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이륜차산업협회(이하 ACEM)은 지난 9월 7일 e퓨얼 연합(eFuel Alliance)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e퓨얼 연합은 탄소중립연료인 e퓨얼의 생산을 촉진하고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로 e퓨얼 밸류 체인과 관련된 170개 이상의 회사와 단체 등아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퓨얼은 탄소와 수소를 결합해 인공적으로 만드는 합성연료다. 지금의 내연기관에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운행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함에도 불구하고 e퓨얼이 탄소중립연료로 불리는 것은 e퓨얼이 내연기관에서 연소되는 과정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e퓨얼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퓨얼의 주요 원료는 이산화탄소와 수소다.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서 포집하고 수소는 태양광이나 풍력, 수력 등 친환경 발전을 통해 얻은 청정 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서 생산하면 ‘탄소중립연료’로 인정받을 수 있다.
ACEM이 e퓨얼에 관심을 갖는 것은 유럽 이륜차 제조사들이 내연기관을 포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근거리 이동을 위한 이륜차를 전기이륜차로 전환하는 것은 비교적 간단하지만 장거리 이동 및 레저 지향의 이륜차는 전기이륜차로 전환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ACEM은 “현재 배터리는 여전히 크고 무겁습니다. 무게가 증가하는 것은 이륜차의 조향과 운동성에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주행거리와 편의성을 희생하는 등 상당한 절충을 요구합니다”라고 말했다.
ACEM은 내연기관 차량의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e퓨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유럽연합(이하 EU)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지난해 ‘핏포55(Fit-for-55)’로 불리는 ‘EU기부변화정책 종합패키지’를 발표하는 등 강력한 내연기관 퇴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핏포55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수준으로 감축하자는 법안으로 EU는 2035년부터 휘발유와 디젤 신차 판매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EU의 강력한 내연기관 퇴출 정책에도 불구하고 내연기관이 완전히 사라지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핏포55에 따른 규제는 내연기관 신차를 판매하지 못하는 규제일뿐 기존에 판매된 내연기관 차량의 운행을 막는 정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이륜차뿐만 아니라 항공기, 선박, 대형화물차 등은 당장 내연기관 대신 배터리나 수소 등으로 전환하는 것이 쉽지 않다.
ACEM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도 기존의 내연기관을 환경친화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e퓨얼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e퓨얼은 내연기관과 호환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투자 없이 휘발유나 등유 등 기존 화석연료 공급망을 기반으로 빠르게 도입할 수 있으며, 기존의 화석연료와 비교해 질소산화물과 입자상 물질 등 대기오염물질을 더 적게 배출한다. 또한 기존 내연기관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과 기술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일자리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높은 제조비용과 전력 소비량이 많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지는 못하기 때문에 완전한 탄소중립은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ACEM은 “내연기관 이륜차는 자동차와 비교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며, 일상적인 통근이나 비상대응을 위한 전문 영역에서 사용되는 작고, 가벼우며, 효율적인 차량으로 즉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e퓨얼은 전 세계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개발도상국이 탄소중립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