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영 여행기] 라이딩 시즌 준비와 대부도 투어

M스토리 입력 2023.04.03 11:54 조회수 2,777 0 프린트
 
지긋지긋하고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혹한기의 추위가 어느새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이제 낮에는 봄의 기운이 완연하다. 아직 새벽에는 살짝 영하를 기록할 때도 있지만 지난 겨울처럼 영하 10도를 밑돌던 그런 추위는 이제 온데간데 없다.

지난 겨울은 눈도 제법 왔고, 추위가 길었기에 공도에서 라이더를 보기 힘들었던 특이한 겨울이었다. 하지만, 이제 봄 시즌이 됐으니 라이더들도 분주해지는 시기다. 겨우 내 동면하고 있던 바이크의 배터리와 소모품의 상태를 점검하고 언제든 햇살이 좋은 날이면 튀어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아닐까?
나에게도 이번 겨울은 매년 다니던 장거리 박투어를 거의 가지 못한 겨울이었다.  이런 적은 최근 6년간 없었지만 이번에는 이런저런 일들로 시간이 애매하기도 했고, 시간이 될 때에는 강추위이거나 폭설 등으로 엄두를 낼 수 없었다. 그래서 바이크도 가끔 물걸레로 닦아주는 정도로 근근이 버틴 겨울이었다. 

날이 간간히 풀리던 2월 중순부터는 우선 깔끔하게 세차를 하고, 교체한 지 2년이 지나는 동안 습기를 야금야금 먹어가던 브레이크액과 클러치액을 교환하고, 얼마 남지 않은 뒷 브레이크 패드와 뒷 타이어, 그리고 3만km를 넘게 사용한 점화플러그도 교체하는 등 경정비에 정성을 들였다. 

내 할리데이비슨 로드글라이드는 비록 2017년 중반에 출고한 바이크이지만, 불과 5년반이 살짝 지나는 동안 이미 16만5000km를 달렸기에 마치 할리데이비슨 밀워키엔진의 베타테스터가 된 듯한 심정으로 경정비에 신경을 쓰고 있다. 하지만, 할리데이비슨이 잔고장이 많다는 ‘설’과는 달리 내 바이크는 지금까지 16만km를 넘기면서 고장난 부분이라고는 장거리 투어에서 불량휘발유를 들이켜 사망한 앞뒤 인젝터를 교체한 것과 몇 년 전 장마철 폭우 속을 질주한 후에 LED헤드라이트 접촉불량으로 교체한 정도가 이례적인 수리의 거의 전부다. 물론, 품목은 몇 개 안되지만 할리데이비슨인 만큼 비용이 사악하긴 하다.

아무튼, 봄을 맞이하며 이렇게 정비를 싹 마치고 나는 지인과 함께 대부도로 훌쩍 떠났다.
나는 집이 서울 강남이라 대부도나 인천방향으로는 잘 가지 않는다. 이유는 극악의 정체를 자랑하는 시내를 관통해서 가야하기도 하고, 유난히 대형트럭들이 많아 먼지와 매연 뿐 아니라 그 큰 덩치로 밀어붙이는 난폭한 덤프트럭 운전자들도 자주 만나기 때문이다. 비록 가는 길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래도 대부도를 비롯한 영흥도, 선재도는 도착했을 때에는 상당한 매력이 있는 곳들이다. 이번에 나는 용인을 거쳐서 거리는 좀 늘어나더라도 정체가 덜한 코스를 택해서 출발했다.

인천쪽에 살고 있는 내 바이크 버디들이 큰 맘 먹고 양만장(양평만남의광장)으로 나온다는 말을 실감하게 하는 교통정체를 뚫고 일단 시화방조제 앞까지만 도착하면 그 뒤로 정체는 없다. 
요즘 투어를 나가면 코로나 이전보다 눈에 띄게 오른 음식가격에 놀라곤 한다. 불과 2년 사이에 20~30% 정도 가격을 올린 식당들이 많아져 이제는 짬뽕도 만원이 넘는 곳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때, 지인이 소개한 식당은 경쟁력 있는 가격 뿐만 아니라 그 양도 결코 섭섭하지 않아 좋았다.

든든하게 식사를 마친 후에 가까운 곳에 있는 카페로 이동했다. 이 카페도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난 최신 트렌드의 전망 좋은 카페들 중 하나로 젊은 취향과 이쁘지만 오래 앉아있기 어려운 의자 등 회전율에 신경을 쓴 센스 있는 카페였다. 원래 출발할 때에는 이 카페가 아닌 영흥도에 위치한 다른 카페로 정하고 갔었지만 하필 오늘 쉬는 날이라 차선책으로 들렸던 카페인데, 이 카페는 불시착(?)하는 패러글라이더들을 보는 재미도 있었던 카페였다. 카페에서 지인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극악의 정체가 시작되기 전 시내를 통과해서 무사귀환 완료. 이렇게 이번에 주행한 거리는 180km 남짓의 중단거리투어라 총 주행시간이 5시간도 채 되지 않아 살짝 남아있는 추위도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이제 봄을 맞아 슬슬 투어코스의 거리를 늘려나갈 때가 되었다. 올 시즌에는 지난 연말 포항으로 발령받아 독수공방하고 있는 친구의 집을 아지트 삼아 경남권 여행을 다녀야겠다. 독자 라이더들께서도 바이크의 채비를 갖추고 안전한 투어를 즐기시기를 바라며, 다음엔 경남권으로 훌쩍 떠나는 여행을 소개하고자 한다.

대부도, 영흥도, 제부도 추천할 만한 맛집
 
배터지는집
(경기 안산시 대부북동 1857-7): 처음 방문 했을 때는 주문이 잘못 들어간 줄 오해했을 정도로 많은 칼국수의 양에 놀랐고 영양굴밥에 생선과 간장게장까지 함께 주는데 맛도 훌륭해서 더 만족했었다. 무엇보다 1인분 주문도 받는다.
 
 
왐왐커피 
(경기 안산시 대부북동 1866-7): 시원한 통창과 감각 있는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다. 통창으로 물이 빠진 갯벌을 바라보고 있으면 뜬금없이 불시착(?)하는 패러글라이더들을 보는 것도 재미다. 
 
 
카페 폰테 
(인천 옹진군 영흥면 선재리 179-1): 완전 해안가에 있지는 않지만 워낙 높은 곳에 있어서 전망이 뛰어나며,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로 사진을 찍기에 좋다. 다만, 이 카페에 가기 위해서는 거의 30도 경사를 올라가야 하기에 초보라이더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카페 바다와풍경 
(경기 화성시 서신면 제부리 290-6): 제부도 해변에 위치한 복고 카페로서 음료가 보다는 제부도 해변을 편안하게 즐기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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