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와사키모터스 재팬은 지난 10월 29일 대형 스포츠 바이크 메구로 K3를 출시했다. 가와사키는 지난해 메구로 브랜드 부활을 선언한 바 있다. 지금의 가와사키모터스가 있기까지에는 메구로라는 이륜차 브랜드를 빼놓을 수 없다.
메구로는 일본 이륜차 산업의 초석이 된 기업 중 하나로 과거 일본을 대표하는 대형 이륜차 브랜드였다. 1925년 해군 출신인 스즈키 타카쓰구가 설립한 ‘스즈키 철공소’에 기원을 두고 있다. 이후 무라타 노부하루가 참여해 1926년 사명을 ‘메구로 제작소’로 변경했다.
메구로 제작소는 처음부터 이륜차 완성차 제조사는 아니었다. 초기에는 인디언모터사이클과 트라이엄프용 이륜차 부품과 일본에서 생산된 삼륜차용 기어박스를 생산하는 등 이륜차 및 자동차 부품 제조사로 출발했다. 이후 기술력을 쌓아 1932년 차량용 엔진을 제작할 정도로 성장했다.

메구로가 다시 이륜차를 생산하지 시작한 것은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1948년부터다. 초기 모델인 Z97 베이스로 메구로Z 등을 출시했으며, 이후 1950년대에 들어서 이륜차 제조사로 전성기를 맞는다. 메구로가 출시한 메구로 S3 등 250cc 시리즈와 500cc 모델인 메구로 Z7은 출시 이후 좋은 반응을 얻어 메구로는 연간 1만5000여대의 이륜차를 생산했다. 특히 아사마 화산 레이스 등으로 불리는 제2회 전일본이륜차내구로드레이스 시니어 클래스에서 메구로 RZ가 1위와 2위, 4위를 휩쓰는 등 뛰어난 성능과 우수한 내구성을 과시했다.

이후 1963년 가와사키 중공업의 산하 기업이 돼 가와사키 메구로 제작소라는 이름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소형 이륜차는 가와사키가 중・대형 이륜차는 메구로에서 생산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지만 여전히 경영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메구로라는 브랜드는 사라졌지만 메구로의 유산은 가와사키에 계승됐다. 가와사키는 1965년 메구로라는 브랜드명을 유지한 마지막 차량인 메구로 K2를 출시했으며, 이 K2는 가와사키 W 시리즈에 큰 영향을 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