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릭은 2015년 설립된 신생 브랜드로, 모기업인 제장 진랑 파워 역시 1998년 사업을 시작해 그리 긴 역사를 지니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이륜차 뿐 아니라 ATV를 비롯해 다양한 탈 것에 적용되는 엔진을 생산하며 종쉔이나 지리, 리판 등 같은 중국 내의 기업은 물론이고 폴라리스, 노턴 등 글로벌 브랜드에도 납품할 정도로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들의 엔진이 탑재된 완성품은 아시아, 유럽, 미주 등 30여개 국 이상에 수출되고 있으며, 자사의 제품을 타고 중국 내 모터사이클 경기에 참가해 2011년 125cc 오픈전 우승, 100cc 3위를 차지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에릭이 국내에 선보이는 스쿠터는 대형 스쿠터인 치프 318이다. 대형 스쿠터는 장거리 주행 시에도 다리를 쭉 뻗고 탈 수 이어 편리하고 넉넉한 차체만큼 여유 있는 출력의 엔진이 장착되고 적재 공간이 넓어 헬멧을 비롯해 여러가지 화물을 적재하기에도 적합하다. 이 때문에 배달업은 물론 정장 차림으로 타기에도 어색하지 않은 디자인 때문에 직장인의 출퇴근용으로도 선택을 받는 장르다.
에릭 치프 318에서 318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로인 중국의 G318 국도(사천-티베트)에서 따온 것이다. 이 6,000km의 길고 높은 도로에서 주행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치러내 지금의 명칭을 갖게 됐다.

디자인은 이탈리아에서 담당해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스포티함이 느껴지는 외관이 인상적이다. 특히 단색 위주로 구성되던 기존 제품들과 달리, 투톤이나 부분 데칼 등 파격적인 디자인 시도로 기존 대형 스쿠터들의 심심한 디자인에 아쉬움을 느꼈던 소비자들에게 환영받을 수 있을 듯한 모습이다. 전면을 가득 메우는 공격적인 표정의 헤드라이트와 주간주행등, 각을 바짝 세운 전면 페어링 등은 젊은 층에게도 어필하기에 충분할 정도다. 뾰족하게 다듬어진 후미부나 독특한 스타일의 테일램프도 상당히 파격적인 디자인이 적용되어 눈길을 끈다.
차량 크기는 전장 2,215mm, 전폭 780mm, 전고 1,170mm에 휠베이스 1,540mm, 시트고 790mm로 넉넉한 크기를 선호하는 사람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모델이다. 엔진은 275cc 수랭 단기통으로 최고출력 23.8마력(17.5kW)/8,000rpm, 최대토크 2.5kg‧m(25Nm)/5,000rpm의 성능을 갖췄으며, 최고속도는 120km/h까지 낼 수 있다. 연비는 WMTC 기준 33.3km/L로, 13L의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면 1회 주유로 430km 가량을 주행할 수 있다.
휠은 앞 14인치, 뒤 13인치가 적용됐으며, 브레이크는 앞 더블 디스크, 뒤 싱글 디스크 구성에 보쉬 2채널 ABS로 안정성을 높였다. 재밌는 기능으로 2단 경적이 적용됐는데, 스위치를 가볍게 누를 때는 낮은 톤의 경적이, 깊게 누르면 여기에 높은 톤의 경적이 겹쳐 울리기 때문에 다른 차량의 주의를 환기하기에 충분하겠다.
계기판은 아날로그에 LCD 스크린을 조합했으며, 스마트키가 기본 제공되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차량 전면에는 HD 카메라가 내장되었는데, 주행 중 전경 촬영이 가능하다고. 시트는 앞뒤 좌석이 구분되어 탑승자 모두 편안하게 탈 수 있고, 운전석에는 허리 받침을 더해 장시간 주행에서도 허리에 걸리는 부담을 크게 줄인다.
시트 하단에는 수납공간이 있어 풀페이스 헬멧과 제트 헬멧을 동시에 수납할 수 있으며, 수납함 이용 시 시트로 인한 불편함을 최소화하도록 댐퍼 장착부에 더 넓게 열 수 있는 레일을 더해 편리하다. 이너카울에는 수납함 2개가 마련되어 소지품 보관이 용이하나, 내부에 USB 포트나 12V 시거잭 등 충전을 위한 전원이 없는 건 아쉬운 부분. 그래도 시트 하단 수납함에 USB 충전 포트가 있어 이동 중 전자기기 충전이 가능하다. 동절기 주행을 고려한 송풍구가 마련되어 있어 스커트 등의 방한장비와 조합 시 훨씬 쾌적하게 주행할 수 있다. 국내에는 총 5개 색상이 출시되며, 가격은 599만 원이다.
스퍼스포츠나 네이키드 바이크와 비교하면 대형 스쿠터는 느릴 수 있다. 그러나 장시간 장거리 주행에서 대형 스쿠터가 주는 편안함은 더 빛난다. 스쿠터 시장은 배기량과 형태, 크기 등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한다. 만약 대형 스쿠터의 편안함에 가장 비중을 둔다면 에릭 치프 318을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 경쟁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부담은 낮췄지만 넉넉한 크기에서 오는 편안한 포지션과 다양한 편의장비를 갖춰 충분한 경쟁력이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