했던 소위 잘 나가는 성악가답게 김동규에게 시간은 금이었다. 가능한 오가는 시간을 절약해 그의 공연을 보기 원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직접 노래를 들려주기 위한 이동 수단의 방편으로 선택했던 바이크, 아니나 다를까 라디오 DJ시절에는 출근용으로는 최적화된 교통수단이었다고 한다. 바이크와 함께 오랜 세월을 보낸 전문가답게 김동규는 용도별로 바이크를 구분지어 탔다. “출퇴근으로 쓴 적도 있고, 취미로도 쓴 적도 있죠. 바이크 종류가 달랐죠. 얼마 전에 처분을 했는데, 큰 바이크를 탈 땐 취미용이고, 스쿠터는 출퇴근용 라디오 생방송 할 때 아침 9시에 무조건 KBS 본관에 가야 하니까 늦잠 잔 날은 바이크 타고 제 시간에 갔죠.”한 때는 여러 대의 바이크를 소유해 공연 이외의 시간을 바이크와 함께 보냈던 김동규씨, M스토리와 만난 날은 캔암 스파이더 RT를 타고 취재진을 맞이했다. 느긋하게 바이크를 타는 모습에서 베테랑 운전자의 면모를 재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곳에서 예상 밖의 반전 모습을 또 목격할 수 있었다. 바로 한시를 쓰는 명필가로서의 면모와 멋들어지게 연주하는 드럼 연주자로서의 면모였다. 극과극은 통한다고 했던 누군가의 말처럼 그가 지극히 정적인 것과 지극히 동적인 것을 동시에 다 섭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오로지 김동규 교수 스스로에게 있었다. “세상에 수많은 지식이 많은데 뇌를 자꾸 써야 하고 알아가는 재미와 열정이 쏠쏠한데 모르고 살아가면 안되니까 자유롭게 분야를 넘어서 관심을 갖고 계속 도전해요.”라고 자신의 반전매력에 대한 원동력을 상상력과 그걸 실천하는 삶이라고 꼽은 그는 그 관심과 도전정신을 본업인 음악에는 더 끊임없이 쏟아붓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규의 음악을 김동규 마음대로 편곡했을 때 플루트에 바이올린을 넣을 수도 있고 바이올린인데 트럼펫을 넣을 수도 있고 상상력을 기반으로 옮기는거죠. 기존의 오케스트라로 끝 이게 아니라 뇌로 상상을 해서 내 식의 편곡을 했을 때 그게 해보면 기가 막힌거에요”
이처럼 자신의 탄탄한 실력과 넘치는 음악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국민성악가 김동규는 또 하나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서울 롯데콘서트홀, 7월 19~20일) 바흐부터 비틀즈, 재즈까지 음악의 장르를 뛰어넘어 모든 음악이 김동규로 결집 될 멋지고 에너지 넘치는 공연인데, 그 공연에서도 그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자신의 연주자들, 게스트들과 함께 펼쳐낼 계획이다.
충주호를 바이크 명소로 꼽았던 김동규씨.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그는 “사람들은 모두 정해진 시간을 살고 있어요. 우리가 뭔가 아쉬웠던 거 궁금했던 거 다 하고 삽시다.”라는 멋진 인사말을 건넸는데, 공연 일정을 마친 뒤 언젠가 다시 갈 거라는 김동규의 충주호 바이크 여행에 동행 인터뷰를 기약하며 풍성하고 유쾌했던 ‘M스타스토리 –김동규 편’을 갈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