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모터사이클’, 악령에 사로잡힌 노튼 코만도 850

김은솜 기자 입력 2020.04.13 11:22 조회수 4,689 0 프린트

저예산 호러 코미디 속 노튼 코만도 850

1990년 영국에서 개봉한 <뱀파이어모터사이클>의 원제는 ‘나는 뱀파이어 모터사이클을 샀다(I Bought A Vampire Motorcycle)’다. 직관적인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주인공이 뱀파이어의 악령에 씐 모터사이클을 구매하게 되며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그린 영화로 90년대 특유의 분위기를 풍기는 저예산 B급 호러 코미디다. 

영국 잉글랜드 중부에 위치한 버밍엄에서 킴과 그의 남자친구 노디는 모터사이클 택배 회사를 운영 중이었다. 어느 날 노디는 클래식 바이크 노튼 코만도 850㏄를 구입해 복원한다. 하지만 그 바이크는 악령에 사로잡힌 바이크였다. 초자연적인 현상을 신봉하는 오컬티스트가 소환 의식 도중 바이크 갱단에 의해 살해당했고, 소환되던 뱀파이어 악령이 오컬티스트의 바이크에 봉인된 것이다. 바이크에 봉인된 악령은 핏빛 욕망에 사로잡혀 바이크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여러 악행을 저지르고 다닌다.

영화의 제목과 대강적인 플롯에서도 느껴지듯 B급 호러 코미디 특유의 스토리와 분위기가 느껴지며, 실제로도 영화는 관객이 당황스러워 할 만한 전개로 흘러간다. 어떤 리뷰에서는 B급이 아닌 Z급 영화라고 표현하면서도, 저예산 막장 호러 코미디를 즐기는 마니아라면 꼭 한 번 볼만한 영화라는 평이 이어지기도 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바이크는 노튼 코만도 850㏄로 영국 모터사이클 뉴스에서 1968년부터 1972년까지 ‘Machine of the Year’ 상을 5년 연속 수상했던 이력이 있다. 엔진이 오래된 프리 유닛 디자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0년의 생산 기간 동안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던 바이크다.

영화에서 노튼 코만도는 제멋대로 움직이며 살인을 일삼는 괴물 바이크로 등장했다. 헤드라이트를 괴물의 이빨처럼 묘사하는 등 기괴한 모습을 보여주며 사람들을 경악으로 몰았지만 공포감을 조성하는 동시에 엽기적인 장면으로 실소를 터트리게도 했다.

작품성 면에서 뛰어난 평가를 받을 수는 없었던 영화이지만 서양 특유의 저급 코미디와 호러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100분간의 러닝타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악령에 사로잡힌 뱀파이어 모터사이클이 벌이는 기괴한 악행으로 공포와 코미디를 한 번에 잡은 <뱀파이어 모터사이클>은 관객에게 황당하면서도 흥미로운 시간을 선사한다. 

김은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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