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레이스 활성화 꿈꾸며 출사표 던진 리퀴몰리팀

서용덕 기자 입력 2020.07.01 10:44 조회수 4,811 0 프린트
리퀴몰리팀 황준철 (사진 왼쪽)단장과 김형덕 감독 겸 메인 미케닉. 사진제공=안동철 사진작가

짜릿한 속도감을 선사하는 로드 레이싱 대회는 대표적인 모터스포츠 중 하나다. MotoGP 등의 모터스포츠는 해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 미약하다.
열악한 국내 로드 레이스에 문턱을 낮추고 새바람을 불러오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신생팀이 있어 눈길을 끈다. 신생팀인 리퀴몰리팀은 IT관련 업체를 운영하는 황준철 단장과 LighTech-MTCR에서 선수겸 미케닉으로 활동한 김형덕 감독이 의기투합해 결성한 팀으로 2018년 KAC와 2019년 KRAC 클래스에서 2년 연속 시즌 챔피언을 차지한 김정수 선수와 17세 김지용 선수 등 2명의 선수를 영입해 KP300N 클래스에 도전 중이다.
황준철 단장은 10대부터 활발하게 모터사이클 동호인 활동을 한 모터사이클 마니아다. 한때 대구에서 가장 큰 규모의 모터사이클 동호회를 운영했으며 경상연합투어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황 단장이 레이싱팀을 창단할 결심을 한 것은 지난해 내구레이스에 참가한 것이 계기가 됐다. 
황 단장은 “이제는 이륜차 동호회 활동을 하지 않지만 과거부터 함께 모터사이클을 타던 분들과 매년 한 두 차례 정기적으로 만남을 이어왔습니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추억을 만들어보자 싶어서 내구레이스에 도전했는데 연습을 위해 트랙데이 등의 정보를 찾는 것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컴퓨터를 전혀 모르는 것도 아니고 용인스피드웨이가 활성화 됐던 시절 경험이 있는 나조차 로드레이스 관련 정보를 찾기 힘든데 일반인은 오죽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황 단장이 처음부터 레이싱팀을 창단할 생각을 한 것은 아니다. 처음에 그가 생각한 것은 다양한 모터스포츠 경기 일정과 정보를 통합적으로 알 수 있는 일본의 MS-이벤트(ms-event.net/)와 같이 국내 모터스포츠 경기와 트랙데이 등의 정보를 한눈에 쉽게 볼 수 있는 사이트를 구축하는 것이 처음의 계획이었다. 누구나 쉽게 로드레이스 등 모터스포츠 정보를 찾을 수 있다면 국내 모터스포츠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다.

머신의 상태를 확인하는 황준철 단장과 김형덕 감독. 사진제공=안동철 사진작가

황 단장은 “모터스포츠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자라는 생각을 했지만 레이스 관계자가 아닌 일반 라이더가 레이스 대회 등의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로드레이스 관계자가 되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고 또 이왕 팀을 만들면 국내 레이스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팀이 됐으면 하는 생각에 팀을 창단할 결심을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황 단장이 리퀴몰리팀을 창단하는데 메인 미케닉을 겸하고 있는 김형덕 감독의 공이 크다. 김 감독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로드레이스에 데뷔했으며, 선수와 미케닉 등으로 수년간 활발한 활동을 해 경험이 풍부하다.  
김 감독은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프로레이서의 위상이 어느 정도 자리 잡았지만 많은 비용이 드는 고급 취미와 같은 상황이라 단장님이 레이싱팀을 만들자고 했을 때는 반대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로드 레이스 현실이 너무 안타까워 개선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보자는 말에 설득돼 팀에 합류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황 단장님은 한번 계획한 일은 이익을 떠나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분이다. 5년간의 장기 프로젝트인 레이싱팀 운영을 통해 일반인들이 보다 쉽게 로드레이스에 다가갈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리퀴몰리팀은 성적보다 팀이 받은 스폰서십에 상응하는 가치를 스폰서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돌려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여 침체된 국내 레이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다는 포부다. 포부처럼 리퀴몰리팀의 행보는 눈길을 끈다. 신생팀으로 스폰서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리퀴몰리와 아라타 등 유수의 모터사이클 관련 기업 본사에 직접 스폰서 제안서를 제출해 스폰서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스폰서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식 경기를 마칠 때 마다 스폰서에게 리포트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스폰서와 소통하고 있다.

사진제공=안동철 사진작가

김 감독은 “처음 해외 모터사이클 브랜드에 스폰서를 요청하자는 단장님의 생각이 통할까라는 의구심이 있었다. 그러나 제안서를 받은 업체들이 흥미를 보이며 스폰서 업체를 추천해주는 등 호의적인 반응을 보여줬습니다”라고 말했다.
황 단장은 “국내는 아직 레이스가 대중화되지 않아 선수와 관계자만을 위한 행사처럼 대회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홍보 효과가 떨어지다보니 스폰서들도 적극적이지 않을 수 밖에 없겠다 싶었습니다. 사업을 하다보니 스폰서의 입장에 이해가 갔죠.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홍보효과를 보여주고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스폰싱이 될 수 있게 다양한 홍보 계획을 기획해 사업제안서를 제출하고 스폰싱을 받더라도 저희가 되돌려 줄 수 있는 선에서만 받고 있습니다. 사비를 투입해 운영하고 있지만 수익을 생각하고 시작한 일이 아니라 앞으로도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이러한 스폰싱 구조가 선순환을 이뤄 모터스포츠도 활성화되고 선수들도 돈 걱정 없이 선수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황 단장은 리퀴몰리팀의 활동이 성과를 얻으면 그 성과를 다른 팀과 공유해 국내 로드 레이스가 활성화 됐으면 한다는 뜻을 밝혔다.
황 단장은 “우리 팀의 활동이 레이스의 문턱을 낮추고 대중화에 기여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것은 우리 팀 혼자만의 노력으로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낸 아이디어가 있으면 함께 공유하고 모두 노력해서 경기장이 관객으로 터져 나가는 그날을 함께 만들었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안동철 사진작가

 

서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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