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총 황제’ ‘사격의 신’ ‘사신’ ‘세계 최고의 총잡이’… 그를 일컫는 위엄있는 수식어는 이처럼 다양하다. 이 화려한 수식어의 주인공은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 2016 리우올림픽 금메달, 이렇게 올림픽 3연패의 위업을 이룬 국가대표 사격선수 진종오를 일컫는 말이다. 세계 최고의 권총 황제 진종오 선수는 2008 베이징올림픽부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전무후무한 50m 권총 3연패를 이뤄냈을 뿐 아니라, 지난 2012 런던올림픽에선 10m 공기권총까지 대회 2관왕에 오르는 등 올림픽에서만 6개의 메달(금 4, 은 2)을 획득했다. 진종오 선수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내년으로 연기된 도쿄올림픽에서도 여전히 건재함을 확인시켜줄 것으로 점쳐지는 태극전사 중 한 명이다.
최근 진종오 선수는 예능 프로그램인 ‘집사부일체’에서도 ‘사신’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단 한 발의 총으로 콩을 맞히고, 이쑤시개를 맞히며 올림픽 3연패 금메달리스트의 수준이 어떤 것인지를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방송을 통해 또 한 가지 화제를 모은 것이 있는데 바로 그의 취미생활이다. “요즘에는 오토바이에 꽂혔다”라며 새로 빠져든 취미도 공개한 것이다. “꽂혔다”라고 하지만 과연 어느 정도 수준으로 취미생활을 즐기는 걸까? 그의 일상 속 새로운 취미인 ‘바이크 라이프’가 궁금해 인터뷰 요청을 했는데, 바쁜 연습 중에도 그와 인터뷰로 만날 기회가 생겼다. 지난 6일 M STORY는 진종오 선수와 만나기 위해 그의 사격연습장이 있는 경기도 성남 소재 신구대학교를 방문했다. 조금 일찍 인터뷰 장소에 도착해 있던 M STORY의 취재진 앞에 시간 맞춰 온 진종오 선수는 바이크를 타고 나타났다. 사격하는 모습에 익숙했던 터라 라이더로 변신한 그의 모습이 다소 낯설기도 했지만, 헬멧과 보호장구, 복장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제대로 갖춰 입고 캔암 스파이더를 탑승한 그의 모습은 이내 늠름하고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바퀴가 세 개니 안정적이고 다른 이륜차와 다르게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캔암 스파이더를 타고 나타난 그에게 감탄을 쏟아내자 곧장 이 바이크의 장점을 들려주었다. 기자가 “아무나 쉽게 범접하기 힘든 아우라의 바이크”라고 하자 “절대 그렇게 범접하기 힘든 바이크가 아님”을 설명했다. 오히려 안전하게 바이크를 타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딱이라는 게 스파이더에 대한 그의 평가다. “바이크의 오픈셰어링을 느끼고 싶은 분들도 있지만, 혹시 넘어져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하기는 분들에게 캔암을 추천드리는 게 이건 정말 안전합니다. 균형을 스스로 안 잡아도 됩니다. 스로틀을 당기면 되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서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서라면 더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바이크를 탄 느낌에 대해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주는 그의 말 속에서 이미 전문가 같은 느낌마저 들어 새롭게 공개한 그의 취미, 오토바이와 관련한 인터뷰가 더더욱 흥미롭게 기대됐다. 평소 바이크 특화 매거진 M STORY에 관심이 많았던 진선수였기에 흔쾌히 인터뷰 요청을 수락했지만, 이날의 메인은 당연히 사격연습! 연습 시간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 서둘러 진종오 선수의 개인 연습장으로 동행했다.
연습이 끝나는 걸 기다리는 동안 그 모습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는데, 카메라 몇 대가 진종오 선수를 둘러싸고 있었지만, 흔들림 없는 집중력으로 시종일관 과녁을 명중했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바이크 인터뷰를 나눌 수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스쿠터 같은 작은 바이크를 잠깐씩 경험해봤다는 진종오 선수. 그가 1000cc가 넘는 바이크를 타기 시작한 지는 약 2년 정도 되었다고 한다. “저희가 굉장히 정적인 스포츠를 하잖아요. 가만히 서서 총을 쏴야하고 집중해야 하니까 그런데 어느 날 보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해소할 방법이 없을까 생각을 하다가 주변에 바이크 타시는 분들이 계셔서 한 번 타봤는데, 제가 알던 낮은 배기량의 이륜차와는 차원이 다르더라고요. 정말 안전하고 내가 살아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구나…” 바이크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자 진종오 선수의 눈빛이 더 반짝였다.

사격 훈련할 때도 출퇴근용으로 바이크를 타는 진 선수지만,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바이크로 취미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니 그가 바이크를 즐기기 위해 찾았던 명소가 어딘지도 궁금했다. 강원도 출신인 그는 자신의 고향 인근의 명소를 바이크 마니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명소라고 했다. 그곳은 바로 경춘국도였다. “서울->춘천 구간이 바이크 코스로 정말 멋지다고 추천드리고요. 바이크 타고 가서 닭갈비랑 막국수 먹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거 그거 정말 괜찮습니다.” 진종오 선수는 평소 바이크 동호회 사람들이 명소를 찾아 함께 다니는 모습을 보며 멋지다고 생각했지만, 아직은 현역 선수라 선수촌 생활과 연습 시간 등 동호회 활동까지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도 언젠가는 바이크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바이크를 타고 멋진 곳들을 두루 다녀보는 것도 향후 계획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제는 명실상부한 바이크 마니아가 된 진종오 선수. 바이크에 대해서도 국가대표 선수로서도 가지고 있는 포부는 무엇일까 궁금했다. “개인적으로는 대한민국의 이륜차문화를 발전시키고 싶은 욕심이 있고요. 선수로서 은퇴 시점도 다가왔고 하니까 화려하게 멋있게 정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마지막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하고 싶습니다.”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단단하고 다부지게 각오를 밝힌 진종오 선수. M STORY도 세계 최고의 ‘권총 황제’ 진종오 선수를 무한 응원하는 마음을 전하며 인터뷰를 갈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