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배달 산업의 급성장과 함께 이륜차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신차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공급난이 심화되고 있다. 일부 모델은 언제 출고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어 업체에서 예약을 받지 않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이륜차 사용신고 현황에 따르면 2020년 이륜차 사용신고 대수는 228만9009대로 전년과 비교해 5만2114대 증가했다. 2019년의 경우 전년과 비교해 사용신고 대수가 2만8471대 증가했으며, 2018년은 전년과 비교해 1만1949대 증가한 것과 비교해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크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고 배달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배달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차 공급난에 이륜차 판매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가격비교 플랫폼 다나와에 따르면 배달용으로 인기가 높은 2021년식 PCX 125는 1월 최저가가 386만8090원이었으나 이달에는 400만8140원으로 올랐다. 2021년식 NMAX125 ABS의 경우 1월 최저가가 417만9500원에서 10월에는 437만7360원으로 뛰었다. 언제 신차를 출고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보니 바로 살 수 있는 중고차의 가격이 신차보다 비싸게 팔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
그러나 이륜차 수요가 예년과 비교해 크게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이륜차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해 팔 차량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 퇴계로 이륜차거리의 한 판매점 관계자는 “이륜차를 찾는 사람은 많은데 우리 같이 영세한 업체는 신차는 커녕 중고차도 팔 차가 없다. 매물이 잠겼다”라고 말했다.
A사 협력점 관계자는 “신차가 없다고 하면 손님들이 예약이라도 해달라고 하는데 우리도 언제 신차를 공급받을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어 예약을 못 받고 있다. 게다가 수리를 위한 부품 수급도 원활하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륜차 공급난이 심화되자 최근에는 폭증하는 이륜차 수요에도 불구하고 이륜차 사용신고 대수는 오히려 줄어드는 기현상까지 나타났다. 올해 1월 이륜차 사용신고 대수는 228만9542대로 매달 꾸준히 사용신고 대수가 증가해 7월에는 231만9194대에 달했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상황이 반전돼 8월 230만8273대, 9월 226만1593대 등 사용신고 대수가 2개월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이륜차 공급난은 빠르게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륜차 완성차 및 부품 주요 생산지인 동남아시아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고 있어 조업 중단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륜차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조치와 부품 부족, 수송난, 수요증가, 유로5 인증 문제 등 국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얽혀 있어 단기간에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