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집행위원회(이하 EC)가 자동차 폐차 제도를 이륜차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이륜차 폐차 제도 도입이 오히려 부품 재사용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핀란드이륜차운전자협회(이하 SMOTO)는 지난해 12월 11일 자체 실시한 이륜차 폐차 설문 조사 결과를 근거로 EC는 ‘수명 종료 차량에 대한 규정(End-of-Life Vehicles Directive)’을 이륜차로 확대하는 것에 대해 부품 재사용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수명 종료 차량에 대한 규정은 유럽연합의 승용차 및 경상용차 등에 폐차 규정으로 이륜차는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SMOTO는 이륜차 부품 재사용과 관련해 설문 조사를 벌였다. 설문 조사는 핀란드 내 이륜차 폐차업체 11곳, 자동차 폐차업체 20곳 그리고 이륜차 커스텀 빌더 및 동호회 각 1곳씩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에 응한 이륜차 폐차업체의 연평균 이륜차 폐차 건수는 배기량 125cc 이상 540대, 배기량 125cc 미만 85대, 모페드 25대로 나타났다. 자동차 폐차업체는 배기량 125cc 이상 8대, 배기량 125cc 미만 8대, 모페드 54대 등으로 이륜차 폐차업체와 비교해 폐차량이 현저히 적었다.
폐차된 이륜차 부품 재사용률을 살펴보면 이륜차 폐차업체는 평균적으로 해체한 부품의 62%를 재사용했다. 반면 자동차 폐차업체는 평균적으로 해체한 부품 가운데 14%만 재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륜차 커스텀 빌더 및 동호회는 해체한 부품의 95% 이상을 재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EC의 ‘수명 종료 차량에 대한 규정’ 대상 범위를 이륜차까지 확대하는 것에 대해 이륜차 폐차 업체는 대체로 부정적으로 응답했으며, 커스텀 빌더 및 동호회는 매우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반면 자동차 폐차업체의 경우 일부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대체로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SMOTO는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이륜차 전문 업체를 통해 부품 재사용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는 반면 자동차 폐차업체의 경우 부품 재사용률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EC가 검토하고 있는 ‘수명 종료 차량에 대한 규정’에 이륜차를 포함할 경우 이륜차 부품 재사용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활용은 다시 자원으로 만들어 새 제품의 원료로 사용하는 것을 말하며, 재사용은 말 그대로 계속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SMOTO 관계자는 “이륜차 재활용은 해체한 부품을 재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새 부품을 만들 필요성이 사라져 부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태적 부담이 줄어듭니다. 폐 이륜차를 원자재로 재활용하는 것은 부차적이어야 합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