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라이더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이 비현실적으로 높은 이륜차 보험료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배달라이더를 돕기 위해 자차수리공제조합(이하 수리공제조합) 운영에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비대면 문화의 확산에 따라 배달산업이 호황이다. 외식보다는 배달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음식배달대행뿐만 아니라 편의점 배송, 퀵서비스 등 이륜차를 이용한 각종 배달대행서비스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급성장하는 배달플랫폼 기업과 달리 현장에서 직접 배달을 수행하는 배달 라이더는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돼 고용안전망에서 벗어나 있다. 배달라이더가 배달 중 교통사고 발생 시 손해를 보상 받을 수 있는 유상운송보험은 비현실적으로 보험료가 높은데다 보험사도 손해율이 높다는 이유로 가입 승인을 꺼리는 실정이다. 배달라이더가 가입하는 유상운송용 책임보험(타인의 손해를 배상)은 보험료가 30대 남성기준, 연 500만원 수준이다. 개인용(10만원대)과 비유상운송용(100만원대)에 비해 보험료가 훨씬 높다. 종합보험료(본인 상해 및 기타 배상)는 800만~900만원에 이른다. 운전자가 20대 초반일 경우 최대 1800만원까지 책정될 수 있다.
수리공제조합은 고용안전망과 보험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사고 발생 시 소득 단절과 수리비 및 치료비 지출 등으로 고통받는 배달라이더를 위해 라이더유니온이 내놓은 자구책이다. 라이더유니온은 배달라이더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설립된 노동조합이다. 지난해 11월 18일에는 서울시로부터 노동조합 설립 신고 필증을 교부 받아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노동 3권을 인정 받는 정식 노조로 배달라이더의 권익 보호를 위한 라이더 실태조사, 부당해고 대응 등의 활동과 산재 및 노동법 상담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수리공제조합은 사고 발생 시 1건당 수리비 본인 부담금을 50% 지원한다. 1년 동안 사고를 내지 않으면 보장율이 10%씩 증가해 최대 70%까지 보장한다. 반대로 사고가 반복되면 보장률이 10%씩 내려가고 사고 후 2년간 사고를 내지 않으면 다시 보장률이 50%로 회복된다. 단 보장율이 올라가도 최대 보장한도는 150만원이다.
수리공제조합은 라이더유니온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수리공제조합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라이더유니온 조합원으로 등록해야 한다. 매달 배달라이더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조합비 1만원과 공제회 적립금 1만5000원 등 총 2만5000원이다. 또한 수리비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3개월간 조합비와 공제회 적립금을 납부한 이력이 있어야 한다.
라이더유니온은 공제조합원이 믿고 정비를 맡길 수 있도록 정비비용 표준화 프로그램을 도입한 바이크인포와 협약을 체결했다. 라이더유니온은 바이크인포의 표준 프로그램을 통해 정비이력 관리는 물론 객관적인 수리 견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바이크인포가 제시하는 수리 견적과 일반 수리점의 견적을 비교해 과다청구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라이더유니온 구교현 팀장은 “정부에서 배달라이더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지만 빠르게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에 우선 라이더끼리 돕기 위해 수리공제회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수리공제조합 설립 기금은 비정규직 격차 및 소득 불평등 해소를 위해 사무금융노조에서 설립한 우분투재단의 지원금 5000만원으로 마련했다. 우분투재단은 자체평가에 따라 최대 2년간 수리공제조합을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