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19로 우리 사회 전반에서 달라진 부분이 많지만,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2020년 상반기의 연예계는 다사다난했다. 깜짝 결혼과 이혼을 비롯해 새롭게 인기 역주행의 신화를 쓴 스타, 우리 사회 결혼관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든 드라마의 열풍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슈들이 탄생한 연예계의 2020년 상반기를 키워드로 정리해본다.
#만나고 헤어지고, 사랑과 결별이 교차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고 우리 삶의 형태가 바뀌고 있지만, 사랑과 이별의 전선에는 크게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올 상반기 두드러지는 결혼 소식은 아이돌 스타들의 품절남 선언이다. 아이돌 그룹 엑소의 멤버 첸은 지난 1월 결혼 발표와 함께 혼전임신 소식을 전했고, 이로써 첸은 엑소의 유일한 유부남 멤버가 됐다. 원조 한류아이돌 그룹인 동방신기의 최강창민은 오는 9월 결혼을 앞두고 있다. 공개연애를 선언한 지 6개월 만이다.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그룹 신화 출신 전진은 평소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게 꿈”이라던 소원을 드디어 이루게 되었다. 3살 연하의 승무원과 오는 10월 결혼 예정이다.
화려한 스타들의 결혼식이 올들어 더 소박해지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떠들썩하고 화려한 결혼식 보다는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소박하고 간소하게 치르는 스몰웨딩이 대세가 됐다. 한류배우 소지섭은 방송을 통해 연인이 되었던 조은정과 지난 4월 혼인신고로 법적인 부부가 되었는데, 두 사람은 결혼식 대신 5000만원을 기부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00년대 초 배용준과 함께 일본에서의 드라마 한류를 이끌었던 배우 류시원은 지난 2월 일반인과 조용히 재혼했다. 이혼 5년 만이다. 류승범은 10살 연하의 슬로바키아 여성과 결혼할 예정인데 지난 22일 첫딸을 출산했고, 코로나19로 결혼을 미룬 두 사람은 프랑스에서 이미 결혼생활을 시작해 화제집중이 된 바 있다. 사랑하는 반려자를 만나 가정을 꾸리고 품절남이 된 스타들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결별을 선택한 스타들도 있었다. 같은 드라마에 출연하며 동료에서 연인이 돼 드라마틱한 사랑을 공개하고 많은 이들의 축복 속에 결혼했던 배우 이동건과 조윤희 커플은 슬하에 딸 한 명을 둔 채 이혼을 선택했다. 대외적인 이혼 사유는 성격 차이. 3년 만에 결혼생활을 마감했고 딸의 양육권을 조윤희가 갖는다는 소식에 두 사람을 응원했던 팬들의 아쉬움도 많이 남았다. 클릭비 출신 김상혁은 지난 4월 파경을 맞았다. 결혼 1년 만이다. 4050 세대의 청춘을 함께 했던 DJ DOC 이하늘은 결혼 1년 4개월 만에 이혼했다. 지난 2월 이하늘 측은 “신중한 고민 끝에 결혼생활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1일 몇 깡? ‘깡’으로 제2의 전성기 맞은 비
지난 2017년 가수 비가 발표한 앨범의 타이틀곡인 ‘깡’은 발매 당시만 해도 무리수라는 평을 받았다. 세련된 비트와 맞지 않는 다소 촌스러운 자아도취 가사로 무장된 ‘깡’은 기대와 달리 아무런 화제 없이 조용히 묻혔었다. 그러다 3년 후, 유튜브를 중심으로 ‘깡’이 재소환 되면서 ‘1일 N깡’ 등의 트렌드를 형성했다. 트렌드에 너무 앞서 나갔던 비의 콘셉트와 열정이 뒤늦게 빛을 발하고 있는 건데, 웃음 코드로 먼저 각광을 받기 시작하더니 다소 난해한듯한 퍼포먼스와 강렬한 곡이 대중들을 중독시키며 ‘깡’은 2020년 ‘힐링 콘텐츠’로 우뚝섰다. ‘월드스타’라는 수식어로 잘 나갔던 비는 2008년 ‘레이니즘’, 2010년 ‘널 불잡을 노래’까진 히트몰이를 하며 기대주의 자리를 지켰지만 2010년대로 접어들며 음악 활동에서는 대중들의 호응을 크게 얻지 못했다. 가수로서의 입지도 슬럼프라는 표현이 맞을 만큼이었고 오히려 본업과 다른 이슈의 주인공으로 세인들의 입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가수로서 비는 꾸준히 음악 활동을 했고 2017년 야심작을 발표했으니 바로 ‘깡’. 하지만, 대중들의 반응에 있어서 ‘깡’ 은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트렌디한 장르에 발맞춰 가겠다는 취지와 함께 길의 프로듀싱 도움을 받아 만든 ‘깡’은 비 특유의 파워풀한 퍼포먼스가 인상적이긴 했지만 비와 잘 매치가 되지 않는다는 평이 줄을 이으면서 그렇게 흐지부지되었다. 그러다 2020년, 유튜브의 ‘보이지 않는 알고리즘’이 어느새 대중들을 ‘깡’에 중독되게 만들었다. 처음엔 네티즌 사이에서 조롱의 ‘밈(meme)-온라인에서 특정 콘텐츠를 공유하며 소비하는 현상’으로 거론된 ‘깡’이 폭발적인 파괴력을 가지게 된 건 비가 이를 직접 유쾌하게 맞받아치면서부터였다. ‘깡’ 뮤직비디오 안에서 비는 요즘 세대들 사이에서 자연스레 조롱의 타깃이 된 거나 다름없었고 ‘화려한 조명이 나를 감싸네’는 조롱 유행어가 됐고, ‘깡’의 포인트 안무는 ‘빨래 널기 춤’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장본인인 비가 이러한 트렌드를 쿨하게 받아치면서 ‘깡’은 가수 비에게 제2의 전성기를 가져다 준 선물이 되었다. 요즘 ‘깡’의 패러디물은 물론 매일 ‘깡’ 뮤직비디오를 봐야 한다는 ‘1일 1깡’ 신드롬까지 생겨났다. MBC ‘놀면 뭐하니’와 유튜브 채널에서 가장 발 빠르게 ‘비 모시기’에 나섰다. 비는 유재석 이효리와 프로젝트 유닛 ‘싹쓰리’를 결성하는 과정에서 “1일 3깡은 해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유튜브 채널 ‘워크맨’을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에 모습을 드러내 온,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며 데뷔 22년 만에 다시 대세로 올라섰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 이 시대 부부의 세계 현주소는?
지난 5월 16일 화제 속에 종영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연출 모완일, 극본 주현)는 사랑으로 맺은 백년가약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BBC ‘닥터 포스트’를 원작으로 했다. JTBC 역대 드라마 첫 방송 최고 시청률(전국 6.3%, 수도권 6.8%)로 화려하게 출발을 한 ‘부부의 세계’는 이후 무서운 상승세로 자체 최고시청률을 연일 갈아치더니 10회에서 전국 22.9%, 수도권 25.9%를 돌파하며 JTBC를 비롯한 비지상파 채널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집중되는 화제와 호평 속 마지막회는 31%(전국 28.4%, 수도권 31.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돌파, 비지상파 채널의 최고 기록을 또다시 경신하는 대기록을 세우며 새 역사를 썼다. 드라마의 중심에는 단연 김희애가 있었다. 김희애는 불륜으로 자신을 속인 남편 이태오(박해준 분)와의 대립 과정 속 복잡다단한 지선우의 감정을 심도깊게 표현해내 시청자들의 극찬을 얻었다. 박해준, 한소희, 김영민, 박선영, 이무생, 채국희, 이학주, 심은우 등 극에 출연한 모든 배우들도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 극을 더욱 촘촘하고 팽팽하게 만들었다. 아울러 ‘부부의 세계’는 TV뉴스에서도 기획기사로 보도할 만큼 많은 이들의 화두가 되어 연인 관계, 부부 관계 더 나아가 가족 관계, 등 우리 삶의 다양한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