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주요 이륜차 제조사를 꼽으라면 일반적으로 혼다, 야마하, 스즈키, 가와사키 등 일본 제조사와 피아지오, KTM, BMW모토라드, 두카티, 트라이엄프 등의 유럽 제조사, 그리고 할리데이비슨과 인디언모터사이클 등 미국 제조사 등을 꼽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이륜차 판매량을 기준으로 10대 제조사를 꼽으면 혼다와 야마하, 스즈키를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인도와 중국 등 아시아권 제조사가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이륜차 시장조사 업체인 모터사이클데이터는 지난 1월 5일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 세계 이륜차 판매 상위 10대 브랜드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는 이륜차를 비롯해 이륜차 카테고리에 속하는 삼륜차 판매량만 집계한 수치다. 오토릭사 또는 툭툭 등으로 불리는 형태의 삼륜차와 ATV 및 UTV, 퍼스널모빌리티의 판매량은 제외된 값이다.
글로벌 이륜차 시장의 선두는 단연 혼다다. 혼다는 전 세계 이륜차 시장의 약 3분의 1을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자랑한다. 혼다는 지난해 11월까지 1380만대를 판매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대수가 14.7% 증가했다. 그러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에도 불구하고 혼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모터사이클 데이터는 인도 이륜차 제조사와 중국 전기이륜차 제조사가 성장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2위는 내연기관 이륜차를 전혀 생산하지 않는 중국의 야디가 차지했다. 야디는 전기이륜차만으로 580만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8% 성장한 수치다. 야디는 전기이륜차뿐만 아니라 전기자전거, 퍼스널모빌리티 등 전동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회사를 목표하고 있다. 특히 이번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야디의 전기자전거 판매 대수는 전기이륜차 판매 대수와 유사한 수준이다.
3위는 인도 최대 이륜차 제조사인 히어로 모토코프가 차지했다. 히어로는 전년과 비교해 판매량이 9.6%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450만대를 판매해 3위에 올랐다. 자국 내 경쟁 제조사와 비교해도 200만대 이상 많은 이륜차를 판매했다.
4위를 차지한 야마하는 전년보다 15.7% 증가한 350만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3월 수에즈 운하에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사흘 넘게 좌초되면서 전 세계 물류 대란이 일어났다. 그러나 야마하는 자회사인 프랑스 MBK에서 NMAX와 XMAX, MT-125, R125, XSR700, 테네레 700, 트레이서 700 등을 생산해 다른 이륜차 제조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타격을 줄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5위와 6위는 근소한 차이로 인도 이륜차 제조사들이 차지했다. 바자즈는 전년보다 5.4% 증가한 230만대를 판매했으며, TVS모터는 225만대를 판매했다. 이륜차 판매량만 비교하면 바자즈와 TVS모터는 판매량에서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바자즈는 오토릭샤 제조 분야에서 글로벌 최대 기업으로 이번 통계에서 제외된 오토릭샤 등을 고려하면 실제 차량 판매량은 바자즈가 압도적으로 많다.
7위는 중국 최대 내연기관 이륜차 제조사인 하오주가 차지했다. 하오주는 지난해 동기 대비 25.2% 증가한 120만대를 판매했다. 하오주의 판매량은 스즈키 브랜드로 유럽에 수출되는 이륜차 판매량을 제외한 순수 하오주 브랜드로 판매된 이륜차만 집계한 수치다.
8위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9% 증가해 120만대를 판매한 스즈키가 차지했으며, 9위는 90만대를 판매한 멕시코 이탈리카가 차지했다. 이탈리카는 10위권 내에 유일한 비아시아권 제조사다.
10위는 전년과 비교해 72%나 판매량이 증가한 NIU가 차지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NIU는 90만대를 판매했으며, 25개 글로벌 이륜차 제조사 중 가장 성장세가 빠른 브랜드다.
지난해 글로벌 이륜차 제조사의 이륜차 판매량은 코로나 19 팬데믹이 발발한 2020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판매량이 증가했다. 그러나 높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는 회복하지 못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