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를 탄 지 햇수로 6년째. 위에서 말한 것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꽤 멋진 패킹(짐 싣기)을 할 줄 알게 됐다. 짐들과 씨름하며 패킹을 마친 채 헉헉대며 찍어둔 사진들과 함께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치맛바람라이더스 기획단원들의 패킹 사진도 함께 봐보자.
채린의 멋진 패킹 사진들


때는 몇 년 전… 작업실을 꾸리면서 새로운 의자가 필요하게 됐다. 그래서 당근마켓에서 중고 의자를 구매해 이동하는 중. 생각보다 너무 안정적으로 실리고, 짐 끈으로 동여매니 움직이지도 않아서 안 실은 거나 마찬가지인 느낌으로 운전했다. 바퀴 달린 의자를 두 바퀴에 실어 옮기는 모습이 꽤 현대예술 같다.
조금만 큰 물건을 실어도 짐대가 보이지 않는 트리커250을 가지고도 정말 많은 물건을 실었다.
위 사진은 치맛바람 라이더스에서 주최한 캠핑 행사 날 직전 필요한 용품들을 전달받아 이동하는 모습이다. 바이크 없이 이동해야 했다면 낑낑대며 버스와 지하철을 오갔을 텐데, 짐끈 하나만 있으면 어지간한 물건들을 쉽게 옮길 수 있다는 점에 매번 감동했다. 하지만 안전하게 패킹하는 데엔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하우가 필요했다.


노노의 멋진 패킹 사진들

재작년 가을, 고향인 서울을 떠나 순천으로 이사를 하게 됐다. 가구 하나 없이 단출한 짐이라 당근에서 맘에 드는 가구를 발견할 때마다 자이로를 타고 거래를 하러 나갔다.
호기롭게 의자를 자이로 뒤에 실을 수 있을 거라 믿고 약속 장소에 도착했지만, 막상 의자를 마주하니 막막했다. 워낙 싣기 어렵게 생긴 모양이라 완전히 실을 때까지도 이게 될 거라는 확신을 하지 못했다. 판매자이신 모녀분들도 걱정이 되는지 조금 떨어져 내가 패킹하는 모습을 지켜보셨다.
패킹 도구로는 짐끈 두 개를 챙겨 갔는데, 완충재 역할이 필요할 것 같았다. 마침 누군가 버리려 내놓은 박스가 눈에 띄어 사용했다.
짐대 부분에 의자가 쏙 들어가는 것까진 좋았는데, 의자 다리가 카울을 자꾸 찍길래 박스를 뜯어 괴어주었다. 마치 시트 위에 의자를 얹어둔 듯한 재밌는 모양새가 되었다.


6년째 바이크를 타면서 본 바이크 뒤에 실린 물건 중 가장 어이없던 것은 냉장고였다. 90L는 되어 보이는 중소형 냉장고였다. 너무 안정적으로 이동하고 있어 처음 봤을 때는 이상한 것을 느끼지도 못했다. 하지만 2미터쯤 우뚝 솟아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라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이사도 맘만 굳게 먹는다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짐 싣기의 한계는 어디일까? 정말 한계까지 싣는다면.. 바이크의 몇 배 크기까지 실을 수 있을까? 정말 궁금해진다. 언젠가 패킹을 잘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볼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