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영 여행기] 가을여행과 바이크를 기변없이 오래 타는 법

M스토리 입력 2022.11.01 13:26 조회수 4,435 0 프린트
 

최고의 라이딩 시즌인 가을이 언제 오기는 했는가 싶게 지나가고 있다. 지난 여행기에서 이번에는 경상권으로 훌쩍 떠나는 박투어 여행기를 써보겠다고 했지만 그 사이에 자리를 비우기 힘든 바쁜 일정들이 갑자기 많아져서 정작 경상권 투어는 다음으로 미루게 되었다. 여름은 진즉에 지나갔고, 가을 마저도 거의 막바지에 이른 11월을 맞아 이번 호에는 그동안 내가 현재의 할리데이비슨 로드글라이드스페셜로 16만Km 가까이 타면서 라이딩에 흥미를 잃지 않고 기변도 하지 않을 수 있던 비결(?)을 살짝 공개하고, 그동안 투어를 다니면서 늦가을에 가볼만 했던 여행지들을 나누고자 한다.

많은 라이더들이 한대의 바이크를 오래 타는 경우가 많지 않다. 바이크 구매시부터 상위기종을 타기 위해 연습용 바이크를 선택하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소위 ‘기변병’이라 일컬어지는 불치의 병(?)으로 인해 정든 바이크를 한 순간에 보내곤 한다. 할리데이비슨과 같이 타는 것 만큼 보는 매력도 있는 바이크의 경우에는 소장의 목적으로 오랫동안 소유하고 계신 분들도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나는 한 대의 바이크를 오래 타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는 세 가지 정도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이유는 기종선택의 실패.  의외로 많은 라이더들이 자신의 라이딩 스타일을 알지 못하는 것 같다. 바이크를 선택할 때, 함께 타는 이들과 같은 카테고리의 바이크를 구매하는 것도 자신에게 맞는 기종선택을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라이딩 스타일을 잘 알기 위해서는 혼자 또는 2~3명 정도의 마음이 맞는 소그룹 투어를 몇 번 다녀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정작 내 경우도 첫 바이크인 할리데이비슨 포티에잇을 선택할 때에는 내 스타일을 알지 못했기에 그냥 비교적 만만해 보이는 덩치에 멋진 디자인을 가진 바이크를 선택했고, 그 때는 내가 중장거리 투어를 선호하는 라이더라는 것을 몰랐기에 1년만에 기변을 했었다. 라이딩 스타일은 정답이 없지만 적어도 자신이 시내 라이딩을 선호하는지, 서울 근교 정도의 가벼운 교외라이딩을 선호하는지, 박투어를 포함한 전국구 투어를 지향하는지 등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바이크는 달라질 것이다.

둘째는 바이크 관리부실이다. 처음부터 바이크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은 없고, 기계에 크게 관심없이 타는 것에만 집중하는 라이더들은 아무래도 바이크 관리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고 은근히 많은 잔고장을 경험하면서 현재 가지고 있는 바이크에 정이 떨어져서 기변하는 경우가 많다. 잔고장이 많다고 알려져 있는 할리데이비슨의 경우에도 점검만 잘하고 타면 내 경험으로는 거의 16만km를 주행하면서도 고장이라고 할 것이 없다. 정비주기를 잘 지키고, 바이크에 이상부위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조치하는 것이 바이크를 잔고장 없이 오래 타는 비결이다. 하지만, 많은 바이크 사람들이 정비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바이크샵을 가는 경우도 많고, 소모품만 교환할 뿐 제조사에서 권장하는 정기점검을 비용상의 이유로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 밖에도 LED를 포함한 전기적인 튜닝을 하는 과정에서 배선 등을 건드려 알 수 없는 잔고장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많은 라이더가 타던 바이크에 정이 떨어져 기변이 가속화(?)되는 것을 본다. 
 
 
세번째 이유는 신형 상위기종의 매력. 경험상 차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자전거도 신형이 좋고 동일한 모델이라도 올해 새로 나온 신제품이 더 좋더라. 이건 바이크계에서도 통용된다고 나는 확신한다. 그래서, 나는 몇 가지 철칙(?)을 지키면서 기변병을 참고 있다. ⑴함부로 현재보다 상위기종의 바이크를 타보지 않는다. 친구들의 신형 또는 상위기종 바이크가 멋져 보인다고 훌쩍 올라타보는 순간 돌이킬 수 없다. ⑵같은 등급의 바이크라도 신형바이크의 시승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같은 기종이라도 남의 바이크가 더 좋아보이는 마당에 신형은 말할 것도 없다. ⑶혹시 기변병(?)에 걸리는 경우 자신의 라이딩 스타일과 맞는지 충분히 고민하며 자기부인(?)을 하는게 도움이 된다.

나도 현재의 할리데이비슨 로드글라이드로 16만km 정도를 타다보니 슬금슬금 다른 바이크에 눈길이 가곤 한다. 눈여겨 보고 있는 모델들도 어느 정도 마음 속에 있지만 하위기종의 시승은 해도 상위기종이나 동급 신형 기종의 시승은 하지 않는다. 타보면 종이 한 장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모쪼록 독자께서는 잦은 기변보다 현재 가지고 계신 바이크의 매력을 충분히 즐기시는 롱런 라이더가 되시기를 바란다.  

이제 늦가을 투어에 대해서 나누고자 한다. 11월초인 지금은 일교차가 심하고 기상변화도 커 라이더들도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시기다.

하루에도 추위와 더위가 공존하는 날씨로 복장을 선택하기 애매하다. 특히 수납공간이 부족한 경우는 라이더 스스로 자신이 더운것을 잘 참는지 추운것을 잘 참는지를 잘 생각하고 그날의 투어복장을 선택해야 할 정도다. 이런 경우는 가급적 낮시간에 라이딩을 마무리하는 중단거리 투어가 복장선택이 편하다. 하지만, 이와 달리 장거리 박투어를 계획하는 경우는 언제 비가 올지 모르고 가을비는 체온을 심하게 앗아가기 때문에 우비 등의 대책까지 필요해서 짐이 많이 늘어난다. 독자들께서는 이런 점을 고려해서 아래의 늦가을에 다녀오기 좋은 지역들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첫번째는 아무래도 부담스럽지 않은 단거리투어. 타는 것보다 맛집이나 동료들과의 시간을 중심으로 선택하는 투어코스로 주로 양평, 가평, 춘천, 강화도 등의 가까운 거리의 여행지들을 추천한다.

두번째는 겨울이 되면 다녀오기 부담스러운 곳을 가을에 얼른 다녀오는 것을 추천한다. 정선, 영월, 지리산, 평화의 댐 등은 오가는 길들이 매력이 있지만 겨울에는 미끄러워 위험부담이 있는 지역들이다. 이런 곳들은 겨울이 되기 전에 얼른 다녀와야 한다.

마지막은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단풍, 핑크뮬리 등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전국의 단풍은 10월중순부터 11월초까지 이어지고 핑크뮬리는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을 비롯해서 나주, 강화 등에서도 볼 수 있다.

요즈음 라이더가 많아지면서 주변에서 크고 작은 사고를 듣거나 간혹 목격도 하는데 가을 막바지 라이딩 시즌에 독자 라이더들께서는 안전하고 즐거운 바이크라이프 되시기를 바란다.            
by. 장준영
M스토리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