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는 수능 한파는 없었지만 역시 이맘때가 되면 겨울임을 아침저녁으로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는 날씨가 되었다. 온 몸이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바이크의 특성상 겨울이 되면 바이크를 타기에 여러모로 힘들다. 우선 찬바람을 온 몸으로 받아내며 달리다 보면 체감온도는 기온보다 대략 5도 정도는 더 한기를 느낀다. 또한 얼어붙은 노면으로 인해 두 바퀴가 접지력을 잃기 쉽고, 아침저녁으로 심한 일교차로 인해 가지고 다녀야 하는 방한장비의 양이 늘어나 수납공간이 충분하지 않은 바이크들은 애를 먹기 마련이다. 아무래도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라이더들이 겨울 시즌에는 바이크를 ‘봉인’하곤 한다.
할리데이비슨 투어링 계열의 대형바이크인 로드글라이드는 페어링이 커서 방풍성능이 어느 정도 확보되고, 묵직한 무게로 겨울철에도 상대적으로 덜 미끄러진다. 또한 넉넉한 새들백과 대배기량 엔진으로 발전용량이 높아 열선 장비의 사용에 여유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겨울철에 장거리 투어는 요령과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즐겁게 나선 투어가 고역으로 끝나기 십상이다.
개인적으로 제주투어는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기 전에 다녀온 후로 벌써 2년이 넘었다. 지난번에는 따스한 6월에 아침 일찍 서울에서 출발해서 완도에서 오후 3시에 출발하는 실버클라우드호를 이용했었다. 당시 조금이라도 수도권에서 가까운 목포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출항시간이 살짝 이르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에는 이른 출항시간을 맞추기 어려워 숙박을 해야하고 운항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선상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점 때문이다.
서울에서 출발해도 출항시간을 맞출 수 있는 완도에서 선적하는 경우는 불과 2시간 반 남짓하는 시간이면 제주에 도착하는 점이 좋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제주 도착시간이 오후 6시에 가깝기 때문에 도착하면 저녁식사 후에 숙소로 들어가는 것 외에는 첫날의 일정을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려웠다. 결국 제주까지 가기 위해서만 하루를 온전히 소비하는 셈이다.
그래서 이번 편에서는 제주도를 아직 가보지 않으신 라이더들에게 제주 바이크 투어를 위한 바이크 선적 방법과 장단점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제주도까지 가는 방법은 크게는 카페리를 이용한 선박편과 바이크 탁송편이 있다. 잘 알려진 선박편인 제주행 카페리는 최근 인천항에서도 서비스가 시작되긴 했다. 그러나 인천항의 선박편은 대배기량 바이크들에게는 비용적인 측면에서 이점이 없어서 추천하지 않는다. 보통 목포, 완도, 여수항의 제주행 카페리를 이용하곤 한다. 이 경우 객실운임과는 별개로 바이크 운임이 대략 10만원 내외로 왕복에 선박운임만 대략 20만원 초반정도가 소요된다. 이렇게 카페리를 이용하여 왕복하는 경우에 소요되는 비용은 승객운임 약 7~8만원, 바이크운임 약 20만원 외에도 서울을 기준으로 선적항까지 왕복 약 1000km에 대한 주유비용 대략 10만원, 이동을 위한 2일의 시간, 저녁에 도착하므로 발생하는 1일의 숙박비 약 10만원, 왕복 중에 발생하는 식대 약 4만원 정도가 순수하게 제주도 왕복을 위해서 발생한다. 이동을 위한 주행으로 인해 추후에 발생되는 소모품비 약 10만원을 제외하더라도 약 50만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

제주도로 바이크투어를 가는 두 번째 방법은 바이크 탁송이다. 이 방법은 집 앞에서 바이크 전문 운송서비스를 이용해서 바이크를 먼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바로 가는 방법이다. 이 방법의 장점은 딱히 비용 상의 장점은 없는 편이지만, 겨울철 찬바람을 맞고 장거리를 달리면서 소중한 2일간의 휴가기간을 소비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이번에 나는 지인과 함께 이 서비스를 선택했다. 제주행 바이크탁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몇 군데가 있지만 나는 인천이기도 하고 지인들이 이미 많이 이용해서 믿을 수 있는 업체를 선택했다. 이 업체는 집 앞이나 정한 장소로 와서 1톤 무진동차량으로 바이크를 가져가기 때문에 편리하고 왕복탁송비용은 40만원으로 왕복 항공료 약 10~15만원 정도를 추가하면 약 50만원 정도로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납득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지인과 나는 주중에 할리데이비슨 강남점에서 만나 우선 바이크를 상차하여 보냈다. 이제 라이더인 우리는 날씨가 좋은 날을 골라서 제주까지 항공편으로 이동하면 된다. 이제 다음 편에서는 제주에서의 본격적인 투어를 소개하고자 한다.
제주 바이크 선박편 소개
1. 인천항 : 올해 12월 1일부터 비욘드 트러스트호가 인천-제주 노선에 취항하였다. 인천 출발의 장점은 출항시간이 월, 수, 금 저녁 8시이기 때문에 선적하고 한숨 자고 일어나면 13시간 반 정도가 지난 후인 다음날 아침 9시 반에 제주에 도착하기에 추가적인 숙박비가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만, 문제는 400cc가 넘어가는 순간부터 바이크의 운임이 급격하게 상승하여 1800cc가 넘는 할리데이비슨은 편도운임이 무려 19만원에 달하기 때문에 라이더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2. 목포항 : 퀸제누비아호와 퀸메리호가 있다. 퀸제누비아호의 운항시간은 4시간 반~5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750cc 이상 바이크의 운임은 편도 약 12만원이다. 퀸메리호의 경우 운항시간이 4시간이며 바이크 운임은 퀸제누비아와 같은 수준이다.
3. 완도항 : 실버클라우드호가 취항하며 제주까지 2시간 반 정도로 운항시간이 짧고, 1000cc 이상의 대배기량 바이크 운임이 편도 10만원 정도로 시간과 비용에서 이점이 있다. 남도투어를 진행하면서 투어를 연장하여 제주로 넘어가는 경우에는 개인적으로 이 완도항을 추천한다.
4. 여수항 : 골드스텔라호가 취항한다. 운항시간은 5시간 반~6시간 정도이며, 1000cc 이상 바이크는 편도 11만원 정도에 선적이 가능하다.
5. 부산항 : 뉴스타호가 취항하고 있는데 제주까지 무려 12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제주와 부산 모두 출발시간이 저녁으로 다음날 아침에 목적지에 도착하기에 그 동안의 시간에는 눈을 붙이면 된다는 점은 장점이다. 문제는 인천항과 마찬가지로 750cc 이상의 대배기량 바이크는 운임이 편도 17만원선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라 할리데이비슨 등 대배기량 라이더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