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생성일 2020. 01. 01.]

전국 배달기사 20만명을 보호하기 위한 표준계약서가 안이 공개됐다. 배달산업 육성과 업계에 만연한 갑을관계 해소를 위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12월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이륜자동차 표준계약서 마련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민주노총서비스연맹, 서울퀵서비스사업자협회,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의장사로 있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전국배달라이더협회, 근로복지공단, 국토부 물류정책과장, 노동고용부 고용차별개선과장 등이 노동사와 사용자, 정부, 정치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국토교통부는 배달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륜차배송 종사자 표준계약서 마련을 위한 연구’ 용역을 발주했으며, 한국표준협회에서 수행 중이다. 이날 한국표준협회는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업계 및 고용노동부와 협의를 통해 마련한 표준계약서 안을 공개하고 논쟁이 되는 지점을 설명했다. 표준계약서는 ‘퀵서비스 배송 표준계약서 안’과 ‘배달서비스 표준계약서 안’ 등 2종으로 구분해 마련됐으며, 표준계약서 안에 따르면 배달 대행사와 배달기사 간 배달료 지급 기준 및 방식이 표준계약서에 명시된다. 배달기사 산재보험에 대한 배달 대행사의 신고·납부 의무도 표시됐다. 배달 대행사가 플랫폼 회사에 지불하는 프로그램 사용료와 수수료 지급 방법도 규정됐다. 배달기사가 사고를 당했을 때 책임과 손해배상 범위도 들어간다. 플랫폼 회사에는 배달 대행사를 상대로 사업 내용, 안전 주제 교육을 제공하도록 했다.
한국교통연구원 민연주 팀장은 ‘이륜차 배달대행 산업 동향 및 전망’을 발표했다. 민 팀장은 국내 퀵·배달대행시장 서비스 건수는 월평균 약 2700만건으로 연 매출액 약 8200억원에서 2조5000억원 추정. 이륜차 서비스 라이더는 최소 3만에서 9만 이상으로 추정 했다. 월평균 서비스 건수는 퀵서비스 1300만건 음식배달대행 3000만건. 연간 매출액은 퀵 4457억원에서 2조원, 음식배달대행은 3740억원에서 5040억원으로 추정 했다.
표준계약서 적용 시점은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생활물류서비스발전법(이하 생활물류법)을 통해 표준계약서를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별도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연내 생활물류법 처리가 어려워지면서 차선책을 택했다.
표준계약서는 배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플랫폼 회사와 지역 단위 배달 대행사가 계약 주체다. 이와 함께 배달기사와 배달 대행사 간 계약에도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배달 산업을 육성하고 업계 종사자를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대표 배달 플랫폼 회사로는 바로고, 메쉬코리아, 스파이더크래프트, 생각대로 등이 있다.
표준계약서는 권고안 성격이다. 그러나 국토부는 적용 업체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활성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고용부와 협의, 노동관계 법령으로 해당 내용을 규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배달업계는 그동안 표준계약서 없이 업체별 자체 양식으로 계약을 맺어 왔다. 이 때문에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배달 대행사가 배달기사에게 퇴사 때 돌려주겠다며 선금을 받은 뒤 근무 성과가 나빴다는 이유로 이를 떼어먹는 일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플랫폼 회사가 대행사와 계약 해지 시 수천만원 상당의 위약금을 부과, 법정 다툼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물론 표준계약서가 시장에 안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배달기사 절반 이상이 단기 아르바이트로 근무하기 때문이다. 계약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계약서 작성을 꺼리는 소규모 배달 대행사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로는 배달 시장을 이탈하는 기사가 급증할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배달기사가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물론 표준계약서가 시장에 안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배달기사 절반 이상이 단기 아르바이트로 근무하기 때문이다. 계약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계약서 작성을 꺼리는 소규모 배달 대행사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로는 배달 시장을 이탈하는 기사가 급증할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배달기사가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