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직격탄 맞은 이륜차 업계 지원책 필요

서용덕 기자 입력 2020.04.28 15:50 조회수 5,984 0 프린트
봄철 이륜차 성수기를 맞았지만 대표 이륜차 상권인 퇴계로 마저 시장이 얼어 붙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국내 이륜자동차 업계가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있어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예년 3~4월은 라이딩 시즌 오픈을 맞아 이륜자동차 판매 성수기라고 할 수 있지만 올해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소비심리 위축과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이륜차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국내 이륜자동차 시장을 대표하는 서울 퇴계로 이륜자동차 거리 상인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사라졌다. 매출이 크게 줄어 임대료와 임금 상시 지출이 필요한 고정비는 그대로 나가고 있어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20여년 넘게 퇴계로에서 수입 이륜차 총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이륜차 판매점 관계자는 “예년이라면 한창 차량을 판매할 시점인데 올해는 지난해의 삼분의 일도 못 팔았다”라며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운영할 방법이 없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규모 이륜자동차 판매점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겨우 1대 파는데 그쳤다. 4월 들어 그나마 조금씩 정비 수요가 생기고 차량에 대한 구매 문의가 늘어났지만 수요는 그렇게 많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코로나 19는 이륜자동차 판매점 등 영세한 소상공인 뿐만 아니라 수입사 및 제조사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코로나 19 유행이 지속되면서 세계 각국의 이륜자동차 유통망과 조업이 마비 되고 있다. 또한 내년 전면 도입되는 유로 5에 맞춘 신 모델 개발 및 구모델의 유로 5 대응 업데이트 등이 중단돼 코로나 19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내년에는 판매할 차량이 극소수 밖에 없을 수도 있다.
이륜자동차 산업에서 큰 축을 차지하는 이탈리아 이륜자동차 업계는 유로 5와 관련해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탈리아 사이클 이륜차 및 악세서리 협회(이하 ANCMA)는 지난 3월 16일 코로나 19 차단을 위한 봉쇄 조치로 유로 4 이륜자동차가 재고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며 대책을 요구했다. ANCMA 파올로 마그리 회장은 “스쿠터 및 이륜자동차 판매 활동이 중단됐다. 2021년 1월 1일부터 유로 4에서 유로 5로 전환됨에 따라 피해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내년부터는 유로 4 이륜자동차를 등록할 수 없게 되지만 상점 폐쇄로 인해 유로 4 차량 재고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탈리아 정부와 유럽연합 등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유럽 주요 이륜자동차 제조사들이 회원으로 가입한 유럽이륜자동차산업협회(ACEM)도 지난 3월 24일 공식성명서를 통해 유럽위원회와 각국 행정부에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ACEM은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실시한 각종 봉쇄 조치로 인해 공급망과 제조 운영, 유로 5 모델 개발 등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고 빠른 지원과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예기치 못한 코로나 19 사태로 주요 이륜자동차 제조사가 위치한 유럽에서도 유로 5 차량 개발이 지연됨에 따라 국내 이륜자동차 업계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수입이륜차환경협회와 한국이륜자동차산업협회 등 관련 협회는 환경부에 유로 5(OBD II) 적용을 유예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수입이륜차환경협회 이진수 회장은 “편리한 교통수단이자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수송의 중요한 축으로 떠오른 이륜자동차 업계의 어려움을 고려해 정부에서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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