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가 당신을 사랑한 것이 “그렇게 나쁩니까” <헤어질 결심>

M스토리 입력 2022.07.18 13:13 조회수 3,697 0 프린트
 

해준(박해일)은 최연소 경감 출신으로 서래(탕웨이)의 남편 기도수씨의 사망사건을 맡게된다. 서래에게 첫눈에 사랑에 빠지게 된 해준은 이미 자살사건이라는 믿음하에 사건을 조사하며 취조실에서 마치 연인처럼 시마스시 모듬 초밥을 시켜 먹고 칫솔에 치약을 짜주며 방수밴드를 제공하고, 서래는 화장실에서 향수를 뿌리며 해준의 후각을 자극한다.
 

잠복근무에서 그녀의 일상을 관찰하며 불면증에 시달리는 해준은 모처럼 단잠을 자게된다.
고양이에게 죽은 까마귀를 묻어주며 서래는 중국어로 해준의 마음을 갖게 해달라고 한다. 기도수의 무뚝뚝한 직업적 태도와 친구가 없다는 정황, 서래에게 폭력을 가하고 몸에 KDS라는 기도수의 이니셜을 새겨넣었다는 증거를 통하여 자살로 결론내리고 사건을 종결한다. 하지만 서래가 간병하였던 월요일 할머니 핸드폰에서 서래가 138층 높이에 갔었다는 기록을 보게된 해준은 기름봉 정상으로 가서 기도수가 타살됐다는 프로파일링을 하게된다. 
 

서래에게 찾아가 “사진 태우고 내가 녹음한 파일들 다 지우고 그것도 쉬웠겠네요. 좋아하는 느낌만 내면 내가 다 알아서 도와주니까” 이렇게 말하니까 서래는 “우리일을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우리일? 우리일 무슨일이요? 내가 당신 집앞에서 밤마다 서성인 일이요? 당신 숨소리를 듣고 깊이 잠든 일이요?. 당신을 끌어안고 행복하다고 속삭인 일이요? 내가 품위가 있댔죠?, 품위가 어디서 나오는지 알아요? 자부심이에요. 난 자부심있는 경찰이에요. 그런데 여자에 미쳐서 수사를 망쳤죠. 나는 완전히 붕괴됐어요. 할머니 폰 바꿔드렸어요. 같은 기종으로 전혀 모르고 계세요. 저 폰은 바다에 버려요. 깊은데 빠뜨려서 아무도 못찾게 해요”라고 말한다. 사랑한다는 말은 없으나 서래에게는 그어떤 표현보다 정확하고 강렬하게 사랑의 의미로 전달된다. 그간의 상황이 정리되며 헤어질 결심을 한 해준은 이포로 떠나게 된다.
 

이포의 바닷가에서 해준의 곁으로 이사온 서래에게 “내가 그렇게 만만합니까?”라고 하자 서래는 내가 당신을 사랑한 것이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라고 눈물로 반문한다.    

서래는 해준과의 헤어질 결심으로 중국인 증권 애널리스트 임호신과 결혼하고 이포 시장에서 해준의 부부와 마주친다. 서로의 관계를 소개하지만 이내 우연이 필연이었음을 알게된다. 임호신의 죽음으로 다시 해준을 보게 된 서래는 “해준씨 같은 바람직한 남자들은 자신과 결혼해주지 않고 얼굴보고 한마디 하려면 살인사건 정도는 일어나야 한다며 투정을 부리고 시장에서 재회했을 때 다시 사는 것 같았죠. 마침내…” 라며 얼굴을 어루만진다. 하지만 해준은 “난 경찰이고 당신은 피의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서래의 다가옴을 거부한다.
 

사랑한다는 단어가 없어도 사랑의 형태를 본 서래는 의심이라는 안개로 덮은 해준의 어긋남에 영원히 헤어질 결심을 하게된다. 서래는 양동이로 모래를 퍼올리고 들어가 마치 목을매듯 단호히 바닷물이 만조가 되기를 기다린다. 해준은 밀려들어오는 바닷물에서 서래를 찾으며 영원히 미결사건으로 남게될 정신적 붕괴가 예고된다.

해준의 직업적 신념이 아니라 사랑 그자체로서 서래를 바라봤으면 헤어질 결심이 필요했을까? 각자의 사랑의 정도는 다르지만 선택에 따라 결과는 희극과 비극이 될 수 있다.
 

박찬욱 감독의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 1960년대 스웨덴 형사소설 <마르틴 베크>, 정훈희의 노래<안개>, 사운드에 대한 클라리넷, 오보에 등의 목관악기 스트링 선율 등 오감을 자극하는 장면은 예술이다. 해준의 의심으로 한번, 서래의 진심으로 한번 등 두 번 이상 감상해볼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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