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기이륜차 배터리의 안전한 사용은 기본을 지키는 것

입력 2020.04.14 14:00 조회수 5,263 0 프린트
대구기계부품연구원 김태형 책임연구원
 

아침 출근 시간이면 이전과는 다른 점을 느끼게 된다. 전에 보기 힘들었던 전기이륜차가 이제는 종종 보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보급물량이 가장 많은 대구에서 근무해서 그런 것인지 이젠 아주 어색하지 않다. 전기이륜차와 같은 전동이동수단이 증가하면서 그만큼 문제점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와는 특성이 달라 자동차라 인식이 되지 않는 것인지 안전운행수칙을 지키지 않거나, 안전장구를 착용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이용상의 문제가 아주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를 제외하고 나면 쉽게 떠오르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화재와 폭발, 전기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이동수단에서는 가장 민감한 부분일 것이다. 안전과 관련된 문제는 결국 생명과 연계된 문제이기 때문에 쉽게 지나치기 어렵다. 특히 전기차의 화재는 다른 화재와 달리 순식간에 발생되고 확산되며, 물질의 특성상 진화하기도 쉽지 않아 피해가 다른 화재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크다는 것이 특징이다. 
전기이륜차의 배터리는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높이기 위해 에너지밀도가 높은 리튬계열의 배터리를 주로 사용하고, 다른 장치에 비해 훨씬 더 고용량으로 구성된다. 핸드폰 중 배터리 폭발의 문제로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S사의 G**7의 배터리가 약 5V 3.6Ah인데 비해, 전기이륜차의 경우 전압적인 요건을 제외한다 치더라도 거의 72V 20~30Ah이거나 그 이상이다. 용량이 아주 작은 핸드폰에서도 사회적 이슈가 되는데 전기이륜차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큰 사고로 이어진다는 이야기가 된다. 테슬라의 모델S, 현대의 코나와 같이 다중의 안전장치가 장착된 차량에서도 이따금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안전장치와 구조가 열악한 전기이륜차의 경우는 더욱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배터리의 화재나 폭발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고 전기이륜차를 기업이나 사용자 모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성능과 가격만 고려하지 않고 안전성에 대해 여러 가지 조건과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여 개발하고, 생산된 제품이 인증을 통과하고 바른 방법으로 이용하며 꾸준히 관리한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부분은 제작이고 기업의 역할이다. 처음부터 제작한 차량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설계하였다면 인증이나 상품화 단계에서 단순히 배터리의 사양만을 조정하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인증만을 위해 배터리의 용량 또는 방전전류량을 무리하게 조정하지 말아야 하고, 배터리팩과 충전기 간의 충전 시 안정성을 충분히 검증하여야 한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인증을 받았던 제품에 준하도록 판매하여야 한다. 최근 정부보조금의 조정은 있었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전기이륜차 판매액 중 많은 부분은 보조금이고, 보조금을 받고 말고는 판매에 굉장한 영향을 주게 된다. 그렇다 보니 인증받을 때는 충분히 검증된 배터리 팩이나 충전기를 사용하고, 판매 때는 업그레이드나 최적화를 했다는 이유로 배터리 팩의 사양을 바꾸거나 하는 일이 있다. 실제 인증시험 할 때 재원표상 용량보다 더 많은 방전량을 나타내는 차량을 발견하는 일이 있고, 이를 해당 제작사에 확인하면 거의 대부분은 ‘몰랐다’, ‘다른 차량에 들어가는 배터리와 바뀐 것 같다’와 같은 대답을 한다. 해당 기업의 말을 믿어야겠지만 왠지 믿기 어려운 답이다. 혹시 환경부 시험에서는 주행거리가 아주 길다는 평가를 받고 싶고, 좋은 평가를 가지고 더 많이 팔고, 판매 때는 최대한의 이익을 남기고 싶어서가 아닐까?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다. 어찌 되었건 향후 인증 후 제품에 대한 사후관리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될 것으로 생각된다.
사용자는 제작사가 제시한 사용법에 따라 제품을 이용하고 관리하여야 한다. 외부에 조명을 달거나 모터출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전기이륜차의 전원을 무단으로 개조하여 설계된 전류용량보다 초과하여 전기계통에 무리를 준다던지, 배터리를 개조한다거나 하는 행동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엔진 자동차에서 특별한 기술 없이 엔진이나 연료통을 개조하는 것과 같은 행동이며 매우 위험하다. 이와 함께 충전은 화기가 없는 곳에서 문어발식 전원을 사용하지 않고, 되도록 단독전원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경우(특히 겨울철)에는 배터리팩의 분리가 가능한 형태라면 분리해 배터리 팩을 실내에 두 거나, 분리가 되지 않을 경우 차량의 주전원 차단기를 내려두는 것을 권하며 가능하다면 지하주차장 등 실내주차장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배터리팩에 관한 이야기를 제대로 하려면 얼마든지 자세하게 할 수 있으나, 아무리 많은 말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르게 만들고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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