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위세와 어울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겨울도 이제 그 힘을 잃고 봄의 화사함에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아마도 할리데이비슨 라이더를 비롯해서 이제는 모든 라이더들이 바이크를 정비하고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때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여전히 일교차가 큰 날씨라 새벽과 아침은 아직도 겨울의 기운이 느껴지는 날씨다.
나는 겨울이라도 주행거리를 조금 줄일 뿐 시즌오프가 없지만 그렇더라도 환절기에는 사람만이 아니라 바이크도 한번씩 정비를 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겨울 동안 하체와 휠에 튀어오른 염화칼슘을 세차로 씻어내는 것을 비롯해서 이제부터 본격적인 중장거리 투어를 언제 떠날지 모르기에 미리 미리 준비를 꼼꼼히 해 두는 것이 좋다. 그럼 이제 산뜻하게 봄날의 투어를 위한 준비는 끝이다.
오늘의 코스는 멋진 경관에 위치해 있는 골프장들을 포인트로 삼아 달리기로 하였다. 경유지로는 양평만남의광장, 소노벨 비발디파크, 팔봉산관광지를 거쳐 양지말화로구이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오크밸리cc를 한바퀴 돌아 블루헤런cc를 지나 여양로2111 카페를 거쳐서 복귀하는 코스다. 서울 기준 대략 280km 내외의 코스로 그렇게 길지 않고 차량도 많지 않아 한적하고 느긋하게 힐링을 할 수 있는 코스다. 이 코스는 벚꽃 개화시기에 가게 되면 더욱 만족도가 높은 코스지만 올해는 벚꽃이 아직 강원도권까지는 올라오지 않아서 벚꽃까지 기대하는 어려웠다. 아마도 이 글이 실리는 시점에는 벚꽃이 만개해서 더 화사한 코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한기가 좀 사라지는 9시경에 출발하여, 양만장에서 만나 느긋하게 비발디파크와 팔봉산관광지의 호젓한 산길 라이딩을 즐겼다. 이 길은 빨리 달리도록 재촉하는 차량도 거의 없고, 난폭하게 몰아붙이는 덤프트럭도 많지 않은 곳이라 내 페이스대로 배기음과 바람을 느끼면서 달리기에 좋은 길이다. 할리데이비슨 바이크는 이런 도로에서 그 매력이 잘 뿜어져 나오는데 넉넉한 토크로 마치 자동차 엔진처럼 엔진이 천천히 돌면서도 힘있게 뒤에서 밀어주는 느낌이 매우 좋다.
이렇게 느긋하게 1시간반 정도를 달리면 홍천 양지말화로구이 식당에 도착한다. 이 식당은 이미 너무 많은 라이더가 알고 있듯이 음식도 나쁘지 않지만 라이더 전용주차구역이 있고 라이더들이 편하게 식사하고 쉬어가기에 좋은 환경이라 자주 들르는 곳이다.
이제 점심까지 든든하게 먹었으니 원주 오크밸리와 여주 블루헤런 컨트리클럽을 돌아 남한강에 위치한 여양로2111 카페에서 휴식하는 것으로 정하고 다시 출발. 나는 20여년 전에 골프에 입문한 후 골프를 열심히 치기는 했지만 아무리 열심히 쳐도 쉽게 줄지 않는 핸디에 한계를 체감하고 한 동안 골프장을 자주 찾지 않았다. 그래도 골프장의 시원스런 경관은 좋아한다. 특히, 봄철에는 골프장들도 봄철 손님맞이를 위해서 더 정비를 깔끔하게 해 두고, 대부분의 골프장들이 경치가 좋은 곳들에 위치하는 까닭에 투어를 떠날 때 딱히 목적지가 애매한 경우 경유지로 골프장들을 찍어 두면 적어도 오가는 길의 경치에서는 크게 실망하는 일은 없다.
이번 경유지 중 하나인 오크밸리 리조트 안에는 뮤지엄산이라는 명소도 존재하는데 이 곳은 일본의 유명 건축가인 안도 타다오가 건축설계를 한 곳으로 유명 설치미술을 비롯해 많은 볼거리가 있는 곳으로 모두 둘러보는데 대략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이번엔 시간상의 제약으로 관람은 다음으로 미루고 여주 블루헤런cc로 발길을 옮겼지만 이 곳을 목적지로 하루의 투어를 잡아도 나쁘지 않다. 블루헤런으로 이동 중에 도로정비 공사로 몇백 미터 정도 비포장 도로가 있었지만 길지 않아 부담은 없고, 글이 실릴 즈음에는 공사도 마무리될 것으로 생각한다. 오크밸리가 탁 트인 골프장 페어웨이를 보며 가슴이 트이는 코스인 반면, 블루헤런은 골프코스를 관통하는 도로에 조성되어 있는 가로수가 만들어 주는 터널 감성이 멋진 곳이다.
이제 마지막 쉼터이자 남한강의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카페인 여양로2111 카페로 느긋하게 달려본다. 이 카페는 높은 가격대를 자랑하는 북한강, 남한강에 위치한 여느 카페들과 달리 괜찮은 품질의 커피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멋진 경치와 함께 선사하는 곳으로 추천할 만 하다. 즐거운 수다로 시간 가는 줄 모르다 시계를 보니 벌써 4시다. 더 늦으면 길도 막히고 어두워져 위험할 수 있기에 천천히 복귀 길에 올라 오늘의 투어를 마무리하였다.
오늘의 코스는 굳이 계절을 가리는 코스는 아니지만 와인딩이 많고 주로 산간지대라 겨울철에는 위험할 수 있기에 겨울에는 권하지 않지만 그 외의 계절에는 각 계절마다 주는 신선함이 있고 라이더의 실력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며 달릴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코스라 초급을 벗어난 라이더라면 추천하는 곳이다. 다만, 소음에 민감한 골퍼들을 고려하여 골프장을 통과할 때에는 너무 요란하게 달리는 것은 삼가하는 것이 좋겠다. 아쉽게 벚꽃 개화시기가 어긋나 이번에 소개하지 못한 벚꽃 투어 코스는 다음 편에 소개하도록 하겠다. 모두 안전하고 즐거운 라이딩 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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