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융프라우만 보고 알프스를 봤다 할 수 있으랴”

M스토리 입력 2022.09.19 14:15 조회수 2,236 0 프린트
융프라우 봉과 라우터브루넨 마을

[김경우 여행사진 작가와 함께하는 세계 여행]

스위스 알프스를 현명하게 만나는 방법 - 2 -

스위스 알프스 2경. 베르너 오버란트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다녀오는 융프라우요흐 전망대. 이 융프라우요흐는 융프라우 봉을 가장 가깝게 볼 수 있는 전망대로서 사실 베르너 오버란트(Berner Oberland)라는 광활한 알프스 지역의 수많은 관광 포인트 중 한 곳일 뿐이다. 베르너 오버란트야말로 스위스에서 가장 넓게 알프스 산맥이 포진한 지역으로 융프라우 외에 아이거, 묀희, 쉴트호른 등 이름을 한번은 들어봤을 유명한 봉우리들을 수없이 품고 있다.
 
알프스 배경으로 비행 중인 패러글라이더
여행사의 단체여행은 백이면 백. 이 곳 여행의 관문인 인터라켄에서 잠을 자게 되는데 인터라켄은 제법 큰 도시라 정겨운 알프스의 정취를 느끼기 힘들다. 분당이나 일산 같은 우리나라의 위성도시와 다름없는 분위기에, 게다가 엄청나게 비싼 물가에 허덕이며 딱 한 코스! 산악열차 타고 융프라우호 전망대 올라가 신라면 먹은 뒤 융프라우봉과 기념사진 한 컷 찍고 오는 알프스 여행은 정말 너무 허무하지 않은가.

베르너 오버란트에서 숙소 잡기에 추천하는 곳은 알프스 산맥에 폭 파묻혀 있는 뮤렌(Mürren)과 벵겐(Wengen)이다. 정말 하이디가 살 것 같은 이 작은 마을들은 해발도 높을뿐더러 바로 눈 앞에서 베르너 3대 봉인 융프라우와 아이거, 묀희를 감상할 수 있다. 숙소도 고급호텔만 즐비한 인터라켄에 비해 훨씬 저렴하며 산악열차와 케이블카도 자주 다니니 베르너 오버란트에 간다면 꼭 뮤렌이나 벵겐에서 하루 머물러 보자. 진정한 알프스 전원마을의 진가를 경험하고 올 것이다.

스위스 알프스 3경. 라보 지구
이제 3대 알프스 중 한 곳이 남았다. 이번 알프스는 프랑스 국경에 위치한 보(Vaud) 주로서 실제로 프랑스어를 쓰는 스위스 속의 프랑스 지역이다. 스위스는 익히 알다시피 중립국. 바다가 없는 나라로 다양한 국경을 끼고 있는데 그렇다 보니 여러 나라의 문화가 혼재하고 심지어 언어와 정치 또한 자치적으로 갖고 있는 특이한 연방제를 형성하고 있다.
뮤렌 마을에서 본 아이거봉

로잔과 제네바가 있는 서부는 프랑스, 취리히와 베른이 있는 중부는 독일, 로카르노가 있는 서부는 이탈리아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스위스란 이름은 껍질일 뿐 그 속에는 여러 가지 맛과 색의 과육을 품고 있는 나라가 스위스다.

프랑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보 주는 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몽블랑이 있는 샤모니 몽블랑 산군과 무척 가깝다. 굳이 가깝게 가지 않아도 블랑슈(Les Dents Blanches)를 비롯한 높은 알프스 봉우리들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특히 이 보 주는 알프스 지역의 가장 큰 호수인 레만 호수를 갖고 있는데 너비 14km. 면적 582km²의 긴 초승달 모양으로 호수를 따라 드넓은 와이너리와 그림 같은 마을들을 갖고 있다.

특히 주도인 로잔에서 기차를 타고 금세 갈 수 있는 몽트뢰와 보부와는 아름다운 레만 호수와 함께 몽블랑을 만날 수 있는 최적의 마을. 영화배우 찰리 채플린이 망명을 와 여생을 보냈고, 세기의 록그룹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사랑했던 휴양지로 유럽 각지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특히 이곳은 레만 호수 옆으로 끝없이 포도밭이 펼쳐져 있는데 품질 좋기로 유명한 스위스 와인은 수출이 안 되기 때문에 스위스 와인을 마시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곳 와이너리를 꼭 찾을만하다.
슈틸리 호수에서 본 마터호른 봉

그뿐인가. 험준한 알프스 산맥을 넘는 관문이요, 중세 시대에는 감옥으로 사용되었던 시옹성 또한 스위스에 가면 꼭 가 볼만한 고성이다. 호수에 폭 잠겨 있는 시옹성 뒤로 우뚝 솟은 웅대한 봉우리를 바라보는 순간 “아! 이것이 진정 알프스로구나!”라는 경탄과 함께 스위스 여행 다녀와서 자랑스럽게 “알프스를 제대로 보고 왔노라”라고 말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관련기사] 스위스 알프스를 현명하게 만나는 방법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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